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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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명 : 원제 Man-eaters of Kumaon
• 지은이 : 짐 코벳
• 옮긴이 : 박정숙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8,000원
• 책꼴/쪽수 :
148x225, 224쪽
• 펴낸날 : 2002-09-05
• ISBN : 9788986183764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저자소개
지은이 : 짐 코벳
뛰어난 직감과 사격 실력을 가진 명포수이자, 탁월한 정글 전문가였던 짐 코벳은 1875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히말라야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이 채 되기도 전에 표범을 잡아 전설적인 포수로서의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1907년에서 1938년 사이에 무려 436명을 죽인 참파와트의 식인 호랑이와 100여 명 이상의 사람을 죽인 표범 등을 사냥해 당대 최고의 사냥꾼으로 이름을 날린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정글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란 그는 무분별한 호랑이 사냥에 반대하였으며 호랑이 보호를 위해 인도에 첫번째 국립공원을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후에 그의 업적을 기려 이 공원은 짐 코벳 국립공원(Jim Corbett Park)이라 불리게 된다. 1955년 유명을 달리한 짐 코벳은 작가로서도 명망을 얻었는데 식인 호랑이에 관한 그의 책들은 전세계의 언어로 번역이 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또한 그의 책들은 '사냥기'라는 하나의 독립된 문학 장르로 자리매김하여 전세계 사냥꾼들에게 '사냥의 바이블'로 인식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사원호랑이와 쿠마온의 식인 동물들>, <식인 동물들>, <루드라프라야그의 식인 표범>, <나의 인도> 등이 있다.
옮긴이 : 박정숙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와힐리어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부설 사회교육원 영한번역 고급과정을 수료하였다. 역서로는 <징기스칸, 그의 승리와 유산>, <낙하산을 타고 온 사랑>, <혼자만의 오해>, <발렌타인 웨딩>, <뉴턴은 어쩌다 미쳐버렸는가>, <오키나와 프로그램>, <중국과 WTO> 등이 있다.
편집자 추천글
새로운 장르 '사냥기'
'사냥기'는 우리나라에선 아주 낯선 장르이다. 빌딩이 빽빽한 도심 속에서 자연을 찾기도 힘들거니와 더더군다나 근래에 사냥이란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었기 때문에 사냥기 또한 우리에게 멀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나 사냥이 전혀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인간의 내면 저변에는 늘 야생의 본능이 꿈틀대고 있으며 동시에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TV의 자연 다큐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눈이 가고, 길들여지지 않은 채 자연 속을 누비는 용맹한 야생동물들을 보면 흥분과 함께 경이로움까지 느끼는 것이다.
<명포수 짐 코벳과 쿠마온의 식인 호랑이>는 436명을 죽인 호랑이를 포함해 여섯 마리의 식인 호랑이가 등장한다.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야생동물, 그 중에서도 사람을 잡아먹는 잔인한 식인 호랑이는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카타르시스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면서도 강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대상으로 말이다.
또한 그 뒤를 쫓는 사냥꾼의 피 말리는 긴장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공포, 인간적인 갈등 등을 엿보며 현대인들은 자연에 대한 그간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따분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치 푸른 자연 속에서 포효하는 한 마리 야생동물이라도 된 듯한 해방감마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최고의 사냥기
저자는 과장 없이 사실적이고 너무나 생생하게 글을 풀어내고 있다. 절대적 공포인 식인 호랑이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인간들의 군상들, 호랑이에게 물려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 등은 너무나 리얼하게 그려 애처롭기 그지없다. 또한 식인 호랑이를 쫓는 사냥꾼의 피 말리는 긴장감과 극도로 예민해진 호랑이의 섬뜩한 모습, 첨예하게 오가는 사냥꾼과 호랑이의 신경전 등은 현장감이 넘친다.
"나는 호랑이가 나타나더라도 제발 앞쪽에서 공격을 해 오길 간절히 바랐다. 나무들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는 도저히 총을 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30m 전방을 향해 라이플 총을 조준하고 있던 나는 햇빛을 받고 있는 위쪽 잎사귀들 사이로 뭔가 붉은 것이 반짝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건 어쩌면 단순한 낙엽 뭉치였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쩌면 바로 그 호랑이일 수도 있었다. 나는 그 물체를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약간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오른쪽으로 2m 정도를 기어갔다. 그리고 고개를 드는 바로 그 순간, 눈앞에 그 호랑이의 모습이 보였다. 놈은 금방이라도 덤벼들듯 몸을 웅크린 자세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곧바로 발사한 두 발의 총알을 맞고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옆쪽으로 뒹굴며 쓰러져 버렸다. 어마어마하게 큰 호랑이의 몸집을 내려다보면서, 나는 그 '파월가의 독신자'가 나흘 전에 내가 쏜 총에 머리를 맞은 그 호랑이가 맞는지를 천천히 확인했다. 총알 자국은 머리 가죽의 주름 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리고 놈의 머리 뒤쪽에는 총알이 관통하면서 생긴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저 참혹한 상처! 그리고 저 끈질긴 생명력! 내가 쏜 짐승 앞에서 그토록 커다란 경의를 느껴 본 것은 맹세코 그 때가 처음이었다."
- 본문 <파월가의 독신자> 중에서
저자의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를 느끼기도, 때로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면서 책 속에 빠져들어 가게 될 것이다. 식인 호랑이가 왜 사람을 잡아먹을까? 사람이 식인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순간은 어떠할까? 사냥꾼이 잡힐 것인가, 아니면 식인 호랑이가 잡힐 것인가 등등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게 하는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이 <로빈슨 크루소>에 버금가는 고전이라고 칭송받는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에서 그리는 자연과 인간의 교감 때문이다. 단지 야생동물을 죽이는 과정이나 기술을 그린 사냥기가 아니라 정글 탐험가인 저자가 나무의 모습 하나, 사슴의 울음소리로 자연의 모습을 읽어가는 장면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또한 쫓고 쫓기는 가운데 사냥꾼과 사냥감 사이에서 나눠지는 교감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 속에서 독자들도 서서히 자연에 동화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지나간 시대의 사냥 풍습을 전해주는 흥미로운 여행담일 뿐 아니라, 베일에 싸인 인도 시골 지방의 생활상과 이국적인 식물군, 동물군에 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아주 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