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어(The Big Year) (새에 미친 사람들의 열정과 광기 | 원제 The Big Year)
- 0
- 0
• 지은이 : 마크 옵마식
• 옮긴이 : 이순주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2,000원
• 책꼴/쪽수 :
148x225, 384쪽
• 펴낸날 : 2005-03-18
• ISBN : 9788958071211
• 도서상태 : 절판
저자소개
지은이 : 마크 옵마식
20년 간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새사냥 광이다. 2000년 퓰리처상과 2003년 환경뉴스부문 내셔널 프레스 클럽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수상했다. <아웃사이드> 등 많은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정책 및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에 관한 많은 기사들이 방송되기도 했다. 현재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덴버에 살고 있다.
옮긴이 : 이순주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빅 이어》, 《푸른 항해》, 《삶의 멋진 항해를 꿈꾸며》, 《맥킨지는 일하는 마인드가 다르다》, 《조금 소박하게》 등이 있다.
편집자 추천글
1. 인간의 세계와 야생의 세계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책
인간은 누구에게나 광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억누르거나 통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생의 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은 마라톤을 즐기거나, 바둑을 두거나, 수석을 모으거나 하는 일들을 통해 광기를 표출하기도 한다. 북미의 새사냥꾼들도 그들의 내재된 광기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해마다 1월 1일이면 북미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한 경기에 출전한다. 그들의 목표는 1년 동안 가장 많은 종의 새를 발견(저자는 새를 발견하는 것을 ‘새사냥’이라고 표현한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출전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새사냥의 범위로 한정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거창하고, 가장 힘들고, 가장 돈이 많이 들고, 때론 희귀새를 목격했다는 사실의 진위 여부로 가장 부도덕해지기도 하는 경기가 바로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빅 이어’이다.
이 책 <빅 이어>는 100년 동안에 걸친 대회 중에서도 가장 최고이자 최악이었던 1998년 대회를 소개하고 있다. 신기록 경신을 위해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뉴멕시코에서 알래스카까지 초주검 상태가 되어서도 새들을 찾아나서는 세 사람(샌디 코미토?앨 레반틴?그레그 밀러)의 광적인 행로를 쫓아가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때로는 쪄죽일 듯 이글거리는 사막을 횡단하거나 사납게 출렁이는 파도를 넘기도 하고, 벌레들이 득실대는 습지를 지나기도 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새에 대한 열정과 광기, 용기와 허위, 두려움과 혐오, 감탄과 환희 등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인간의 세계와 야생의 새 세계를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는 <빅 이어>는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끝까지 싸웠던 세 사람의 열정에 넘치는 대장정의 기록이자,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자연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나는 책이다.
2. 불멸의 기록을 수립한 1998년 <빅 이어>의 현장사
우연한 기회에 ‘새를 쫓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지은이 마크 옵마식의 취재로 탄생된 이 책 <빅 이어>는, 1998년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경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약 100년을 이어온 ‘빅 이어’에 참가한 수백 명의 참가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이미 1987년 721종을 기록해 챔피언을 지낸 공장지붕 제작업자 샌디 코미토와 대기업 CEO인 앨 레반틴, 핵발전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그레그 밀러 셋이었다. 세 사람 모두 어렸을 때부터 새를 좋아했고, 열 살짜리 소년과 같은 열의를 갖고 있었으며, 한 가지 목표를 파고드는 편집광적인 집념이 있었다. 또 새사냥에 관한 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다 코미토는 어렸을 때부터 각종 새의 이름을 외우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밀러는 사람의 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새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해냈다. 반면, 레반틴은 새소리를 하나도 구분하지 못하지만 뭔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가장 활달한 새사냥꾼이었다. 그런 그들이 1998년 한꺼번에 ‘빅 이어’에 참가한 것이다.
한 번 지나가면 볼 수 없는 철새들이 많아 철마다 꼭 보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빅 이어’에서 이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고난을 이겨내고 다시 새를 찾아나선다. 또 이들 세 명은 서로의 기록을 견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때로는 연합전선을 펴면서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경쟁을 펼친다. 이렇게 진행된 1998년 ‘빅 이어’에서 샌디 코미토는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거리(약 38만 킬로미터)보다도 훨씬 먼 43만 2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45종을, 그레그 밀러는 19만 7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15종을, 앨 레반틴은 22만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11종의 새를 목격함으로써, 1년 동안 700종 이상 보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고 세 사람 모두 700종을 넘기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새사냥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이 기록은 앞으로도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3. 열정, 도전, 광기가 담겨 있는 다큐멘터리
달 착륙에 버금가는 새사냥계의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어낸 샌디 코미토, 그레그 밀러, 앨 레반틴의 새사냥에는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모험이 담겨 있다. 이들 세 사람은 빅 이어를 통해 생사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한 마리의 새라도 더 찾아내기 위한 광기 어린 열정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보여준다.
샌디 코미토는 멕시코 국경지역에 있는 치즈 뭉치만한 작은 새 루퍼스케이프트워블러(rufous-capped warbler) 한 마리를 보기 위해 비행기로 약 3,000킬로미터를 날아갔다. 그리고 자동차로 380킬로미터를 달려가고도 보트로 48킬로미터를 더 가야 했다. 하지만 아미스태드 저수지를 벗어나 바다로 들어서는 순간 시속 56킬로미터의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코미토는 성난 파도에 밀려 보트 구석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두 번째 파도에 이미 그의 온몸은 흠뻑 젖어버렸다. 구명용 좌석 커버로 몸을 가려봤지만 허사였다. 설상가상. 목적지의 반쯤 남겨두고 보트가 고장났다. 생사의 갈림길을 오르내리며 부두를 떠난 지 3시간이 넘어 흔들거리는 다리로 육지에 올라섰을 때 코미토는 핑크 케이브 캐니언이라는 가파른 협곡 속에 있는 그 새를 볼 수가 있었다. 작은 새 한 마리를 보기 위한 코미토의 광기 어린 열정은 끝임없이 분출되고 있었다.
코미토의 강력한 경쟁자 그레그 밀러는 홍학을 보기 위해 카누를 타고 호수로 나갔다.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수면과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물수리의 아름다움에 밀러는 취해 있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차츰 수심이 낮아지더니 어느새 30센티미터 이하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돌아가기 위해 배를 돌렸지만 마파람은 더욱 매서웠다. 이제 수심은 1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열심히 노를 저어 바닥을 파면 카누는 60센티미터를 전진했다가 30센티미터를 후진했다. 온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고 말았다. 그는 카누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카누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허벅지까지 푹 빠져들었다. 갯벌이었다. 카누에 의지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가랑이까지 빠지게 된 밀러는 다시 카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진흙 바닥에 노를 창처럼 꽂아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겨우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밀러의 몸은 진흙투성이였으며 너무 힘이 들어 팔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럼에도 홍학을 보는 데 실패한 밀러는 또다시 이곳에 와서 홍학을 봐야만 했으며, 결국 그는 홍학을 보고야 말았다.
또 한 사람의 경쟁자 앨 레반틴은 한 국립공원에서 새사냥 도중 퓨마와 맞닥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국립공원 고지에서의 일. 레반틴은 뒤쪽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틀림없이 자기가 찾던 콜리마워블러라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퓨마였다. 콧수염을 씰룩거리며 퓨마는 몇 미터 앞까지 다가왔다. 퓨마도 레반틴도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레반틴이 천천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자신을 더 크게 보여 퓨마를 압도하려는, 공원입구에 설치된 퓨마 퇴치법을 생각해낸 것이었다. 그리고는 퓨마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리 가! 저리 꺼져! 저리 꺼지라니까!” 하지만 퓨마는 꼼짝 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르자 퓨마가 엉덩이를 돌려 도망치듯 뛰기 시작했다. 레반틴은 돌을 집어 퓨마를 향해 계속 집어던졌다. 명금 콜리마워블러를 보기 위해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달려왔던 레반틴의 도전정신은 맹수의 사나움에도 굴하지 않았다.
4. 재미와 함께 새들에 관한 상당한 지식도 축적할 수 있는 <빅 이어>
이 책은 새를 찾아다니는 책이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종들이 태반이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종다양한 새들에 대한 많은 상식들을 얻을 수 있다. 또 새의 생김새나 특징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태까지도 잘 알 수 있다.
북미에서는 목격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종 중 하나인 흰머리딱새의 경우, 래브라도 북서부와 알래스카 툰드라에서만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고 한다. 이렇게 북극권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낸 뒤에는 식욕을 채우기 위해 딱정벌레가 많은 아프리카로 날아가기 때문에 보기가 어렵다는 것.
또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알락뜸부기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워낙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 때문에 풀이 너무 울창해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없는 해안 습지에서만 겨울을 난다는 것이다. 절대 노출된 곳을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는 것.
이런 재미있는 새에 관한 상식들이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에 빠지게 한다.
5. 자연보호 정신이 탄생시킨 대회 ‘빅 이어’의 역사
나폴레옹이 유럽과 중동을 점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장 자크 오듀본’이라는 청년이 징병을 피해 미국으로 달아났다. 신대륙에서 무역업, 제재소 등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던 오듀본은 자연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는 ‘새’라며, 신대륙에 있는 모든 새를 실물 크기로 그리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그 결과 야생에 사는 450종의 새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그 책 <미국의 새들(The Birds of America)>은 발간 직후부터 국제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역사적인 책이 되었는데, 오듀본의 이 그림 여행이 ‘빅 이어’의 개념을 심는 사건이 되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환경단체 중 하나인 ‘국립 오듀본 협회’는 바로 장 자크 오듀본의 자연보호 정신을 계승하는 단체이다.
그 후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하루 만에 누가 가장 많은 새를 죽이는가’를 스포츠의 하나로 여기면서 여전히 경쟁적으로 새를 죽이던 미국에서, ‘국립 오듀본 협회’의 조류학자인 프랭크 챔프먼은 1900년에 ‘새를 죽이지 말고 발견한 새의 수를 집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이 ‘빅 이어’의 시작이다.
6. 추천의 말
<빅 이어>는 대단히 재미있다. 영예의 새사냥 챔피언이 되기 위해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갔던 떠들썩한 세 명의 모험가에 관해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큰 소리로 웃게 만들 것이다.
- 제프 코윈(야생생물학자, 다큐멘터리 채널 ‘애니멀 플래니트’의 ‘제프 코윈 익스피어리언스’ 사회자)
새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빅 이어>는 진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마크 옵마식은 생생하게 잘 꾸며진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이 책에서 극단적인 스포츠로서 새사냥의 희열과 광기, 최고의 새사냥과 최악의 새사냥을 보여준다.
- 켄 카우프만(<북미의 새>의 저자)
<빅 이어>는 희귀하다. 늪새와 까치조차 구분 못하는 사람에게도 재미있고 교육적으로 보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 T. R. 리드(<워싱턴 포스트> 지국장,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모닝 에디션’의 고정 해설자)
<빅 이어
>는 유쾌하게, 쉬지 않고 대륙을 횡단하면서 하는 새사냥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크 옵마식은 이 책에서 조사를 잘하는 기자로서의 끈질김과 세련된 스토리텔러로서의 우아함, 열렬한 새사냥꾼으로서의 연민을 동시에 보여준다.
- 스테판 패트시스(의 저자)
인간은 누구에게나 광기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억누르거나 통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생의 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은 마라톤을 즐기거나, 바둑을 두거나, 수석을 모으거나 하는 일들을 통해 광기를 표출하기도 한다. 북미의 새사냥꾼들도 그들의 내재된 광기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해마다 1월 1일이면 북미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한 경기에 출전한다. 그들의 목표는 1년 동안 가장 많은 종의 새를 발견(저자는 새를 발견하는 것을 ‘새사냥’이라고 표현한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출전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새사냥의 범위로 한정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거창하고, 가장 힘들고, 가장 돈이 많이 들고, 때론 희귀새를 목격했다는 사실의 진위 여부로 가장 부도덕해지기도 하는 경기가 바로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빅 이어’이다.
이 책 <빅 이어>는 100년 동안에 걸친 대회 중에서도 가장 최고이자 최악이었던 1998년 대회를 소개하고 있다. 신기록 경신을 위해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뉴멕시코에서 알래스카까지 초주검 상태가 되어서도 새들을 찾아나서는 세 사람(샌디 코미토?앨 레반틴?그레그 밀러)의 광적인 행로를 쫓아가고 있는 다큐멘터리이다.
때로는 쪄죽일 듯 이글거리는 사막을 횡단하거나 사납게 출렁이는 파도를 넘기도 하고, 벌레들이 득실대는 습지를 지나기도 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새에 대한 열정과 광기, 용기와 허위, 두려움과 혐오, 감탄과 환희 등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인간의 세계와 야생의 새 세계를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는 <빅 이어>는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끝까지 싸웠던 세 사람의 열정에 넘치는 대장정의 기록이자,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자연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나는 책이다.
2. 불멸의 기록을 수립한 1998년 <빅 이어>의 현장사
우연한 기회에 ‘새를 쫓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지은이 마크 옵마식의 취재로 탄생된 이 책 <빅 이어>는, 1998년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경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약 100년을 이어온 ‘빅 이어’에 참가한 수백 명의 참가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이미 1987년 721종을 기록해 챔피언을 지낸 공장지붕 제작업자 샌디 코미토와 대기업 CEO인 앨 레반틴, 핵발전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그레그 밀러 셋이었다. 세 사람 모두 어렸을 때부터 새를 좋아했고, 열 살짜리 소년과 같은 열의를 갖고 있었으며, 한 가지 목표를 파고드는 편집광적인 집념이 있었다. 또 새사냥에 관한 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다 코미토는 어렸을 때부터 각종 새의 이름을 외우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밀러는 사람의 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새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해냈다. 반면, 레반틴은 새소리를 하나도 구분하지 못하지만 뭔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가장 활달한 새사냥꾼이었다. 그런 그들이 1998년 한꺼번에 ‘빅 이어’에 참가한 것이다.
한 번 지나가면 볼 수 없는 철새들이 많아 철마다 꼭 보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빅 이어’에서 이들은 많은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고난을 이겨내고 다시 새를 찾아나선다. 또 이들 세 명은 서로의 기록을 견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때로는 연합전선을 펴면서 최고의 기록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경쟁을 펼친다. 이렇게 진행된 1998년 ‘빅 이어’에서 샌디 코미토는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거리(약 38만 킬로미터)보다도 훨씬 먼 43만 2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45종을, 그레그 밀러는 19만 7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15종을, 앨 레반틴은 22만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711종의 새를 목격함으로써, 1년 동안 700종 이상 보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고 세 사람 모두 700종을 넘기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새사냥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이 기록은 앞으로도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3. 열정, 도전, 광기가 담겨 있는 다큐멘터리
달 착륙에 버금가는 새사냥계의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어낸 샌디 코미토, 그레그 밀러, 앨 레반틴의 새사냥에는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모험이 담겨 있다. 이들 세 사람은 빅 이어를 통해 생사를 넘나드는 험난한 여정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한 마리의 새라도 더 찾아내기 위한 광기 어린 열정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보여준다.
샌디 코미토는 멕시코 국경지역에 있는 치즈 뭉치만한 작은 새 루퍼스케이프트워블러(rufous-capped warbler) 한 마리를 보기 위해 비행기로 약 3,000킬로미터를 날아갔다. 그리고 자동차로 380킬로미터를 달려가고도 보트로 48킬로미터를 더 가야 했다. 하지만 아미스태드 저수지를 벗어나 바다로 들어서는 순간 시속 56킬로미터의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코미토는 성난 파도에 밀려 보트 구석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두 번째 파도에 이미 그의 온몸은 흠뻑 젖어버렸다. 구명용 좌석 커버로 몸을 가려봤지만 허사였다. 설상가상. 목적지의 반쯤 남겨두고 보트가 고장났다. 생사의 갈림길을 오르내리며 부두를 떠난 지 3시간이 넘어 흔들거리는 다리로 육지에 올라섰을 때 코미토는 핑크 케이브 캐니언이라는 가파른 협곡 속에 있는 그 새를 볼 수가 있었다. 작은 새 한 마리를 보기 위한 코미토의 광기 어린 열정은 끝임없이 분출되고 있었다.
코미토의 강력한 경쟁자 그레그 밀러는 홍학을 보기 위해 카누를 타고 호수로 나갔다.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수면과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물수리의 아름다움에 밀러는 취해 있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차츰 수심이 낮아지더니 어느새 30센티미터 이하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돌아가기 위해 배를 돌렸지만 마파람은 더욱 매서웠다. 이제 수심은 1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열심히 노를 저어 바닥을 파면 카누는 60센티미터를 전진했다가 30센티미터를 후진했다. 온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고 말았다. 그는 카누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카누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허벅지까지 푹 빠져들었다. 갯벌이었다. 카누에 의지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가랑이까지 빠지게 된 밀러는 다시 카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진흙 바닥에 노를 창처럼 꽂아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겨우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밀러의 몸은 진흙투성이였으며 너무 힘이 들어 팔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럼에도 홍학을 보는 데 실패한 밀러는 또다시 이곳에 와서 홍학을 봐야만 했으며, 결국 그는 홍학을 보고야 말았다.
또 한 사람의 경쟁자 앨 레반틴은 한 국립공원에서 새사냥 도중 퓨마와 맞닥뜨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국립공원 고지에서의 일. 레반틴은 뒤쪽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틀림없이 자기가 찾던 콜리마워블러라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퓨마였다. 콧수염을 씰룩거리며 퓨마는 몇 미터 앞까지 다가왔다. 퓨마도 레반틴도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레반틴이 천천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자신을 더 크게 보여 퓨마를 압도하려는, 공원입구에 설치된 퓨마 퇴치법을 생각해낸 것이었다. 그리고는 퓨마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리 가! 저리 꺼져! 저리 꺼지라니까!” 하지만 퓨마는 꼼짝 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소리를 지르자 퓨마가 엉덩이를 돌려 도망치듯 뛰기 시작했다. 레반틴은 돌을 집어 퓨마를 향해 계속 집어던졌다. 명금 콜리마워블러를 보기 위해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달려왔던 레반틴의 도전정신은 맹수의 사나움에도 굴하지 않았다.
4. 재미와 함께 새들에 관한 상당한 지식도 축적할 수 있는 <빅 이어>
이 책은 새를 찾아다니는 책이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종들이 태반이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종다양한 새들에 대한 많은 상식들을 얻을 수 있다. 또 새의 생김새나 특징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태까지도 잘 알 수 있다.
북미에서는 목격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종 중 하나인 흰머리딱새의 경우, 래브라도 북서부와 알래스카 툰드라에서만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고 한다. 이렇게 북극권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낸 뒤에는 식욕을 채우기 위해 딱정벌레가 많은 아프리카로 날아가기 때문에 보기가 어렵다는 것.
또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도 하는 알락뜸부기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워낙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를 쓰기 때문에 풀이 너무 울창해 자신의 그림자를 볼 수 없는 해안 습지에서만 겨울을 난다는 것이다. 절대 노출된 곳을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는 것.
이런 재미있는 새에 관한 상식들이 이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에 빠지게 한다.
5. 자연보호 정신이 탄생시킨 대회 ‘빅 이어’의 역사
나폴레옹이 유럽과 중동을 점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장 자크 오듀본’이라는 청년이 징병을 피해 미국으로 달아났다. 신대륙에서 무역업, 제재소 등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던 오듀본은 자연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는 ‘새’라며, 신대륙에 있는 모든 새를 실물 크기로 그리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그 결과 야생에 사는 450종의 새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그 책 <미국의 새들(The Birds of America)>은 발간 직후부터 국제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역사적인 책이 되었는데, 오듀본의 이 그림 여행이 ‘빅 이어’의 개념을 심는 사건이 되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환경단체 중 하나인 ‘국립 오듀본 협회’는 바로 장 자크 오듀본의 자연보호 정신을 계승하는 단체이다.
그 후 자연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하루 만에 누가 가장 많은 새를 죽이는가’를 스포츠의 하나로 여기면서 여전히 경쟁적으로 새를 죽이던 미국에서, ‘국립 오듀본 협회’의 조류학자인 프랭크 챔프먼은 1900년에 ‘새를 죽이지 말고 발견한 새의 수를 집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이 ‘빅 이어’의 시작이다.
6. 추천의 말
<빅 이어>는 대단히 재미있다. 영예의 새사냥 챔피언이 되기 위해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갔던 떠들썩한 세 명의 모험가에 관해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큰 소리로 웃게 만들 것이다.
- 제프 코윈(야생생물학자, 다큐멘터리 채널 ‘애니멀 플래니트’의 ‘제프 코윈 익스피어리언스’ 사회자)
새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빅 이어>는 진한 감동을 안겨줄 것이다. 마크 옵마식은 생생하게 잘 꾸며진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이 책에서 극단적인 스포츠로서 새사냥의 희열과 광기, 최고의 새사냥과 최악의 새사냥을 보여준다.
- 켄 카우프만(<북미의 새>의 저자)
<빅 이어>는 희귀하다. 늪새와 까치조차 구분 못하는 사람에게도 재미있고 교육적으로 보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 T. R. 리드(<워싱턴 포스트> 지국장,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모닝 에디션’의 고정 해설자)
<빅 이어
>는 유쾌하게, 쉬지 않고 대륙을 횡단하면서 하는 새사냥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크 옵마식은 이 책에서 조사를 잘하는 기자로서의 끈질김과 세련된 스토리텔러로서의 우아함, 열렬한 새사냥꾼으로서의 연민을 동시에 보여준다.
- 스테판 패트시스(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