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당신 실수 한거야! (진화에 맞선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 0
- 0
• 지은이 : 외르크 치틀라우
• 그린이 : 루시아 오비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9,800원
• 책꼴/쪽수 :
148x225, 176쪽
• 펴낸날 : 2007-11-26
• ISBN : 9788958072089
• 십진분류 : 자연과학 > 동물학 (49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2008년] 책따세 겨울방학 추천도서
[2008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2009년] 한국환경교육협회 환경과학 독후감도서(고등부)
[2008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2009년] 한국환경교육협회 환경과학 독후감도서(고등부)
저자소개
지은이 : 외르크 치틀라우
Jörg Zittlau 생물학, 철학, 스포츠의학을 전공했다. 현재 「디 벨트Die Welt」, 「뇌와 정신Gehirn und Geist」, 「현대심리학Psychologie heute」 등의 잡지에서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철학, 심리학, 의학, 식품영양학 등의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그중 다수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린이 : 루시아 오비
목차
들어가며 이건 행운의 서바이벌 게임이지 _ 진화는 결승점을 향한 경주가 아니다
다윈 진화론? 다윈 쇼크! / 허영심이 작용한 특권적 가설 / 진화의 현란한 게임 / 진화의 유쾌한 궤도이탈
01 적응하고 살아야지 _ 살자고 부린 꾀가 자살골이 된 동물들
죽도록 퍼마시기: 폭음증 개미들의 홍수피해 미봉책
가로등 옆에 거미줄 치기: 천적을 부르는 매력적인 조명
숏다리로 경보하기: 남극 펭귄의 에너지 변환
맹독성 먹이 골라먹기: 미식가 뱀의 목숨 건 메뉴 선택
02 부족한 채로 사랑가기 _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없이 사는 동물들
바다색을 초록으로 착각하기: 물개와 고래의 파란색 추상체 손실
날갯짓 비용 제대로 계산하기: 보리수 꽃을 둘러싼 뒤영벌의 착오
영양가 없는 유칼리나무 잎만 먹기: 트림으로 소화하는 코알라
자기 배설물에 집착하기: 향기의 미학을 아는 하마
전력질주로 에너지 절약하기: 작은 두뇌로 크게 도약하는 캥거루
패자의 스트레스성 죽기: 꼬리털로 스트레스 표현하는 튜파이
03 넘쳐서 큰일이야 _ 핀트에 어긋나게 사는 동물들
큰 소뇌로 데이터 처리하기: 전기신호 보내는 코끼리코물고기
축구장 20배 크기만한 집짓기: 과대망상에 빠진 코뿔새
헛된 이륙시도 되풀이하기: 우아한 비행에 가려진 알바트로스의 진실
사이즈로 승부걸기: 몸길이와 맞먹는 홍오리의 페니스
갈기로 사치부리기: 검은 갈기에 끌리는 암사자
결점 보완하기: 걷잡을 수 없는 코끼리의 진화
04 먹는 것만으로 족해 _ 독특한 메뉴를 즐기는 동물들
똥으로 머리 염색하기: 이집트대머리수리의 별난 음식
어린 물개 뇌만 먹기: 하이에나의 퇴폐 취향
구애자 잡아먹기: 암컷 거미의 강렬한 식욕
05 대책 없는 미친 짓인걸 _ 죽음의 스릴을 즐기는 동물들
적 앞에서 쇼하기: 날개춤 추는 꼬리치레
심해에서 맞장 뜨기: 대왕오징어를 사냥하는 향유고래
집단으로 추락하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바다코끼리
06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_ 무대를 떠나는 동물들
색의 차이로 승부하기: 진화론에 상관없는 아카티넬라
이름값하기: 빼앗긴 알 방치하는 부비새
쉬지 않고 먹어치우기: 땃쥐의 먹는 스트레스
비디오 보고 따라하기: 짝짓기에 무관심한 판다
가장 빠른 동물로 살기: 살아남기엔 너무 빠른 치타
07 인생은 즐기는 거야 _ 휘청거리는 동물들
알딸딸한 상태로 휘젓기: 엘크의 음주벽
음주 비행하기: 홍여새의 어지러운 비행
08 재미없는 섹스는 싫어 _ 위험천만하게 짝짓는 동물들
심해에서 살아가기: 고독한 문어의 눈먼 사랑
파트너에게 독 뿜기: 짝짓기를 많이 한 초파리의 단축된 수명
공중에서 짝짓기: 찰나의 번식을 위한 하루살이의 삶
죽어서도 교미하기: 무당벌레의 마라톤 섹스
둥지와 결혼하기: 이혼이 잦은 황새
주유기 짝사랑하기: 깃털장식으로 유혹하는 공작
09 진화 최대의 오류는 인간인가? _ 호모 사피엔스
목숨 걸고 출산하기: 출산이 식은 죽 먹기가 아닌 이유
좀더 눈에 띄기: 여자의 피부가 하얀 까닭
지방 비축해놓기: 점점 뚱뚱해지는 인간
종말 초래하기: 머리 속에 기생하는 괴물, 뇌
다윈 진화론? 다윈 쇼크! / 허영심이 작용한 특권적 가설 / 진화의 현란한 게임 / 진화의 유쾌한 궤도이탈
01 적응하고 살아야지 _ 살자고 부린 꾀가 자살골이 된 동물들
죽도록 퍼마시기: 폭음증 개미들의 홍수피해 미봉책
가로등 옆에 거미줄 치기: 천적을 부르는 매력적인 조명
숏다리로 경보하기: 남극 펭귄의 에너지 변환
맹독성 먹이 골라먹기: 미식가 뱀의 목숨 건 메뉴 선택
02 부족한 채로 사랑가기 _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없이 사는 동물들
바다색을 초록으로 착각하기: 물개와 고래의 파란색 추상체 손실
날갯짓 비용 제대로 계산하기: 보리수 꽃을 둘러싼 뒤영벌의 착오
영양가 없는 유칼리나무 잎만 먹기: 트림으로 소화하는 코알라
자기 배설물에 집착하기: 향기의 미학을 아는 하마
전력질주로 에너지 절약하기: 작은 두뇌로 크게 도약하는 캥거루
패자의 스트레스성 죽기: 꼬리털로 스트레스 표현하는 튜파이
03 넘쳐서 큰일이야 _ 핀트에 어긋나게 사는 동물들
큰 소뇌로 데이터 처리하기: 전기신호 보내는 코끼리코물고기
축구장 20배 크기만한 집짓기: 과대망상에 빠진 코뿔새
헛된 이륙시도 되풀이하기: 우아한 비행에 가려진 알바트로스의 진실
사이즈로 승부걸기: 몸길이와 맞먹는 홍오리의 페니스
갈기로 사치부리기: 검은 갈기에 끌리는 암사자
결점 보완하기: 걷잡을 수 없는 코끼리의 진화
04 먹는 것만으로 족해 _ 독특한 메뉴를 즐기는 동물들
똥으로 머리 염색하기: 이집트대머리수리의 별난 음식
어린 물개 뇌만 먹기: 하이에나의 퇴폐 취향
구애자 잡아먹기: 암컷 거미의 강렬한 식욕
05 대책 없는 미친 짓인걸 _ 죽음의 스릴을 즐기는 동물들
적 앞에서 쇼하기: 날개춤 추는 꼬리치레
심해에서 맞장 뜨기: 대왕오징어를 사냥하는 향유고래
집단으로 추락하기: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바다코끼리
06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고? _ 무대를 떠나는 동물들
색의 차이로 승부하기: 진화론에 상관없는 아카티넬라
이름값하기: 빼앗긴 알 방치하는 부비새
쉬지 않고 먹어치우기: 땃쥐의 먹는 스트레스
비디오 보고 따라하기: 짝짓기에 무관심한 판다
가장 빠른 동물로 살기: 살아남기엔 너무 빠른 치타
07 인생은 즐기는 거야 _ 휘청거리는 동물들
알딸딸한 상태로 휘젓기: 엘크의 음주벽
음주 비행하기: 홍여새의 어지러운 비행
08 재미없는 섹스는 싫어 _ 위험천만하게 짝짓는 동물들
심해에서 살아가기: 고독한 문어의 눈먼 사랑
파트너에게 독 뿜기: 짝짓기를 많이 한 초파리의 단축된 수명
공중에서 짝짓기: 찰나의 번식을 위한 하루살이의 삶
죽어서도 교미하기: 무당벌레의 마라톤 섹스
둥지와 결혼하기: 이혼이 잦은 황새
주유기 짝사랑하기: 깃털장식으로 유혹하는 공작
09 진화 최대의 오류는 인간인가? _ 호모 사피엔스
목숨 걸고 출산하기: 출산이 식은 죽 먹기가 아닌 이유
좀더 눈에 띄기: 여자의 피부가 하얀 까닭
지방 비축해놓기: 점점 뚱뚱해지는 인간
종말 초래하기: 머리 속에 기생하는 괴물, 뇌
편집자 추천글
“진화론은 진리”라는 고정관념 날려버리기
미국 모 방송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55%가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미국이 보수적인 기독교 국가라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진화론에 아직까지도 주장 또는 이론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론’을 떼지 못하는 걸 보면 이 여론조사결과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이 책의 저자인 외르크 치틀라우는 다윈진화론의 핵심인 적자생존, 자연선택 등에 소위 ‘위배되는’ 실제 사례들을 동물의 세계에서 뽑아내 진화론이 과연 생물계에 통용될 수 있는 진리인가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우선 다양한 종의 생물이 생겨나는 이유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압박 때문’이라는 다윈의 주장은 생물학자 굴릭이 하와이 섬에서 목격한 아카티넬라의 다양성을 통해 무참히 깨진다. 굴릭은 하와이의 숲 속에서 아카티넬라를 보고 그만 놀라고 말았다. 220여 종의 아카티넬라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 이 섬의 기후가 워낙 일정해 특정 종류의 식물들만 자라고 있었음을 감안해볼 때 아카티넬라 종의 다양성은 다윈의 주장에 반한다.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소멸한다’는 적자생존 역시 이스라엘의 자하비 부부 과학자의 관찰로 신빙성을 잃는다. 이들 부부 과학자는 꼬리치레들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뽑는 독특한 방식에 주목했다. 이 새들은 가장 목소리 크고 힘세고 용감하고 짝짓기 욕구가 왕성한 구성원을 선택하는 대신, 가장 친절하고 자기희생적인 동료를 우두머리로 추대했던 것. 실제로 사해 연안에서 이들 부부는 심지어 다리를 다친 늙은 새가 무리를 이끄는 것도 발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윈은 모든 생물학적 종이 생산하는 후손에게서는 돌연변이가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환경의 요구에 적합하게 바뀐 개체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박할 증거로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팀이 장장 25년에 걸쳐 실시한 실험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고령에 가임능력이 상승하거나 먹이부족에 잘 견디는 유전형질을 지닌 초파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형질이 초파리의 유전자에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약 100세대를 거친 다음, 차후 50세대 동안 사육환경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방출했다. 그러자 자연환경에서는 사육된 형질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는 종족보존에 유리한 돌연변이는 후손에게 전해진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에 반한다.
저자는 그동안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조사해온 다양한 동물의 사례들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곳곳에서 반박하고 있다. 이 책은 진화론에 상관없이 제멋대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이다.
적자생존에 하이킥을 날리며 유유자적 살아가는 동물들
물개는 하필이면 바다의 푸른빛을 못 보는 색맹이고, 수사슴은 너무 큰 뿔 때문에 나뭇가지에 걸려 버둥거린다. 알바트로스는 착륙하다가 자주 목이 부러지고, 황새는 툭하면 조강지처를 버리고 이혼하며 펭귄은 여전히 짧은 다리로 뒤뚱거리며 걷는다. 이들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다윈의 적자생존을 비웃으며 꿋꿋하게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외르크 치틀라우는 이런 의문점들을 탐구해, 많은 종의 동물들이 어떻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그는 결함투성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도 확대경을 들이댄다.
다윈 진화론? 다윈 쇼크!
오직 강자만이 살아남고 약자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믿음. 1831년 찰스 다윈이 전설적인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에 발을 내디딘 이후, 진화론은 동물의 왕국은 물론 인간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돼 권력욕과 폭력을 강자의 권리로 포장해왔다. 또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이 세상에서 곧 사라져야 할 패배자들의 이별가쯤으로 축소?왜곡시키는 방편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인류가 오로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행동했다면 도덕, 철학, 미술, 음악처럼 비자연적인 현상은 물론이고 의료보험 같은 사회제도도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디오게네스 같은 인물이 통 속에 들어앉은 채 알렉산더 대왕에게 해를 가리지 말고 비키라고 큰소리를 쳐댄 일화 역시 역사에서 삭제되지 않았을까? 그뿐만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인간은 스스로는 물론 지구 전체까지 파멸로 끌고 갈 수 있는 파괴 충동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인간도 다윈이 말하는 진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다른 생명체에게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제멋대로 사는 세계, 동물의 왕국
한번 상상해보라. 남편과 아내가 각자 겨울여행을 떠났다. 아내가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없고 엉뚱한 침입자가 들어와 있다. 아뿔싸! 아내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이 깡패 같은 남자와 결혼해버린다. 며칠 후 남편이 돌아와서 침입자와 한판 싸움을 벌이는데 아내는 아무 생각 없이 구경만 한다. 싸움에 진 남편은 옆집으로 거처를 옮긴 후에 매일같이 아내를 불러대나 아내는 깡패를 새 애인으로 삼고 아무 일 없었던 듯 잘 지낸다. 마치 싸구려 드라마의 줄거리 같지만 이게 바로 우리가 기품 있다고 생각하는 황새의 일상이다.
종족보존이나 적자생존과 같은 개념에 무관한, 동물들의 제멋대로 살아가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유기를 상대로 화려한 꼬리를 펼치며 구애하는 공작, 하필이면 독이 든 먹이를 즐겨먹는 가터얼룩뱀 등 저자는 다윈의 진화론대로 동물의 왕국이 꾸려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적자생존과 같은 틀로 동물들을 바라보려는 생각일랑 던져버리라고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며 말한다. 그리고 각각의 동물 그 자체를 보라면서 욕구를 채우기 위해 파트너가 죽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라톤 섹스를 하는 무당벌레의 엽기적 행각, 순간가속의 대가이지만 지구력이 보잘것없어서 잡은 먹잇감을 다른 맹수가 채가는 걸 보고 있어야만 하는 치타를 우리에게 들이민다. 또 영양가도 없고 소화도 안 되는 죽순을 하루 종일 먹어야 하는 탓에 짝짓기에 무관심한 판다, 거저 잡을 수 있는 먹이를 놔두고 잡기 힘든 대왕오징어를 굳이 사냥하는 향유고래 등 다양한 동물들이 다윈의 적자생존을 비웃으며 살아가는 특이하고도 기이한 생태를 소개한다.
미국 모 방송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55%가 진화론을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미국이 보수적인 기독교 국가라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진화론에 아직까지도 주장 또는 이론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론’을 떼지 못하는 걸 보면 이 여론조사결과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이 책의 저자인 외르크 치틀라우는 다윈진화론의 핵심인 적자생존, 자연선택 등에 소위 ‘위배되는’ 실제 사례들을 동물의 세계에서 뽑아내 진화론이 과연 생물계에 통용될 수 있는 진리인가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우선 다양한 종의 생물이 생겨나는 이유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압박 때문’이라는 다윈의 주장은 생물학자 굴릭이 하와이 섬에서 목격한 아카티넬라의 다양성을 통해 무참히 깨진다. 굴릭은 하와이의 숲 속에서 아카티넬라를 보고 그만 놀라고 말았다. 220여 종의 아카티넬라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 이 섬의 기후가 워낙 일정해 특정 종류의 식물들만 자라고 있었음을 감안해볼 때 아카티넬라 종의 다양성은 다윈의 주장에 반한다.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소멸한다’는 적자생존 역시 이스라엘의 자하비 부부 과학자의 관찰로 신빙성을 잃는다. 이들 부부 과학자는 꼬리치레들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뽑는 독특한 방식에 주목했다. 이 새들은 가장 목소리 크고 힘세고 용감하고 짝짓기 욕구가 왕성한 구성원을 선택하는 대신, 가장 친절하고 자기희생적인 동료를 우두머리로 추대했던 것. 실제로 사해 연안에서 이들 부부는 심지어 다리를 다친 늙은 새가 무리를 이끄는 것도 발견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윈은 모든 생물학적 종이 생산하는 후손에게서는 돌연변이가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환경의 요구에 적합하게 바뀐 개체들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박할 증거로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팀이 장장 25년에 걸쳐 실시한 실험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고령에 가임능력이 상승하거나 먹이부족에 잘 견디는 유전형질을 지닌 초파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형질이 초파리의 유전자에 확실히 뿌리내리도록 약 100세대를 거친 다음, 차후 50세대 동안 사육환경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방출했다. 그러자 자연환경에서는 사육된 형질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는 종족보존에 유리한 돌연변이는 후손에게 전해진다는 다윈의 자연선택에 반한다.
저자는 그동안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조사해온 다양한 동물의 사례들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곳곳에서 반박하고 있다. 이 책은 진화론에 상관없이 제멋대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이다.
적자생존에 하이킥을 날리며 유유자적 살아가는 동물들
물개는 하필이면 바다의 푸른빛을 못 보는 색맹이고, 수사슴은 너무 큰 뿔 때문에 나뭇가지에 걸려 버둥거린다. 알바트로스는 착륙하다가 자주 목이 부러지고, 황새는 툭하면 조강지처를 버리고 이혼하며 펭귄은 여전히 짧은 다리로 뒤뚱거리며 걷는다. 이들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다윈의 적자생존을 비웃으며 꿋꿋하게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외르크 치틀라우는 이런 의문점들을 탐구해, 많은 종의 동물들이 어떻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그는 결함투성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도 확대경을 들이댄다.
다윈 진화론? 다윈 쇼크!
오직 강자만이 살아남고 약자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믿음. 1831년 찰스 다윈이 전설적인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제도에 발을 내디딘 이후, 진화론은 동물의 왕국은 물론 인간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돼 권력욕과 폭력을 강자의 권리로 포장해왔다. 또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이 세상에서 곧 사라져야 할 패배자들의 이별가쯤으로 축소?왜곡시키는 방편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인류가 오로지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행동했다면 도덕, 철학, 미술, 음악처럼 비자연적인 현상은 물론이고 의료보험 같은 사회제도도 생겨나지 못했을 것이다. 디오게네스 같은 인물이 통 속에 들어앉은 채 알렉산더 대왕에게 해를 가리지 말고 비키라고 큰소리를 쳐댄 일화 역시 역사에서 삭제되지 않았을까? 그뿐만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인간은 스스로는 물론 지구 전체까지 파멸로 끌고 갈 수 있는 파괴 충동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인간도 다윈이 말하는 진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다른 생명체에게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제멋대로 사는 세계, 동물의 왕국
한번 상상해보라. 남편과 아내가 각자 겨울여행을 떠났다. 아내가 집에 돌아오니 남편은 없고 엉뚱한 침입자가 들어와 있다. 아뿔싸! 아내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이 깡패 같은 남자와 결혼해버린다. 며칠 후 남편이 돌아와서 침입자와 한판 싸움을 벌이는데 아내는 아무 생각 없이 구경만 한다. 싸움에 진 남편은 옆집으로 거처를 옮긴 후에 매일같이 아내를 불러대나 아내는 깡패를 새 애인으로 삼고 아무 일 없었던 듯 잘 지낸다. 마치 싸구려 드라마의 줄거리 같지만 이게 바로 우리가 기품 있다고 생각하는 황새의 일상이다.
종족보존이나 적자생존과 같은 개념에 무관한, 동물들의 제멋대로 살아가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유기를 상대로 화려한 꼬리를 펼치며 구애하는 공작, 하필이면 독이 든 먹이를 즐겨먹는 가터얼룩뱀 등 저자는 다윈의 진화론대로 동물의 왕국이 꾸려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적자생존과 같은 틀로 동물들을 바라보려는 생각일랑 던져버리라고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며 말한다. 그리고 각각의 동물 그 자체를 보라면서 욕구를 채우기 위해 파트너가 죽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라톤 섹스를 하는 무당벌레의 엽기적 행각, 순간가속의 대가이지만 지구력이 보잘것없어서 잡은 먹잇감을 다른 맹수가 채가는 걸 보고 있어야만 하는 치타를 우리에게 들이민다. 또 영양가도 없고 소화도 안 되는 죽순을 하루 종일 먹어야 하는 탓에 짝짓기에 무관심한 판다, 거저 잡을 수 있는 먹이를 놔두고 잡기 힘든 대왕오징어를 굳이 사냥하는 향유고래 등 다양한 동물들이 다윈의 적자생존을 비웃으며 살아가는 특이하고도 기이한 생태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