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는 적인가 동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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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로널드 L. 넘버스 Ronald L. Numbers
• 옮긴이 : 김정은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8,000원
• 책꼴/쪽수 :
148x218, 416쪽
• 펴낸날 : 2010-07-05
• ISBN : 9788958073123
• 십진분류 : 종교 > 종교 (20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추천도서
인디고서원 추천도서
한국과학창의재단 추천도서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
인디고서원 추천도서
한국과학창의재단 추천도서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로널드 L. 넘버스 Ronald L. Numbers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과학사와 의학사 전담 교수다. 현재 국제 과학사·과학철학연맹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으로 과학사 연구의 새로운 담론을 주도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사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 역시 이런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역사를 보는 편협한 시각과 관성적인 사고를 탈피하여 과학과 종교에 대한 균형적인 안목을 이끌어 내는 게 그의 목표다. 과학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통념을 짚어보고, 유관 전공 교수들의 글을 모아 논증한 이 책은 그의 이런 노력이 맺은 값진 열매다.『창조론자The Creationists : From Scientific Creationism to Intelligent Design』와 『성직자와 평신도의 과학과 기독교Science and Christianity in Pulpit and Pew』를 포함해 20여 권이 넘는 책을 쓰고 엮었다.
옮긴이 : 김정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펍헙 번역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미토콘드리아』,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신은 수학자인가?』, 『강의 죽음』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과학 VS 종교. 통념과 편견, 독단의 역사 파헤치기!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당대의 석학들과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과학 VS 종교’사에 관한 역작!
종교가 중세의 세계관을 장악한 이래, 과학 발전의 역사는 종교적 세계관의 점진적인 이탈과 그 궤를 같이 해왔다. 천 년이 넘게 이어져온 둘 사이의 지난한 대립 속에서 ‘진리’는 ‘진실’의 문제이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에 가까웠다. 제로섬 게임 같은 과학과 종교의 다툼 속에서, 역사적 사실은 호도되고 은폐되기 일쑤였다. 이 책은 중세로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교차된 진실을 찾아 파헤친 기록이다.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25명의 석학들이, 통념의 옷을 입고 어느새 ‘진실’이 되어버린 과학사의 이슈들을 끄집어내 치밀하게 논증한다. 이성과 신앙, 과학적 실재와 관념적 교리의 대립 속에서 집단의 목적에 의해 도외시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된 정보들을 복기하고 역사적 진실을 복원하는 게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과 종교. 인류 문명을 관통해온 두 극점의 내밀한 관계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밀하게 짚어본다.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당대의 석학들과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 ‘과학 VS 종교’사에 관한 역작!
종교가 중세의 세계관을 장악한 이래, 과학 발전의 역사는 종교적 세계관의 점진적인 이탈과 그 궤를 같이 해왔다. 천 년이 넘게 이어져온 둘 사이의 지난한 대립 속에서 ‘진리’는 ‘진실’의 문제이기보다는 ‘선택’의 문제에 가까웠다. 제로섬 게임 같은 과학과 종교의 다툼 속에서, 역사적 사실은 호도되고 은폐되기 일쑤였다. 이 책은 중세로부터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교차된 진실을 찾아 파헤친 기록이다.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25명의 석학들이, 통념의 옷을 입고 어느새 ‘진실’이 되어버린 과학사의 이슈들을 끄집어내 치밀하게 논증한다. 이성과 신앙, 과학적 실재와 관념적 교리의 대립 속에서 집단의 목적에 의해 도외시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된 정보들을 복기하고 역사적 진실을 복원하는 게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과학과 종교. 인류 문명을 관통해온 두 극점의 내밀한 관계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밀하게 짚어본다.
목차
서문 과학사에 잘못 채워진 25가지 통념(Myth)들에 관하여
MYTH 1. 기독교의 융성이 고대 과학의 쇠퇴를 가져왔다?
MYTH 2. 중세 교회는 과학 발전의 걸림돌일 뿐이었다?
MYTH 3. 중세 기독교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가르쳤다?
MYTH 4. 중세 이슬람 문화는 과학의 불모지였다?
MYTH 5. 중세 교회는 인체 해부를 전면 금지했다?
MYTH 6. 코페르니쿠스적 세계관이 인간의 지위를 우주의 중심에서 내몰았다?
MYTH 7. 조르다노 브루노는 근대과학으로 인한 최초의 순교자였다?
MYTH 8.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옹호한 죄로 옥고를 치르고 고문까지 받았다?
MYTH 9. 현대 과학은 기독교 신앙에서 태어났다?
MYTH 10. 과학 혁명이 과학을 종교에서 해방시켰다?
MYTH 11. 가톨릭은 과학 혁명에 기여하지 않았다?
MYTH 12. 데카르트가 물심이원론을 창시했다?
MYTH 13. 뉴턴의 기계론적 우주론이 신의 필요성을 제거했다?
MYTH 14. 교회는 성경을 토대로 출산 시 마취를 공공연히 비난했다?
MYTH 15. 유기적 진화는 순환논법에 기초한다?
MYTH 16. 다윈은 진화론 때문에 신앙을 버렸다가 임종 직전에 회개했다?
MYTH 17. 진화에 관한 헉슬리와 윌버포스의 논쟁은 헉슬리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MYTH 18. 다윈의 진화론이 자연신학을 파괴했다?
MYTH 19. 다윈과 헤켈은 나치 생물학의 공범이었다?
MYTH 20. 스코프스 재판은 반진화론의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MYTH 21. 아인슈타인은 ‘인격화된 신’을 믿었다?
MYTH 22. 양자물리학은 자유의지 교리를 증명했다?
MYTH 23. ‘지적 설계론’은 진화에 대한 창조론의 과학적 도전을 대표한다?
MYTH 24. 창조론은 미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MYTH 25. 현대 과학은 서구 문화를 세속화시켰다?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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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 1. 기독교의 융성이 고대 과학의 쇠퇴를 가져왔다?
MYTH 2. 중세 교회는 과학 발전의 걸림돌일 뿐이었다?
MYTH 3. 중세 기독교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가르쳤다?
MYTH 4. 중세 이슬람 문화는 과학의 불모지였다?
MYTH 5. 중세 교회는 인체 해부를 전면 금지했다?
MYTH 6. 코페르니쿠스적 세계관이 인간의 지위를 우주의 중심에서 내몰았다?
MYTH 7. 조르다노 브루노는 근대과학으로 인한 최초의 순교자였다?
MYTH 8.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옹호한 죄로 옥고를 치르고 고문까지 받았다?
MYTH 9. 현대 과학은 기독교 신앙에서 태어났다?
MYTH 10. 과학 혁명이 과학을 종교에서 해방시켰다?
MYTH 11. 가톨릭은 과학 혁명에 기여하지 않았다?
MYTH 12. 데카르트가 물심이원론을 창시했다?
MYTH 13. 뉴턴의 기계론적 우주론이 신의 필요성을 제거했다?
MYTH 14. 교회는 성경을 토대로 출산 시 마취를 공공연히 비난했다?
MYTH 15. 유기적 진화는 순환논법에 기초한다?
MYTH 16. 다윈은 진화론 때문에 신앙을 버렸다가 임종 직전에 회개했다?
MYTH 17. 진화에 관한 헉슬리와 윌버포스의 논쟁은 헉슬리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MYTH 18. 다윈의 진화론이 자연신학을 파괴했다?
MYTH 19. 다윈과 헤켈은 나치 생물학의 공범이었다?
MYTH 20. 스코프스 재판은 반진화론의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MYTH 21. 아인슈타인은 ‘인격화된 신’을 믿었다?
MYTH 22. 양자물리학은 자유의지 교리를 증명했다?
MYTH 23. ‘지적 설계론’은 진화에 대한 창조론의 과학적 도전을 대표한다?
MYTH 24. 창조론은 미국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MYTH 25. 현대 과학은 서구 문화를 세속화시켰다?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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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추천글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당대의 석학들과 함께 야심차게 내놓은‘과학 VS 종교’사에 관한 역작!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 다윈주의와 나치 생물학, 아인슈타인의 독특한 종교관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이 책이 제시하고 입증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에 필경 매혹되고 말 것이다.” _ ≪라이브러리 저널≫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해 통사적으로 고찰한 보석 같은 책이다.”_ ≪데일리 텔레그레프≫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과학사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오랜 싸움을 벌였고 과학이 승리를 거두었다는 식의 서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과학사와 교회사 양쪽에서 등장한 신세대 학자들은 정파적인 목적과 입장을 떠나, 행위자의 지식과 가치를 통해 과학과 종교의 역사적 사건들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대학교 출판부에서 기획하고, 25명의 교수들의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이러한 움직임의 성과를 모아 포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의학, 철학, 과학, 문학 등 각기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거대한 통념’에 가까운 과학사의 이슈들을 선정해 논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갈릴레이의 투옥(▶ 본문 8장) , 일부 과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 의해 곡해된 다윈의 임종 장면(▶ 본문 16장), 아인슈타인이 “우주로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 그만의 신을 믿었다는 따위의 이야기(▶ 본문 21장)들과 여기에서 파생된 대중의 오해들을 명쾌히 걷어낸다. 주요 방송 매체나 학술지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라는 인상이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오해를 걷어낼 때 우리 지식의 지평이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과학 우위의 시대에 과학과 종교가 늘 대립하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자칫 식상하고 고루해 보일 수 있다. 무신론적 성향의 독자들은 종교의 역할을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 책을 친종교적이며 반시대적인 책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과학 발전의 역사에 종교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편견과 오해를 걸러내고 역사를 보는 균형적인 안목을 갖추자는 게 이 책의 궁극적 목표다. 창조론의 대안으로 등장한 ‘지적 설계론’이 어째서 부실한 이론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창조론의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범람을 우려하는 부분은 이 책이 종교적인 색채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25개의 소주제별로, 45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주석과 참고문헌을 명시한 점도 기고자들의 논지와 의견이 철저히 사료에 근거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기술 본위의 시대, 과학이 역사 서술을 독점했다? 과학과 종교의‘전투적 동거’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 파헤치기
중세 말 근대 초, 인간의 ‘이성’이 ‘신앙’을 갓 초월하기 시작한 이래 과학과 종교는 늘 서로를 견제하고 조절해왔다. 왕왕 대립각을 세울 때도 있었지만, 교회가 근대 과학의 성장을 견인하고 종교와 과학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밀월’의 풍경이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따르자면, 과학사에 대한 대중의 일방적인 통념이 굳어진 시기는 19세기 후반, 무신론적 성향의 과학 저술가들이 책을 통해 대중들을 선동하면서부터다. 특히, 1874년 출간된 존 윌리엄 드레이퍼의 『과학과 종교, 그 대립의 역사』와 1896년 출간된 앤드루 딕슨 화이트의『기독교계에서 과학과 신학의 전쟁사』는 기독교 대중들의 보편적인 인식에 충격파를 던진다.(▶서문 참고) 때마침 태동한 진화론의 여파로 ‘창조주’로서의 ‘신’의 존재가 위태로워지고, 중세에 자행되었던 ‘과학 순교’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면서 종교가 근대 과학의 성장을 억눌렀다는 통념은 고착화된다. 자연의 ‘진리’는 신의 ‘섭리’로 설명될 수 있는 범주가 아님을 다수 대중들이 수긍하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안에서 코페르니쿠스, 브루노, 갈릴레오 등 근대 과학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은 종교의 일방적 압제에 의해 희생당한 인물로 윤색되었다. 기술 우위의 시대, ‘과학’이 역사 서술을 독점하게 되면서 이런 과장과 왜곡은 외려 정당성을 부여받고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책 속의 기고자들은 이와 같은 흐름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된 정보들을 복기하고, 우리의 통념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명쾌히 짚어주고 있다.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 브루노, 갈릴레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근대의 ‘불운’한 과학자들은 세간의 통념과는 달리 종교와 사사건건 불화하지만은 않았다고 지적한다. 기독교적 세계관을 뒤흔들어놓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도 실은 교황청으로부터 천문학 연구기금을 받아 탄생한 결과물이었고(▶본문 11장), 최초의 과학 순교자로 잘 알려진 조르다노 브루노의 경우도 실은 자신을 ‘신학 교수’라고 지칭할 만큼 신실했으며, 교회가 설립한 대학의 교수로 일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자 애썼다. 그가 화형당한 이유는 세간에 알려진 대로 과학적 소신을 고집한 탓이라기보다는 당대에는 용납이 불가능한 새로운 신학이론을 전개한 탓이었다(▶ 본문 7장). 교황청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갈릴레오의 사례 역시 사실과 다르다. 자료에 따르자면 갈릴레오는 토스카나 공국의 대주교나 교황청의 주교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고, 종교재판에 소환된 적은 있으나 가택연금 이상의 형벌을 받은 기록은 없다(▶ 본문 8장). 그가 고문을 받았다는 것은 갈릴레오의 일화를 극적으로 포장하고 싶었던 후대인들의 과장과 추측일 따름인 것이다.
종교와 결부된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오류와 곡해는 현대 과학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명한 생물학자이자 과학사가인 스티븐 굴드 제이도 이런 곡해에 한몫을 했다. 에른스트 헤켈(독일 다윈주의의 권위자)이 주창했던 ‘생물 발생 이론’이 인종차별적 의미와 반유대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으며 나치가 이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굴드를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헤켈은 외려 친유대적 성향이 강했고, 나치즘과 같은 민족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인물이었다. 나치에 의해 변질되고 악용되었을 뿐인 헤켈의 업적이,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헤켈 자신의 성향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본문 19장).
이처럼 이 책은 집단의 목적에 의해 왜곡되고 잘못 기록된 과학사의 풍경을 짚어가며,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안목을 갖춰야 함을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사를 치열했던 ‘혈투’로만 기록한 지금까지의 관점을 벗어나, ‘전투적’이었지만 ‘동거’가 가능했던 풍경을 찾아 보여줌으로써 대중의 인식 전환을 시도한 점이 돋보인다. 깊이 있는 서술로, 과학사의 각종 이슈들을 되새김질하며 과학사의 속살을 파헤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 다윈주의와 나치 생물학, 아인슈타인의 독특한 종교관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은 이 책이 제시하고 입증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에 필경 매혹되고 말 것이다.” _ ≪라이브러리 저널≫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해 통사적으로 고찰한 보석 같은 책이다.”_ ≪데일리 텔레그레프≫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과학사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오랜 싸움을 벌였고 과학이 승리를 거두었다는 식의 서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과학사와 교회사 양쪽에서 등장한 신세대 학자들은 정파적인 목적과 입장을 떠나, 행위자의 지식과 가치를 통해 과학과 종교의 역사적 사건들을 실증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버드 대학교 출판부에서 기획하고, 25명의 교수들의 글을 모아 엮은 이 책은 이러한 움직임의 성과를 모아 포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의학, 철학, 과학, 문학 등 각기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역사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거대한 통념’에 가까운 과학사의 이슈들을 선정해 논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갈릴레이의 투옥(▶ 본문 8장) , 일부 과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에 의해 곡해된 다윈의 임종 장면(▶ 본문 16장), 아인슈타인이 “우주로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 그만의 신을 믿었다는 따위의 이야기(▶ 본문 21장)들과 여기에서 파생된 대중의 오해들을 명쾌히 걷어낸다. 주요 방송 매체나 학술지에서는 과학과 종교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라는 인상이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오해를 걷어낼 때 우리 지식의 지평이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과학 우위의 시대에 과학과 종교가 늘 대립하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자칫 식상하고 고루해 보일 수 있다. 무신론적 성향의 독자들은 종교의 역할을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 책을 친종교적이며 반시대적인 책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은 과학 발전의 역사에 종교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편견과 오해를 걸러내고 역사를 보는 균형적인 안목을 갖추자는 게 이 책의 궁극적 목표다. 창조론의 대안으로 등장한 ‘지적 설계론’이 어째서 부실한 이론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창조론의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범람을 우려하는 부분은 이 책이 종교적인 색채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25개의 소주제별로, 45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주석과 참고문헌을 명시한 점도 기고자들의 논지와 의견이 철저히 사료에 근거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기술 본위의 시대, 과학이 역사 서술을 독점했다? 과학과 종교의‘전투적 동거’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 파헤치기
중세 말 근대 초, 인간의 ‘이성’이 ‘신앙’을 갓 초월하기 시작한 이래 과학과 종교는 늘 서로를 견제하고 조절해왔다. 왕왕 대립각을 세울 때도 있었지만, 교회가 근대 과학의 성장을 견인하고 종교와 과학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밀월’의 풍경이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따르자면, 과학사에 대한 대중의 일방적인 통념이 굳어진 시기는 19세기 후반, 무신론적 성향의 과학 저술가들이 책을 통해 대중들을 선동하면서부터다. 특히, 1874년 출간된 존 윌리엄 드레이퍼의 『과학과 종교, 그 대립의 역사』와 1896년 출간된 앤드루 딕슨 화이트의『기독교계에서 과학과 신학의 전쟁사』는 기독교 대중들의 보편적인 인식에 충격파를 던진다.(▶서문 참고) 때마침 태동한 진화론의 여파로 ‘창조주’로서의 ‘신’의 존재가 위태로워지고, 중세에 자행되었던 ‘과학 순교’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면서 종교가 근대 과학의 성장을 억눌렀다는 통념은 고착화된다. 자연의 ‘진리’는 신의 ‘섭리’로 설명될 수 있는 범주가 아님을 다수 대중들이 수긍하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안에서 코페르니쿠스, 브루노, 갈릴레오 등 근대 과학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은 종교의 일방적 압제에 의해 희생당한 인물로 윤색되었다. 기술 우위의 시대, ‘과학’이 역사 서술을 독점하게 되면서 이런 과장과 왜곡은 외려 정당성을 부여받고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책 속의 기고자들은 이와 같은 흐름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된 정보들을 복기하고, 우리의 통념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명쾌히 짚어주고 있다.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 브루노, 갈릴레오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근대의 ‘불운’한 과학자들은 세간의 통념과는 달리 종교와 사사건건 불화하지만은 않았다고 지적한다. 기독교적 세계관을 뒤흔들어놓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도 실은 교황청으로부터 천문학 연구기금을 받아 탄생한 결과물이었고(▶본문 11장), 최초의 과학 순교자로 잘 알려진 조르다노 브루노의 경우도 실은 자신을 ‘신학 교수’라고 지칭할 만큼 신실했으며, 교회가 설립한 대학의 교수로 일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자 애썼다. 그가 화형당한 이유는 세간에 알려진 대로 과학적 소신을 고집한 탓이라기보다는 당대에는 용납이 불가능한 새로운 신학이론을 전개한 탓이었다(▶ 본문 7장). 교황청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갈릴레오의 사례 역시 사실과 다르다. 자료에 따르자면 갈릴레오는 토스카나 공국의 대주교나 교황청의 주교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고, 종교재판에 소환된 적은 있으나 가택연금 이상의 형벌을 받은 기록은 없다(▶ 본문 8장). 그가 고문을 받았다는 것은 갈릴레오의 일화를 극적으로 포장하고 싶었던 후대인들의 과장과 추측일 따름인 것이다.
종교와 결부된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오류와 곡해는 현대 과학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명한 생물학자이자 과학사가인 스티븐 굴드 제이도 이런 곡해에 한몫을 했다. 에른스트 헤켈(독일 다윈주의의 권위자)이 주창했던 ‘생물 발생 이론’이 인종차별적 의미와 반유대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으며 나치가 이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굴드를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헤켈은 외려 친유대적 성향이 강했고, 나치즘과 같은 민족주의에 강한 거부감을 가진 인물이었다. 나치에 의해 변질되고 악용되었을 뿐인 헤켈의 업적이, 일부 과학자들에 의해 헤켈 자신의 성향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본문 19장).
이처럼 이 책은 집단의 목적에 의해 왜곡되고 잘못 기록된 과학사의 풍경을 짚어가며,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안목을 갖춰야 함을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사를 치열했던 ‘혈투’로만 기록한 지금까지의 관점을 벗어나, ‘전투적’이었지만 ‘동거’가 가능했던 풍경을 찾아 보여줌으로써 대중의 인식 전환을 시도한 점이 돋보인다. 깊이 있는 서술로, 과학사의 각종 이슈들을 되새김질하며 과학사의 속살을 파헤치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