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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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소형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5,000원
• 책꼴/쪽수 :
140×195, 256쪽
• 펴낸날 : 2022-02-28
• ISBN : 9788958078845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태그 : #정리정돈 #공간 #루틴 #습관 #나다움 #삶 #그림일기
저자소개
지은이 : 소형
그림 작가. 정리 수납 전문가. 더 소유하기보다는 더 존재하는 삶을 꿈꾸고, 불안해서 하기보다는 사랑해서 하는 삶을 추구한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그림 작가이자 정리 수납 전문가 소형의 첫 그림 에세이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가 뜨인돌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정리 수납 전문가인 저자가 자신의 공간과 삶을 정리하고 정돈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그림일기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4월, 모두가 세상과 단절되기 시작하면서 저자도 늘 향하던 도서관과 카페가 아닌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았다. 온종일 집 안에 있으면서 깨달은 사실은, 자신의 공간과 그리 친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해야 자신의 공간을 쉬기에도 편하고 일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가꿀 수 있는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집 안을 정리 정돈하고, 생활 루틴을 하나씩 세우다 보니 어느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렇게 자신을 가꾼 1여 년간의 여정을 엮은 것으로, 작지만 알찬 팁들과 깊이 있는 에세이를 더해 자신에게 맞는 삶을 오롯이 가꿔 나가고 싶은 독자들에게 성큼 다가선다. 끝없는 ‘비일상의 일상화’를 걷고 있는 모두에게,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정리정돈 #공간 #루틴 #습관 #나다움 #삶 #그림일기
목차
프롤로그
마이 홈 평면도
1장. 물건의 자리, 나의 자리 만들기
꿈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더니
정리 수납 전문가
시작은 취미에서
버리지 못하는 이유
최소한의 삶
선택의 기준은 나
물건의 자리
해도 티 안 나는데 안 하면 티 나는 것
집에서는 왜 게을러질까?
2장. 심심하고 건강한 루틴 만들기
사소한 습관의 위력
매일 조금씩 청소하기
가전제품 점검하기
정리 정돈을 해 보자 ①
정리 정돈을 해 보자 ②
내 방식대로 내 생각대로
내 맘대로 이불 정리
나를 위한 실내복 찾기
고민 없는 사계절 코디
가방 속 물건들
주방 살림 점검하기
싱크대 정리하기
상부장 정리하기
하부장 정리하기
살림에는 약간의 동심이 필요해
빠르고 간단한 장보기
오랜 자취러의 식생활
냉장고 관리하기 ①
냉장고 관리하기 ②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기
욕실 정리와 청소
종이 쓰레기통을 접어 보자!
책방 구경하기
집구석 여행하기
즐거운 여름 나기
월동 준비
3장. 삶에 의미 부여하기
한 번 뒤돌아보기
시각 쉬게 하기
집에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 것
초록이 키우기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간소한 돈 관리 방법
시행착오의 연속
루틴의 중요성
모닝 페이지 쓰기
오감 깨우기
더 자세히 더 오래 애정을 가지고 보기
소리에 귀 기울여 보기
좋아하는 냄새를 찾아서
과정과 끝에 집중하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
건강한 INFP로 살아가기 ①
건강한 INFP로 살아가기 ②
건강한 INFP로 살아가기 ③
롤모델은 필요 없잖아
에필로그
편집자 추천글
그림 작가이자 정리 수납 전문가 소형의
몸도 마음도 기쁘게 쉴 수 있는 공간 만들기
독립의 시점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는 비슷하다. 바로 ‘막막함’. 부모님의 그늘 아래에 있을 땐 몰랐던 집안일의 실체가 훤히 드러나는 시점이 바로 독립할 때 아닌가. ‘마이 홈’의 기쁨은 잠시뿐, 청소는 할 때마다 귀찮다. 언젠가 쓸 거라며 사다 놓은 식재료는 유물이 되어 간다. 이 모든 상황을 뒤로한 채 미어터질 듯한 옷장에서 겉옷을 겨우 꺼내 걸치며 ‘역시 집에서는 집중이 안 돼’ 하고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 밖으로 나선 적, 있지 않은가?
뜨인돌출판사에서 출간한 소형 작가의 그림 에세이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는 바로 그런 경험이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어떻게 해야 나의 공간을 쉬기에도 편하고 일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가꿀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이 책을 펼쳐 읽는 것!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의식주 관리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매일을 변화시키는 작은 정리 습관
지금은 정리 수납 전문가가 된 저자도 ‘조금만 방심하면 잡다한 게 늘어나고 손에 잡히는 곳에 물건을 늘어놓는’ 시절이 있었다. “예전에는 방에 물건이 가득해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마음도 공간처럼 어수선했고, 몸은 마음을 닮으려 한다는 게 사실인지 적당히 시름시름했다. 그런 내 삶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정리 습관이 든 이후부터다.”(53쪽) 몸과 마음까지 무너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공간부터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집 안을 정리 정돈하고 생활 루틴을 하나씩 세우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다. 좋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며 자신에게 맞는 삶을 오롯이 가꿔 나가는 여정은 기쁨으로 충만했다. 그 과정들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 저자는 매일 밤 펜을 들어 그림으로 남겼다.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는 그 수많은 밤들 중에서도 가장 반짝이는 날을 꼼꼼하게 선별해 엮은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물건의 자리, 나의 자리 만들기’에서는 왜 우리 생활에 정리 정돈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 준다. 2장 ‘심심하고 건강한 루틴 만들기’에서는 매일 조금씩 청소하는 사소한 습관의 위력을 어필하며 독립생활의 거의 모든 것(가전제품, 식료품, 옷, 이불, 서랍장, 싱크대, 냉장고, 화장실 등)을 관리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꼼꼼하게 설명한다. 3장 ‘삶에 의미 부여하기’에서는 공간을 넘어 자신의 생활을 정리 정돈하며 나라는 사람을 탐구해 나가는 재미와 기쁨을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알찬 방법들을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 사진과 텍스트가 주를 이루었던 기존의 정리 책과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뿐만 아니라 본문 곳곳에는 저자가 자신에게 맞는 삶을 가꿔 나가며 느낀 점과 깨달은 점을 차분하게 풀어낸 에세이가 삽입되어 있는데, 그림에 다 담지 못한 그의 생각을 깊이 느껴 볼 수 있다.
“일상의 미덕은 심심한 습관에서 온다.”
삶의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
저자는 정리 습관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노라고 고백하지만 사실 그가 정말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리가 아닌 ‘습관(루틴)’이다. 정리하는 일은 즐겁지만 온종일 매달리지 않는다. 집안일에 시간을 최대한 적게 쓰려고 노력하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만 한다. 불규칙한 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면 시간과 에너지 흐름에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성향과 개별성을 알게 되는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금전 관리 루틴을 만들고 집안일을 쪼개 힘을 적게 쓰는 살림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전부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다. 이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일에 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진다.”(85쪽) 삶의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쓰기 위해, 저자는 매일 조금씩 자신의 생활에 정리 습관을 붙여넣는다.
『어린 왕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일상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싶다면,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마음껏 쏟고 싶다면 지금이야말로 나의 공간과 생활을 돌볼 때다. 겉옷을 벗고, 미어터지기 일보 직전인 옷장을 열어 옷부터 전부 꺼내 보자. 오늘의 할 일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 책 속으로
코로나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기능을 재인식하게 된 것 같아요. 밖에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고 집 안에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며 사회인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를 정의할 말도 필요해졌어요. 관계와 직책으로 설명되지 않는 나는 어떤 성향과 기질을 가진 사람일까? 우선 나를 알아야 나에게 맞게 공간을 가꿀 수 있고, 그 공간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도 알게 될 테니까요. -10쪽
물건을 돌볼 때 마음을 주면 물건은 그 기억을 품고 있다가 나에게 돌려준다.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한 사이가 된다. 이러한 면에서 물건은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가치
를 늘려 가는 것이다. 골동품은 다른 게 아니다. 물건을 소중하게 다룬 사람들의 정성으로 오랜 시간 손상되지 않고 남겨진 것들이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물건을 사서 시간을 주고 돌보며 생각한다. ‘나는 가치를 키우고 있어.’ -54쪽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성향과 개별성을 알게 되는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다. 오감이 예민해서 소진 속도는 빠른 반면 충전 속도는 느리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무기력과 우울증이 오기 때문에 늘 에너지 상태를 확인하고 조금 떨어지면 충전시키려고 한다. 자연에서 산책하며 생각을 비우고,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지 않으려 하고, 안 맞는 사람과 거리를 두는 편이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금전 관리 루틴을 만들고, 집안일을 쪼개 힘을 적게 쓰는 살림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전부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다. 이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일에 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삶의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쓰는 에너지 살림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85쪽
일상의 미덕은 심심함에서 온다. 대체로 심심한 것들이 몸에는 좋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할 때는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프리랜서가 부러웠지만, 막상 프리랜서로 지내 보니 마냥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하루가 특별함이 아닌 일상이 되면 즐겁지 않다. 정해진 시간이 없으니 편한 게 우선이 되고, 생활 패턴은 망가져 몸에 독이 된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일찍 일어나고 일이 없는데도 책상에 앉아 자체적으로 일을 만든다. 심심한 무자극 매일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 강제 속에 가두는 것이다. 그런 후에 주어지는 꿀맛 같은 휴식은 결코 잉여롭지 않다. -130쪽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다가 문득 어디로 휩쓸려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때 듣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멋지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나는 그럴 때 노트 구석에 적어 둔 글귀를 본다. 그것은 세상 어떤 지식이나 대단한 강의보다 더 나다운 것이다. 듣고 배운 것 중에서 내가 선별한 것이니까. 핸드폰으로 찍어 둔 사진도 본다. 그것이 세상의 많고 많은 이미지 속에서 내가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니까. -193쪽
습관의 좋은 점은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뭔가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도 없앨 수 있다. 또 하기 싫은 일도 관성이 생기면 어쨌든 하게 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며 게으르다고 자책하는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자책을 하는 것만큼 사람을 갉아먹는 것도 없다. -198쪽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소한 일을 꾸준히 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힘을 준다. 그렇게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집 앞 자동차 용품점 아저씨다. 매일 아침 7시 30분이 되면 가게 앞을 쓰는 싸리비 소리가 들린다. 싸리비 소리가 들리면 나는 창문을 열고 꼼꼼하게 바닥을 쓰는 아저씨의 규칙적인 동작을 가만히 보곤 한다. 어떤 성실함은 나만 아는 성실함이 있다. 그런 성실함이 삶에 대한 진짜 예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천재를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무심하게 반복적인 동작을 되풀이하는 사물이나 생명체를 통해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닮고 싶은 모습을 본다. -245쪽
몸도 마음도 기쁘게 쉴 수 있는 공간 만들기
독립의 시점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는 비슷하다. 바로 ‘막막함’. 부모님의 그늘 아래에 있을 땐 몰랐던 집안일의 실체가 훤히 드러나는 시점이 바로 독립할 때 아닌가. ‘마이 홈’의 기쁨은 잠시뿐, 청소는 할 때마다 귀찮다. 언젠가 쓸 거라며 사다 놓은 식재료는 유물이 되어 간다. 이 모든 상황을 뒤로한 채 미어터질 듯한 옷장에서 겉옷을 겨우 꺼내 걸치며 ‘역시 집에서는 집중이 안 돼’ 하고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 밖으로 나선 적, 있지 않은가?
뜨인돌출판사에서 출간한 소형 작가의 그림 에세이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는 바로 그런 경험이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어떻게 해야 나의 공간을 쉬기에도 편하고 일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가꿀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이 책을 펼쳐 읽는 것!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의식주 관리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매일을 변화시키는 작은 정리 습관
지금은 정리 수납 전문가가 된 저자도 ‘조금만 방심하면 잡다한 게 늘어나고 손에 잡히는 곳에 물건을 늘어놓는’ 시절이 있었다. “예전에는 방에 물건이 가득해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마음도 공간처럼 어수선했고, 몸은 마음을 닮으려 한다는 게 사실인지 적당히 시름시름했다. 그런 내 삶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정리 습관이 든 이후부터다.”(53쪽) 몸과 마음까지 무너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공간부터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집 안을 정리 정돈하고 생활 루틴을 하나씩 세우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되었다. 좋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며 자신에게 맞는 삶을 오롯이 가꿔 나가는 여정은 기쁨으로 충만했다. 그 과정들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 저자는 매일 밤 펜을 들어 그림으로 남겼다. 『나에게 맞는 삶을 가꿉니다』는 그 수많은 밤들 중에서도 가장 반짝이는 날을 꼼꼼하게 선별해 엮은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물건의 자리, 나의 자리 만들기’에서는 왜 우리 생활에 정리 정돈이 필요한지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 준다. 2장 ‘심심하고 건강한 루틴 만들기’에서는 매일 조금씩 청소하는 사소한 습관의 위력을 어필하며 독립생활의 거의 모든 것(가전제품, 식료품, 옷, 이불, 서랍장, 싱크대, 냉장고, 화장실 등)을 관리하는 실제적인 방법을 꼼꼼하게 설명한다. 3장 ‘삶에 의미 부여하기’에서는 공간을 넘어 자신의 생활을 정리 정돈하며 나라는 사람을 탐구해 나가는 재미와 기쁨을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알찬 방법들을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 사진과 텍스트가 주를 이루었던 기존의 정리 책과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뿐만 아니라 본문 곳곳에는 저자가 자신에게 맞는 삶을 가꿔 나가며 느낀 점과 깨달은 점을 차분하게 풀어낸 에세이가 삽입되어 있는데, 그림에 다 담지 못한 그의 생각을 깊이 느껴 볼 수 있다.
“일상의 미덕은 심심한 습관에서 온다.”
삶의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
저자는 정리 습관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었노라고 고백하지만 사실 그가 정말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리가 아닌 ‘습관(루틴)’이다. 정리하는 일은 즐겁지만 온종일 매달리지 않는다. 집안일에 시간을 최대한 적게 쓰려고 노력하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만 한다. 불규칙한 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면 시간과 에너지 흐름에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성향과 개별성을 알게 되는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금전 관리 루틴을 만들고 집안일을 쪼개 힘을 적게 쓰는 살림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전부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다. 이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일에 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진다.”(85쪽) 삶의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쓰기 위해, 저자는 매일 조금씩 자신의 생활에 정리 습관을 붙여넣는다.
『어린 왕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일상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싶다면, 가치 있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마음껏 쏟고 싶다면 지금이야말로 나의 공간과 생활을 돌볼 때다. 겉옷을 벗고, 미어터지기 일보 직전인 옷장을 열어 옷부터 전부 꺼내 보자. 오늘의 할 일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 책 속으로
코로나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기능을 재인식하게 된 것 같아요. 밖에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고 집 안에서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며 사회인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를 정의할 말도 필요해졌어요. 관계와 직책으로 설명되지 않는 나는 어떤 성향과 기질을 가진 사람일까? 우선 나를 알아야 나에게 맞게 공간을 가꿀 수 있고, 그 공간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도 알게 될 테니까요. -10쪽
물건을 돌볼 때 마음을 주면 물건은 그 기억을 품고 있다가 나에게 돌려준다.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한 사이가 된다. 이러한 면에서 물건은 쓸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가치
를 늘려 가는 것이다. 골동품은 다른 게 아니다. 물건을 소중하게 다룬 사람들의 정성으로 오랜 시간 손상되지 않고 남겨진 것들이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물건을 사서 시간을 주고 돌보며 생각한다. ‘나는 가치를 키우고 있어.’ -54쪽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성향과 개별성을 알게 되는데, 나는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다. 오감이 예민해서 소진 속도는 빠른 반면 충전 속도는 느리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무기력과 우울증이 오기 때문에 늘 에너지 상태를 확인하고 조금 떨어지면 충전시키려고 한다. 자연에서 산책하며 생각을 비우고, 시끄러운 소리에 노출되지 않으려 하고, 안 맞는 사람과 거리를 두는 편이다. 경제적인 안정감을 주는 금전 관리 루틴을 만들고, 집안일을 쪼개 힘을 적게 쓰는 살림 루틴을 만드는 것도 전부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다. 이렇게 아낀 시간과 에너지를 좋아하는 일에 쓰며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삶의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쓰는 에너지 살림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85쪽
일상의 미덕은 심심함에서 온다. 대체로 심심한 것들이 몸에는 좋기 때문이다. 회사 생활할 때는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프리랜서가 부러웠지만, 막상 프리랜서로 지내 보니 마냥 그렇지 않다. 자유로운 하루가 특별함이 아닌 일상이 되면 즐겁지 않다. 정해진 시간이 없으니 편한 게 우선이 되고, 생활 패턴은 망가져 몸에 독이 된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일찍 일어나고 일이 없는데도 책상에 앉아 자체적으로 일을 만든다. 심심한 무자극 매일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 강제 속에 가두는 것이다. 그런 후에 주어지는 꿀맛 같은 휴식은 결코 잉여롭지 않다. -130쪽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다가 문득 어디로 휩쓸려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때 듣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멋지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나는 그럴 때 노트 구석에 적어 둔 글귀를 본다. 그것은 세상 어떤 지식이나 대단한 강의보다 더 나다운 것이다. 듣고 배운 것 중에서 내가 선별한 것이니까. 핸드폰으로 찍어 둔 사진도 본다. 그것이 세상의 많고 많은 이미지 속에서 내가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니까. -193쪽
습관의 좋은 점은 ‘이제 뭐 하지?’라는 생각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뭔가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도 없앨 수 있다. 또 하기 싫은 일도 관성이 생기면 어쨌든 하게 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며 게으르다고 자책하는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자책을 하는 것만큼 사람을 갉아먹는 것도 없다. -198쪽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다. 사소한 일을 꾸준히 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에게 힘을 준다. 그렇게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집 앞 자동차 용품점 아저씨다. 매일 아침 7시 30분이 되면 가게 앞을 쓰는 싸리비 소리가 들린다. 싸리비 소리가 들리면 나는 창문을 열고 꼼꼼하게 바닥을 쓰는 아저씨의 규칙적인 동작을 가만히 보곤 한다. 어떤 성실함은 나만 아는 성실함이 있다. 그런 성실함이 삶에 대한 진짜 예의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천재를 동경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무심하게 반복적인 동작을 되풀이하는 사물이나 생명체를 통해 그 안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닮고 싶은 모습을 본다. -2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