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언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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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최형규
• 그린이 : 코피루왁(김예지)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4,000원
• 책꼴/쪽수 :
145x205, 250쪽
• 펴낸날 : 2021-08-20
• ISBN : 9788958078470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사회학, 사회문제 (330)
• 도서상태 : 정상
• 추천기관 :
2022 아침독서 추천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최형규
991년 수원의 유신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2020년 양평의 서종중학교에서 마무리했다. 30년 가까이 학생들과 함께한 덕분에 교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지금은 이천시 청소년재단 교육협력지원센터에서 ‘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하며 마을 교육생태계의 기반을 닦고 있다. 여전히 청소년들과 관련된 일이고, 여전히 행복하다.
교육이란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이지만, 아이들의 오늘 또한 내일만큼 소중하다고 믿는다. 모든 청소년들이 오늘 당장 자신들의 권리를 맘껏 누리며 이 땅의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민, 학교에 가다 : 학교민주주의와 시민 교육 이야기』(2019)가 있다.
지금은 이천시 청소년재단 교육협력지원센터에서 ‘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하며 마을 교육생태계의 기반을 닦고 있다. 여전히 청소년들과 관련된 일이고, 여전히 행복하다.
교육이란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 일이지만, 아이들의 오늘 또한 내일만큼 소중하다고 믿는다. 모든 청소년들이 오늘 당장 자신들의 권리를 맘껏 누리며 이 땅의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민, 학교에 가다 : 학교민주주의와 시민 교육 이야기』(2019)가 있다.
그린이 : 코피루왁(김예지)
청소일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된 뒤에도 여전히 청소를 하면서 삶에 대해 말하고 쓰고 그린다. 자신의 작은 목소리가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인스타그램 @copiluwack
책정보 및 내용요약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가려내는 AI(인공지능)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욕설이나 비속어뿐 아니라 고정관념, 편견, 차별의식이 담긴 말도 모두 가려낸다면? 우리는 과연 이 AI와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개인은 그렇다 치고,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신문이나 방송은 과연 AI의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적 대화에서건 공적 보도에서건, 우리 주위에는 적절하지 못한 어휘와 표현들이 말 그대로 넘쳐 난다. 그럴싸한 표현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왜곡의 언어들,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들,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의 언어들…. 정말로 심각한 건,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말에 깃든 차별과 편견을 지적하는 책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인들의 말글살이에 대한 지적에 그쳤다. 이 책은 ‘전관예우’ ‘세금 폭탄’ ‘사회배려자 전형’처럼 우리 사회에서 거의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들까지 폭넓게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들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는 것 또한 교사 출신 저자의 남다른 장점이다. 30여 개의 표제어들 외에 부적절한 상투적 표현(가령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표현)의 문제점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교양도서로서뿐 아니라 논술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적 대화에서건 공적 보도에서건, 우리 주위에는 적절하지 못한 어휘와 표현들이 말 그대로 넘쳐 난다. 그럴싸한 표현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왜곡의 언어들,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들,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의 언어들…. 정말로 심각한 건,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말에 깃든 차별과 편견을 지적하는 책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인들의 말글살이에 대한 지적에 그쳤다. 이 책은 ‘전관예우’ ‘세금 폭탄’ ‘사회배려자 전형’처럼 우리 사회에서 거의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들까지 폭넓게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들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는 것 또한 교사 출신 저자의 남다른 장점이다. 30여 개의 표제어들 외에 부적절한 상투적 표현(가령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표현)의 문제점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교양도서로서뿐 아니라 논술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목차
■ 목차
프롤로그
<1장> 왜곡의 언어 : 어감으로 진실을 감추다
1. “가짜뉴스” _ 무거운 범죄에 대한 가벼운 표현
2. “내부 고발자” _ 왠지 배신자 같은 느낌
3. “몰카” _ 카메라는 죄가 없다
4. “방탄국회” _ 범죄자 보호에 웬 방탄?
5. “전관예우” _ 특권과 비리를 포장하는 고상한 단어
6. “민영화” _ 기업의 이익을 전국민의 이익인 척
7. “세금폭탄/조세피난처” _ 세금은 피해야 할 재앙인가?
8. “희망퇴직/유연근로” _ 누구의 희망이고 누구를 위한 유연일까?
9. “사랑의 매” _ 사랑이 아니라 폭력일 뿐
10. “가족 동반자살” _ 그건 명백한 살인입니다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①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다” _ 헌법적 권리에 대한 악의적 비난
<2장> 차별의 언어 : 무시와 배제가 빚어낸 말들
1. “김여사” _ 여성 운전자에 대한 노골적 비하
2. “여성스럽다” _ 성차별의 뿌리에 도사린 고정관념
3. “장애우” _ 타인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호칭
4. “처남”과 “도련님” _ 가족 호칭에 담긴 남성중심주의
5. “불법체류자” _ 이주민을 향한 혐오와 멸시
6. “학생 할인”과 “학교 밖 청소년” _ 모든 청소년들이 다 학생인 건 아닌데
7. “OO의 여왕” _ 왜 남왕이라는 말은 없을까?
8. “노 키즈 존” _ 나이 차별은 또 하나의 인종주의
9. “코시안”과 “흑형” _ 인종차별과 인간에 대한 색깔론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②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_ 사람은 기생충이 아니다
<3장> 편견의 언어 : 언어에 덧씌워진 색안경
1. “미혼모”와 “미망인” _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시대착오적 기준
2. “막장 드라마” _ 타인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난폭함
3. “저출산”과 “폐경” _ 여성은 도구도 기계도 아니다
4. “무상급식” _ ‘공짜’ 이미지에 가려진 시민의 권리
5. “사회배려자 전형” _ 특별히 배려해줄 테니 고마워하라?
6. “중도탈락”과 “학교 부적응” _ 탈락이 아니라 삶의 전환일 뿐
7. “양성평등” _ 성의 스펙트럼은 두 개로 국한되지 않는다
8. “치매”와 “조현병 범죄” _ 환자에 대한 모욕과 편견
9. “중2병” _ 공감과 소통을 가로막는 호칭
10. “태극전사” _ 전쟁 용어가 난무하는 스포츠 현장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③
“내가 해봐서 아는데” _ 꼰대들의 철 지난 레퍼토리
프롤로그
<1장> 왜곡의 언어 : 어감으로 진실을 감추다
1. “가짜뉴스” _ 무거운 범죄에 대한 가벼운 표현
2. “내부 고발자” _ 왠지 배신자 같은 느낌
3. “몰카” _ 카메라는 죄가 없다
4. “방탄국회” _ 범죄자 보호에 웬 방탄?
5. “전관예우” _ 특권과 비리를 포장하는 고상한 단어
6. “민영화” _ 기업의 이익을 전국민의 이익인 척
7. “세금폭탄/조세피난처” _ 세금은 피해야 할 재앙인가?
8. “희망퇴직/유연근로” _ 누구의 희망이고 누구를 위한 유연일까?
9. “사랑의 매” _ 사랑이 아니라 폭력일 뿐
10. “가족 동반자살” _ 그건 명백한 살인입니다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①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다” _ 헌법적 권리에 대한 악의적 비난
<2장> 차별의 언어 : 무시와 배제가 빚어낸 말들
1. “김여사” _ 여성 운전자에 대한 노골적 비하
2. “여성스럽다” _ 성차별의 뿌리에 도사린 고정관념
3. “장애우” _ 타인의 시선으로 만들어낸 호칭
4. “처남”과 “도련님” _ 가족 호칭에 담긴 남성중심주의
5. “불법체류자” _ 이주민을 향한 혐오와 멸시
6. “학생 할인”과 “학교 밖 청소년” _ 모든 청소년들이 다 학생인 건 아닌데
7. “OO의 여왕” _ 왜 남왕이라는 말은 없을까?
8. “노 키즈 존” _ 나이 차별은 또 하나의 인종주의
9. “코시안”과 “흑형” _ 인종차별과 인간에 대한 색깔론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②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_ 사람은 기생충이 아니다
<3장> 편견의 언어 : 언어에 덧씌워진 색안경
1. “미혼모”와 “미망인” _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시대착오적 기준
2. “막장 드라마” _ 타인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난폭함
3. “저출산”과 “폐경” _ 여성은 도구도 기계도 아니다
4. “무상급식” _ ‘공짜’ 이미지에 가려진 시민의 권리
5. “사회배려자 전형” _ 특별히 배려해줄 테니 고마워하라?
6. “중도탈락”과 “학교 부적응” _ 탈락이 아니라 삶의 전환일 뿐
7. “양성평등” _ 성의 스펙트럼은 두 개로 국한되지 않는다
8. “치매”와 “조현병 범죄” _ 환자에 대한 모욕과 편견
9. “중2병” _ 공감과 소통을 가로막는 호칭
10. “태극전사” _ 전쟁 용어가 난무하는 스포츠 현장
*** 답정너! 판단을 강요하는 표현 ③
“내가 해봐서 아는데” _ 꼰대들의 철 지난 레퍼토리
편집자 추천글
생각하는 대로 말할 것인가, 말하는 대로 생각할 것인가?
익숙해서 더 심각한 우리 사회의 문제어(語)들
왜곡과 편견, 차별의 언어를 향한 통쾌한 일침!
개념 있고 쿨한 청소년들의 필독서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가려내는 AI(인공지능)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욕설이나 비속어뿐 아니라 고정관념, 편견, 차별의식이 담긴 말도 모두 가려낸다면? 우리는 과연 이 AI와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개인은 그렇다 치고,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신문이나 방송은 과연 AI의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적 대화에서건 공적 보도에서건, 우리 주위에는 적절하지 못한 어휘와 표현들이 말 그대로 넘쳐 난다. 그럴싸한 표현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왜곡의 언어들,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들,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의 언어들…. 정말로 심각한 건,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말에 깃든 차별과 편견을 지적하는 책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인들의 말글살이에 대한 지적에 그쳤다. 이 책은 ‘전관예우’ ‘세금 폭탄’ ‘사회배려자 전형’처럼 우리 사회에서 거의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들까지 폭넓게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들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는 것 또한 교사 출신 저자의 남다른 장점이다. 30여 개의 표제어들 외에 부적절한 상투적 표현(가령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표현)의 문제점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교양도서로서뿐 아니라 논술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비트코인 찬반 토론에서 서로 다른 용어가 사용된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물은 ‘오염수’인가, ‘처리수’인가?
말이 가진 힘과 언어의 ‘프레임’에 대하여
똑같은 비트코인을 왜 누군가는 ‘암호화폐’라 부르고 누군가는 ‘가상화폐’라 부를까?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물을 왜 한국은 ‘오염수’라 부르고 일본과 미국은 ‘처리수’라 부를까? TV토론과 국제사회의 논쟁, 학생들의 토론 등 다양한 사례들을 거론한 뒤에 글쓴이는 말한다. 모든 말에는 그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고.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말에는 그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이 담길 수밖에 없다고. 언어가 한 사회의 의식구조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말만 잘 들여다봐도 우리 사회 인권의식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고, 말만 바꿔도 거기에 깃든 그릇된 사고방식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 말이 바뀐다고 곧바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적어도 변화의 첫걸음은 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말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툭툭 던지는 말들과 우리 귀로 흘러드는 말들 속에는 권력의 유무, 이익과 손해, 차별과 편견, 배제와 포용, 존중과 무시, 적대와 환대 등 우리 모두의 삶과 관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는 곳이 다르면 풍경도 다르다”는 웹툰 <송곳>의 대사를 인용한 뒤 글쓴이는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시선, 즉 ‘프레임(frame)’에 대해 말한다. 우린 어쩌면 색안경과도 같은 그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그럴싸한 어감으로 교묘하게 진실을 감추는 왜곡의 언어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
인간을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편견의 언어
대한민국엔 더 공정하고 더 정의로운, 그리고 더 따뜻한 말이 필요하다!
제1장 ‘왜곡의 언어’에는 그럴싸한 어감으로 진실을 감추는 단어 10개가 나온다. 글쓴이는 ‘몰카’나 ‘가짜 뉴스’처럼 익숙한 말들이 왜 문제인지, 그 말들이 어떻게 범죄의 본질을 가리는지, 그게 성범죄나 유언비어 유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쉽고도 명쾌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특권과 비리를 고상하게 포장하는 ‘전관예우’, 세금을 일종의 재앙으로 여기게 만드는 ‘세금 폭탄’, 가족 살해라는 본질을 가려버리는 ‘가족 동반자살’…. 욕설이나 비속어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사회에 해로울 수도 있는 표현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그 말들을 대체할 새로운 표현들도 당연히 제시되어 있다.
제2장 ‘차별의 언어’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배제가 담긴 9개의 단어들이 실려 있다. ‘김여사’ ‘여성스러움’ ‘장애우’ ‘흑형’처럼 익히 지적되어 온 표현들은 물론이고 ‘불법체류자’ ‘학교 밖 청소년’ ‘노 키즈 존’처럼 뉴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글쓴이의 설명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얼핏 멀쩡하게 들리는 그 말들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마지막 3장 ‘편견의 언어’에서는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배제하는 10개의 단어들을 비판하며 언어에 덧씌워진 색안경을 벗겨낸다. ‘미혼모’나 ‘미망인’ 같은 말의 문제점이야 쉽게 짐작이 되지만 ‘저출산’ ‘사회배려자 전형’ ‘중도탈락’ 같은 말들이 왜 편견의 산물인지 이해하려면 책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그건 독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한 편견에 물들어 있었음을 스스로 깨닫는 시간이기도 하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언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이 마냥 가벼울 수는 없다. 성차별, 인종차별, 나이차별 등 도처에 도사린 차별을 비판하는 책이 소설이나 만화처럼 술술 넘어갈 리도 없다. 청소년 독자들의 그런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글쓴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유명한 그림과 영화와 사진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TV 프로그램의 제목이나 대사가 인용되기도 한다. 30년 교직생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쓴이 특유의 ‘눈높이 설명’ 방식이다.
비판이란 본질적으로 차갑고 냉정한 것이지만, 글을 읽다 보면 뜻밖의 따뜻함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따뜻함이다. 글쓴이는 한국의 비장애인 남성이고 성인이고 교사이지만 그의 시선은 일관되게 이주노동자와 장애인, 여성, 청소년, 학생들을 향하고 있다. 강자들과 기득권층을 향한 비판의 근저에는 약자들을 향한 굳건한 연대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이며 청소노동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코피루왁의 그림들도 책의 온도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 책 미리보기
“말이 바뀐다고 곧바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적어도 변화의 첫걸음은 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말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3쪽_머리말)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공익신고라는 표현은 내부고발보다 훨씬 긍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왠지 배신자처럼 느껴지는 ‘내부고발자’와 달리 ‘공익신고자’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용기 있는 시민처럼 느껴집니다. 똑같은 행동을 가리키는 표현인데도 전혀 다른 어감으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바로 이게 언어의 힘입니다. 사회정의와 공익을 위해 더 많은 호루라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가 쓰는 말을 백 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롤로그)
“예우는 예의를 지켜 정중하게 대한다는 뜻입니다. 전관 변호사에게 특혜를 주는 부당한 행위에 그런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전관예우는 예의나 정중함과는 거리가 먼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야합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예우라는 거짓 포장을 거둬들이고 그 실체를 드러내 주는 적절한 표현으로 바꿔 불러야 합니다.” (51쪽_전관예우)
“자발적 이직이나 퇴직은 있을 수 있지만 자발적 해고 따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기가 해고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사용자가 해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갖다 붙인 건 아닐까요? 과연 누구를 위한 희망이고 무엇을 위한 희망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71쪽_희망퇴직과 유연근로)
“나의 불편함이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훗날 내가 파업 당사자가 되었을 때 다른 시민들이 나로 인한 불편함을 이해해 줄 테니까요. 바로 그게 같이 사는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연대의 이름으로 볼모의 시선을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99쪽_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을 김여사라 부르면 남성으로서 자존감이 높아지나요? 일종의 분풀이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김여사’라는 말은 남성우월주의의 서글픈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이제 김여사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남성들의 비겁함을 밖으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차별과 무시로 빚어낸 그 단어를 운전 관련 단어들의 목록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김여사는 ‘김씨 성의 중년 여성’일 뿐, 그 어떤 비유나 상징으로도 쓰여서는 안 됩니다.” (107쪽_김여사)
“검둥이라는 말은 누가 봐도 인권침해에 해당하지만 ‘흑형’은 좀 다르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형이라는 말이 갖는 어감 때문에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여기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뛰어난 흑인 운동선수를 종종 그렇게 부르는 걸 보면 부러움의 표현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령 그 말이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피부색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미 차별이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165쪽_코시안과 흑형)
“한번쯤은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가족의 삶이 달려 있는 직장을 자극적인 드라마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게 그들 입장에서 유쾌할 리 없지요. 누군가의 노동과 삶의 공간을 모욕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89쪽_막장 드라마)
“그날(세계 폐경의 날)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선 ‘폐경’이라는 말부터 걷어찼으면 좋겠습니다. 공식 명칭을 ‘세계 완경의 날’로 바꾸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생리에 대한 남성들의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백 번이라도 바꿔야지요. 무지가 몰이해와 혐오를 낳는 법입니다.” (197쪽_저출산과 폐경)
“사회배려자 전형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그 이름도 취지에 맞게 고쳐 나가면 좋겠습니다. 적합한 말을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누군가의 가슴을 멍들게 할 수 있습니다.” (210쪽_사회배려자 전형)
“엠마 왓슨의 2014년 유엔 연설 : 이제는 모두가 성을 극단적인 두 지향점이 아닌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스펙트럼으로 볼 때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무엇이 아닌가?’로 정의하는 것을 그만두고, 서로가 ‘무엇인가?’로 정의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225쪽_양성평등)
익숙해서 더 심각한 우리 사회의 문제어(語)들
왜곡과 편견, 차별의 언어를 향한 통쾌한 일침!
개념 있고 쿨한 청소년들의 필독서
좋은 말과 나쁜 말을 가려내는 AI(인공지능)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욕설이나 비속어뿐 아니라 고정관념, 편견, 차별의식이 담긴 말도 모두 가려낸다면? 우리는 과연 이 AI와 순조롭게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개인은 그렇다 치고,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신문이나 방송은 과연 AI의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당연히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적 대화에서건 공적 보도에서건, 우리 주위에는 적절하지 못한 어휘와 표현들이 말 그대로 넘쳐 난다. 그럴싸한 표현으로 진실을 은폐하는 왜곡의 언어들,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들,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의 언어들…. 정말로 심각한 건, 그 대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말에 깃든 차별과 편견을 지적하는 책들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개인들의 말글살이에 대한 지적에 그쳤다. 이 책은 ‘전관예우’ ‘세금 폭탄’ ‘사회배려자 전형’처럼 우리 사회에서 거의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들까지 폭넓게 살펴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얘기들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냈다는 것 또한 교사 출신 저자의 남다른 장점이다. 30여 개의 표제어들 외에 부적절한 상투적 표현(가령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표현)의 문제점까지 함께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교양도서로서뿐 아니라 논술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비트코인 찬반 토론에서 서로 다른 용어가 사용된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물은 ‘오염수’인가, ‘처리수’인가?
말이 가진 힘과 언어의 ‘프레임’에 대하여
똑같은 비트코인을 왜 누군가는 ‘암호화폐’라 부르고 누군가는 ‘가상화폐’라 부를까?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물을 왜 한국은 ‘오염수’라 부르고 일본과 미국은 ‘처리수’라 부를까? TV토론과 국제사회의 논쟁, 학생들의 토론 등 다양한 사례들을 거론한 뒤에 글쓴이는 말한다. 모든 말에는 그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세계관과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고.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말에는 그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이 담길 수밖에 없다고. 언어가 한 사회의 의식구조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말만 잘 들여다봐도 우리 사회 인권의식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고, 말만 바꿔도 거기에 깃든 그릇된 사고방식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 말이 바뀐다고 곧바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적어도 변화의 첫걸음은 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말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툭툭 던지는 말들과 우리 귀로 흘러드는 말들 속에는 권력의 유무, 이익과 손해, 차별과 편견, 배제와 포용, 존중과 무시, 적대와 환대 등 우리 모두의 삶과 관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는 곳이 다르면 풍경도 다르다”는 웹툰 <송곳>의 대사를 인용한 뒤 글쓴이는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시선, 즉 ‘프레임(frame)’에 대해 말한다. 우린 어쩌면 색안경과도 같은 그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무심코 사용하는 말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머리말 중에서)
그럴싸한 어감으로 교묘하게 진실을 감추는 왜곡의 언어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고 배제하는 차별의 언어
인간을 ‘정상/비정상’의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편견의 언어
대한민국엔 더 공정하고 더 정의로운, 그리고 더 따뜻한 말이 필요하다!
제1장 ‘왜곡의 언어’에는 그럴싸한 어감으로 진실을 감추는 단어 10개가 나온다. 글쓴이는 ‘몰카’나 ‘가짜 뉴스’처럼 익숙한 말들이 왜 문제인지, 그 말들이 어떻게 범죄의 본질을 가리는지, 그게 성범죄나 유언비어 유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쉽고도 명쾌하게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특권과 비리를 고상하게 포장하는 ‘전관예우’, 세금을 일종의 재앙으로 여기게 만드는 ‘세금 폭탄’, 가족 살해라는 본질을 가려버리는 ‘가족 동반자살’…. 욕설이나 비속어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사회에 해로울 수도 있는 표현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그 말들을 대체할 새로운 표현들도 당연히 제시되어 있다.
제2장 ‘차별의 언어’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배제가 담긴 9개의 단어들이 실려 있다. ‘김여사’ ‘여성스러움’ ‘장애우’ ‘흑형’처럼 익히 지적되어 온 표현들은 물론이고 ‘불법체류자’ ‘학교 밖 청소년’ ‘노 키즈 존’처럼 뉴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글쓴이의 설명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얼핏 멀쩡하게 들리는 그 말들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마지막 3장 ‘편견의 언어’에서는 인간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고 배제하는 10개의 단어들을 비판하며 언어에 덧씌워진 색안경을 벗겨낸다. ‘미혼모’나 ‘미망인’ 같은 말의 문제점이야 쉽게 짐작이 되지만 ‘저출산’ ‘사회배려자 전형’ ‘중도탈락’ 같은 말들이 왜 편견의 산물인지 이해하려면 책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그건 독자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한 편견에 물들어 있었음을 스스로 깨닫는 시간이기도 하다.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언어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이 마냥 가벼울 수는 없다. 성차별, 인종차별, 나이차별 등 도처에 도사린 차별을 비판하는 책이 소설이나 만화처럼 술술 넘어갈 리도 없다. 청소년 독자들의 그런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글쓴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유명한 그림과 영화와 사진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TV 프로그램의 제목이나 대사가 인용되기도 한다. 30년 교직생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쓴이 특유의 ‘눈높이 설명’ 방식이다.
비판이란 본질적으로 차갑고 냉정한 것이지만, 글을 읽다 보면 뜻밖의 따뜻함이 책 전체에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건 바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따뜻함이다. 글쓴이는 한국의 비장애인 남성이고 성인이고 교사이지만 그의 시선은 일관되게 이주노동자와 장애인, 여성, 청소년, 학생들을 향하고 있다. 강자들과 기득권층을 향한 비판의 근저에는 약자들을 향한 굳건한 연대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이며 청소노동자인 일러스트레이터 코피루왁의 그림들도 책의 온도를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 책 미리보기
“말이 바뀐다고 곧바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적어도 변화의 첫걸음은 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말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13쪽_머리말)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속에서, 누군가가 칠해 놓은 색깔에 물든 채로 말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개념 있는 언어생활에 좋은 길잡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프롤로그)
“공익신고라는 표현은 내부고발보다 훨씬 긍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습니다. 왠지 배신자처럼 느껴지는 ‘내부고발자’와 달리 ‘공익신고자’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용기 있는 시민처럼 느껴집니다. 똑같은 행동을 가리키는 표현인데도 전혀 다른 어감으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바로 이게 언어의 힘입니다. 사회정의와 공익을 위해 더 많은 호루라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우리가 쓰는 말을 백 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롤로그)
“예우는 예의를 지켜 정중하게 대한다는 뜻입니다. 전관 변호사에게 특혜를 주는 부당한 행위에 그런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전관예우는 예의나 정중함과는 거리가 먼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야합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예우라는 거짓 포장을 거둬들이고 그 실체를 드러내 주는 적절한 표현으로 바꿔 불러야 합니다.” (51쪽_전관예우)
“자발적 이직이나 퇴직은 있을 수 있지만 자발적 해고 따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자기가 해고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사용자가 해고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회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희망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갖다 붙인 건 아닐까요? 과연 누구를 위한 희망이고 무엇을 위한 희망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71쪽_희망퇴직과 유연근로)
“나의 불편함이 사회적 약자의 권리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훗날 내가 파업 당사자가 되었을 때 다른 시민들이 나로 인한 불편함을 이해해 줄 테니까요. 바로 그게 같이 사는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연대의 이름으로 볼모의 시선을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99쪽_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하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을 김여사라 부르면 남성으로서 자존감이 높아지나요? 일종의 분풀이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김여사’라는 말은 남성우월주의의 서글픈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이제 김여사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남성들의 비겁함을 밖으로 끄집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차별과 무시로 빚어낸 그 단어를 운전 관련 단어들의 목록에서 지워버려야 합니다. 김여사는 ‘김씨 성의 중년 여성’일 뿐, 그 어떤 비유나 상징으로도 쓰여서는 안 됩니다.” (107쪽_김여사)
“검둥이라는 말은 누가 봐도 인권침해에 해당하지만 ‘흑형’은 좀 다르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형이라는 말이 갖는 어감 때문에 친근감의 표현이라고 여기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뛰어난 흑인 운동선수를 종종 그렇게 부르는 걸 보면 부러움의 표현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령 그 말이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피부색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미 차별이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습니다.” (165쪽_코시안과 흑형)
“한번쯤은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가족의 삶이 달려 있는 직장을 자극적인 드라마의 수식어로 사용하는 게 그들 입장에서 유쾌할 리 없지요. 누군가의 노동과 삶의 공간을 모욕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89쪽_막장 드라마)
“그날(세계 폐경의 날)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선 ‘폐경’이라는 말부터 걷어찼으면 좋겠습니다. 공식 명칭을 ‘세계 완경의 날’로 바꾸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생리에 대한 남성들의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백 번이라도 바꿔야지요. 무지가 몰이해와 혐오를 낳는 법입니다.” (197쪽_저출산과 폐경)
“사회배려자 전형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그 이름도 취지에 맞게 고쳐 나가면 좋겠습니다. 적합한 말을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좋은 사회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누군가의 가슴을 멍들게 할 수 있습니다.” (210쪽_사회배려자 전형)
“엠마 왓슨의 2014년 유엔 연설 : 이제는 모두가 성을 극단적인 두 지향점이 아닌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스펙트럼으로 볼 때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무엇이 아닌가?’로 정의하는 것을 그만두고, 서로가 ‘무엇인가?’로 정의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225쪽_양성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