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기 마초의 초민폐 항해기 (진정한 뱃사람이 되기 위한 악전고투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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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데이비드 바블렌
• 옮긴이 : 문희경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3,000원
• 책꼴/쪽수 :
148x210, 316쪽
• 펴낸날 : 2011-09-26
• ISBN : 9788958072737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경제학 (32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서울시교육청도서관 추천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데이비드 바블렌
여덟 살 때부터 10년 동안 축구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입시라는 현실에 직면하자, 막연한 기대와 낭만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바다로의 도피를 감행한다. 4년간 배를 타고 세계를 떠돌고 나자 이번에는 항해사 시험을 보라는 압박이 들어온다. 다시 도피를 감행, 록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곡도 쓰고 밴드 활동도 하면서 나름 음반계에 공헌을 한다. 그러나 서른이 되자, 음악에 재주가 없을 뿐 아니라 음반산업이 자신과는 안 맞는다는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서섹스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장과 함께 아내를 얻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한다. 대학은 그에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아내는 그에게 세상의 순리에 맞춰 살아가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작가’라는 그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인 그는 첫 책 『풋내기 마초의 초민폐 항해기』에 이어『Jumping Ships』, 『The Story book』아동서 『Kepple the Kite』, 『Oopsie! I forgot!』을 출간했으며 그의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옮긴이 : 문희경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는 『공감의 뿌리』, 『유혹하는 심리학』, 『침묵으로 가르치기』, 『빅브레인』,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자전거의 역사』, 『멀쩡한 기업의 위기』, 『리버튼』, 『감성에 열광하라』, 『아그네스 그레이』, 『완벽한 삶의 균형을 찾아라』 등이 있다.
목차
1장 유통기한 지난 외항어선, 글로벌원더러호
2장 내가 왔다, 휴스턴
3장 뭐지, 이 가라앉는 기분은?
4장 공포의 대질주
5장 선원 신고식
6장 나비야? 괴물이야?
7장 공짜 점심을 먹으러 온 귀상어
8장 굴욕의 적도통과 의식
9장 전기해머 찾아 삼만 리
10장 사색의 시간, 브리지 당직
11장 방귀 뀌고 성질 내기
12장 시드니에서 자유를 불태우리
13장 일등항해사의 끄나풀
14장 쿨한 양다리
15장 사나이들만의 유대감
16장 상처받은 지상낙원
17장 선장과의 질긴 악연
18장 운명을 건 크리켓 승부
19장 24캐럿짜리 진품 피그미족
20장 위험한 호기심
21장 코프라 벌레를 죽이는 단 한 가지 방법
22장 귀향
2장 내가 왔다, 휴스턴
3장 뭐지, 이 가라앉는 기분은?
4장 공포의 대질주
5장 선원 신고식
6장 나비야? 괴물이야?
7장 공짜 점심을 먹으러 온 귀상어
8장 굴욕의 적도통과 의식
9장 전기해머 찾아 삼만 리
10장 사색의 시간, 브리지 당직
11장 방귀 뀌고 성질 내기
12장 시드니에서 자유를 불태우리
13장 일등항해사의 끄나풀
14장 쿨한 양다리
15장 사나이들만의 유대감
16장 상처받은 지상낙원
17장 선장과의 질긴 악연
18장 운명을 건 크리켓 승부
19장 24캐럿짜리 진품 피그미족
20장 위험한 호기심
21장 코프라 벌레를 죽이는 단 한 가지 방법
22장 귀향
편집자 추천글
웃음을 장착한 유쾌한 항해 에세이 『풋내기 마초의 초민폐 항해기』
과대망상, 습관적 배신, 뻔뻔함, 허세로 똘똘 뭉친 초보선원 바블렌과 친구들이
늑골을 찌르는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풋내기 마초의 초민폐 항해기』는 외항어선의 수습선원이 된 19살의 영국 소년 바블렌이 지구 반 바퀴를 항해하며 각 기착지에서, 때론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요절복통 에피소드를 통해 진정한 뱃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을 깨알 같은 웃음과 함께 유쾌하게 그린 성장 에세이이다.
소년도, 어른도 아닌 나는 청춘 마초!
긍정적이고 진지한 삶의 태도, 수컷 냄새 물씬 풍기는 거친 매력, 여심을 흔드는 카리스마, 유머와 위트, 만능 스포츠 감각. 무엇이 부족해서 하는 일마다 이렇게 꼬인단 말인가!
스스로 멋진 마초라고 생각하는 19살 바블렌은 졸업시험을 앞두고 학교를 도망쳐 외항어선을 탄다. 허세와 과대망상, 뻔뻔함으로 똘똘 뭉친 그는 제복을 차려입은 다부진 턱선의 폼 나는 항해사를 상상했지만 현실은 찌질하기 그지없는 사고뭉치 수습선원.
생각지도 못한 고된 노동과 계속되는 실수로 인해 선상 생활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엄마 없는 세상은 의지할 곳도 투정 부릴 곳도 없으며, 품위나 지성 따위는 이미 개에게 줘버린 지 오래다.
나사를 조이지 않아 배를 침몰시킬 뻔하고, 밧줄을 잘못 던져 갑판장을 기절시키는가 하면, 양다리를 걸쳤다가 갑판에서 딱 마주치고, 상어에게 쫓기고……. 게다가 그를 둘러싼 캐릭터 강한 동료들은 언제든지 그를 함정에 빠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
작가이자 스토리 컨설턴트인 바블렌은 남자들의 로망이자, 대다수 일반인들에게 소개되지 않은 외항어선 선원들만의 은밀하고 낯선 문화와 의식을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3박 4일 구역질 나는 악취를 풍기는 특수 화물실 청소, 수습선원을 길들이는 선원 신고식, 상선 내의 알력 싸움, 처음 적도를 통과하는 항해사에게 내려지는 고문 같은 적도통과 의식, 기착지에서의 로맨스 등 새롭고 신선한 에피소드들은 배꼽 빠지는 재미를 선사한다.
세상이 만만했던 치기어린 풋내기 소년 바블렌은 자메이카, 남아메리카, 호주 등 지구 반 바퀴를 항해하며 진정한 남자가 되어 간다.
추천평
천부적인 스토리텔링 재능을 가졌으면서 뭐가 부족해서 작정하고 웃음까지 노리는가?
- 던컨 바크스, <스피릿 FM>의 라디오 진행자
혈기 왕성한 청춘들의 시끌벅적 선상 난리 블루스. 이 모든 게 실화라니…….
- 월간「맥심」
데이비드 바블렌은 바다를 무대로 ‘좀 놀아본’ 빌 브라이슨이다. 모험과 낭만, 여기에 요절복통 웃음보따리까지. 웃다가 실밥이 터질지도 모르니 환자에게는 금물.
- 보더스 북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순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를 떠나보내는 기분이었다. 바베이도스에서의 일화는 지금까지 읽은 것 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 마크 그린, 영국 스포츠사이트 ‘토크스포트’
흡입력 강하고 때로는 입이 딱 벌어지는 이야기는 실소가 아니라 박장대소를 일으킨다. 박학다식한 이야기꾼 윈디는 신기한 사실과 흥미로운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일단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 만큼 술술 읽힌다.
- 영국 연예주간지 「인터치」
본문 중에서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서 본 글로벌원더러호의 실물은 소프트포커스나 웅장한 배경을 빼고 클로즈업한 탓인지 어째 좀 달라 보였다. 책자에 표현된 낭만적인 문구가 현실의 적나라한 빛에 노출되는 순간, 늙은 매춘부의 로맨스를 들어버린 것처럼 입안이 썼다. 사진 보정이 아무리 잘됐다고 해도, 아무리 멀리서 찍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었다.
내 동기들이 탄 신식 배에는 전기도 들어오고 컴퓨터도 수영장도 있다던데 글로벌원더러에서는 모스 부호가 기본 통신수단이고 육분의가 하이테크 위치 측정장치였다. 또 여기서 위성항해를 수상한 흑마술이라면서 의심스런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한마디로 구시대의 낡은 상선이었다. 유통기한이 삼십 년은 지난 부정기 화물선이었다.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미시시피강마저도 청록색이 아니었지만 이제 와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첫 예방주사를 맞는 아이처럼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 ‘1장 유통기한 지난 외항어선, 글로벌원더러호’ 중에서
“네 이름을 이미 한두 번 들은 적이 있다.”
선장은 미리 써둔 연설문을 낭독하듯 운을 뗐다.
“듣자하니 놀랍도록 짧은 기간에 기도 안 차는 짓들을 벌였더구나. 오늘 일만 해도 그렇지. 중갑판에 물이 흥건하게 차서 값비싼 화물을 상당량 버렸고, 그나마 하나님의 은총 덕분에 배가 무사히 버텨줘서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거지. 자네가 배를 계속 탄다면 자네 하나 때문에 우리 회사가 파산할지도 몰라. 솔직히 노력은 가상하네만 자네 스스로에게 물어봐.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우릴 망하게 할 작정이냐, 바블렌 군? 맞나보군.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뛰는 걸 보니.
어쩌면 자네는 우릴 혼란에 빠트리려고 경쟁사에서 보낸 악마의 분신일지도 모르지. 자네, 악마의 분신인가? 그렇든 아니든 자네도 내 입장이 되면 달리 생각하기 어려울걸. 수습생 명단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관수습생 - 1명, 항해수습생 - 두 명, 악마의 분신 - 1명’, 이렇게 세고 있지. 나도 어쩔 수 없어. 달리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 물론 네가 그냥 미치광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 ‘3장 뭐지, 이 가라앉는 기분은?’ 중에서
“선장님.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곶이 아닙니다. 우리는 시드니 하버의 노스 헤드와 사우스 헤드 사이에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곶 사이에 들어와 있습니다. 시드니 곶에서 남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선장의 눈이 삶은 달걀처럼 튀어나오고 입 안에서 경적소리가 터져 나오고 무릎에서는 알람시계가 꺼질 때 나는 딸깍 소리가 났다.
“뭐?”
선장은 얼빠진 사람처럼 소리쳤다.
“너,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산호초 사이를 지나고 있다는 말이냐? 근처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40킬로미터나 떨어진 줄도 모르고?”
선장이 정곡을 찔렀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지적했다. 우리는 여기가 시드니의 곶인 줄로 알고 4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시드니 도선사들과 무전으로 통신한 것이다. 산호초에 걸려 상어가 우글거리는 바다로 침몰하지 않은 것이 기적이었다.
- ‘11장 방귀 뀌고 성질 내기’ 중에서
과대망상, 습관적 배신, 뻔뻔함, 허세로 똘똘 뭉친 초보선원 바블렌과 친구들이
늑골을 찌르는 웃음폭탄을 선사한다!
『풋내기 마초의 초민폐 항해기』는 외항어선의 수습선원이 된 19살의 영국 소년 바블렌이 지구 반 바퀴를 항해하며 각 기착지에서, 때론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요절복통 에피소드를 통해 진정한 뱃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을 깨알 같은 웃음과 함께 유쾌하게 그린 성장 에세이이다.
소년도, 어른도 아닌 나는 청춘 마초!
긍정적이고 진지한 삶의 태도, 수컷 냄새 물씬 풍기는 거친 매력, 여심을 흔드는 카리스마, 유머와 위트, 만능 스포츠 감각. 무엇이 부족해서 하는 일마다 이렇게 꼬인단 말인가!
스스로 멋진 마초라고 생각하는 19살 바블렌은 졸업시험을 앞두고 학교를 도망쳐 외항어선을 탄다. 허세와 과대망상, 뻔뻔함으로 똘똘 뭉친 그는 제복을 차려입은 다부진 턱선의 폼 나는 항해사를 상상했지만 현실은 찌질하기 그지없는 사고뭉치 수습선원.
생각지도 못한 고된 노동과 계속되는 실수로 인해 선상 생활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엄마 없는 세상은 의지할 곳도 투정 부릴 곳도 없으며, 품위나 지성 따위는 이미 개에게 줘버린 지 오래다.
나사를 조이지 않아 배를 침몰시킬 뻔하고, 밧줄을 잘못 던져 갑판장을 기절시키는가 하면, 양다리를 걸쳤다가 갑판에서 딱 마주치고, 상어에게 쫓기고……. 게다가 그를 둘러싼 캐릭터 강한 동료들은 언제든지 그를 함정에 빠뜨릴 준비가 되어 있다.
작가이자 스토리 컨설턴트인 바블렌은 남자들의 로망이자, 대다수 일반인들에게 소개되지 않은 외항어선 선원들만의 은밀하고 낯선 문화와 의식을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3박 4일 구역질 나는 악취를 풍기는 특수 화물실 청소, 수습선원을 길들이는 선원 신고식, 상선 내의 알력 싸움, 처음 적도를 통과하는 항해사에게 내려지는 고문 같은 적도통과 의식, 기착지에서의 로맨스 등 새롭고 신선한 에피소드들은 배꼽 빠지는 재미를 선사한다.
세상이 만만했던 치기어린 풋내기 소년 바블렌은 자메이카, 남아메리카, 호주 등 지구 반 바퀴를 항해하며 진정한 남자가 되어 간다.
추천평
천부적인 스토리텔링 재능을 가졌으면서 뭐가 부족해서 작정하고 웃음까지 노리는가?
- 던컨 바크스, <스피릿 FM>의 라디오 진행자
혈기 왕성한 청춘들의 시끌벅적 선상 난리 블루스. 이 모든 게 실화라니…….
- 월간「맥심」
데이비드 바블렌은 바다를 무대로 ‘좀 놀아본’ 빌 브라이슨이다. 모험과 낭만, 여기에 요절복통 웃음보따리까지. 웃다가 실밥이 터질지도 모르니 환자에게는 금물.
- 보더스 북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순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를 떠나보내는 기분이었다. 바베이도스에서의 일화는 지금까지 읽은 것 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 마크 그린, 영국 스포츠사이트 ‘토크스포트’
흡입력 강하고 때로는 입이 딱 벌어지는 이야기는 실소가 아니라 박장대소를 일으킨다. 박학다식한 이야기꾼 윈디는 신기한 사실과 흥미로운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일단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 만큼 술술 읽힌다.
- 영국 연예주간지 「인터치」
본문 중에서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서 본 글로벌원더러호의 실물은 소프트포커스나 웅장한 배경을 빼고 클로즈업한 탓인지 어째 좀 달라 보였다. 책자에 표현된 낭만적인 문구가 현실의 적나라한 빛에 노출되는 순간, 늙은 매춘부의 로맨스를 들어버린 것처럼 입안이 썼다. 사진 보정이 아무리 잘됐다고 해도, 아무리 멀리서 찍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었다.
내 동기들이 탄 신식 배에는 전기도 들어오고 컴퓨터도 수영장도 있다던데 글로벌원더러에서는 모스 부호가 기본 통신수단이고 육분의가 하이테크 위치 측정장치였다. 또 여기서 위성항해를 수상한 흑마술이라면서 의심스런 목소리로 수군거렸다. 한마디로 구시대의 낡은 상선이었다. 유통기한이 삼십 년은 지난 부정기 화물선이었다. 왠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미시시피강마저도 청록색이 아니었지만 이제 와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첫 예방주사를 맞는 아이처럼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 ‘1장 유통기한 지난 외항어선, 글로벌원더러호’ 중에서
“네 이름을 이미 한두 번 들은 적이 있다.”
선장은 미리 써둔 연설문을 낭독하듯 운을 뗐다.
“듣자하니 놀랍도록 짧은 기간에 기도 안 차는 짓들을 벌였더구나. 오늘 일만 해도 그렇지. 중갑판에 물이 흥건하게 차서 값비싼 화물을 상당량 버렸고, 그나마 하나님의 은총 덕분에 배가 무사히 버텨줘서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거지. 자네가 배를 계속 탄다면 자네 하나 때문에 우리 회사가 파산할지도 몰라. 솔직히 노력은 가상하네만 자네 스스로에게 물어봐.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우릴 망하게 할 작정이냐, 바블렌 군? 맞나보군.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뛰는 걸 보니.
어쩌면 자네는 우릴 혼란에 빠트리려고 경쟁사에서 보낸 악마의 분신일지도 모르지. 자네, 악마의 분신인가? 그렇든 아니든 자네도 내 입장이 되면 달리 생각하기 어려울걸. 수습생 명단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관수습생 - 1명, 항해수습생 - 두 명, 악마의 분신 - 1명’, 이렇게 세고 있지. 나도 어쩔 수 없어. 달리 설명할 길이 없으니까. 물론 네가 그냥 미치광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 ‘3장 뭐지, 이 가라앉는 기분은?’ 중에서
“선장님.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곶이 아닙니다. 우리는 시드니 하버의 노스 헤드와 사우스 헤드 사이에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곶 사이에 들어와 있습니다. 시드니 곶에서 남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선장의 눈이 삶은 달걀처럼 튀어나오고 입 안에서 경적소리가 터져 나오고 무릎에서는 알람시계가 꺼질 때 나는 딸깍 소리가 났다.
“뭐?”
선장은 얼빠진 사람처럼 소리쳤다.
“너,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산호초 사이를 지나고 있다는 말이냐? 근처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40킬로미터나 떨어진 줄도 모르고?”
선장이 정곡을 찔렀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지적했다. 우리는 여기가 시드니의 곶인 줄로 알고 4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시드니 도선사들과 무전으로 통신한 것이다. 산호초에 걸려 상어가 우글거리는 바다로 침몰하지 않은 것이 기적이었다.
- ‘11장 방귀 뀌고 성질 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