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다정한 침묵 (VIVAVIVO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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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리안 쇼
• 옮긴이 : 최설희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2,000원
• 책꼴/쪽수 :
152x210, 312쪽
• 펴낸날 : 2016-12-16
• ISBN : 9788958076247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정상
• 추천기관 :
캐나다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도서상 후보작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청소년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청소년문학)
꿈꾸는도서관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청소년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청소년문학)
꿈꾸는도서관 추천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리안 쇼
25년간 교육계에서 일했다. 특히 대안교육에 헌신하여 육체적?정신적 어려움 혹은 학문적인 도전 과제가 있는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 등의 여러 작업을 했다. 지금은 은퇴해서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있는 야생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동물들을 돌보고, 그동안 만나 온 학생들을 생각하며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옮긴이 : 최설희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대학에 들어가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한국어와 영어의 매력을 전하고자 어학원에서 다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을 발굴하고 번역하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이뤄 가고 있다. 『내 꿈은 세계평화』『나는 왜 진짜 친구가 없을까?』『우리들의 다정한 침묵』『나는 왜 자꾸 미룰까?』 등의 책을 번역했다.
편집자 추천글
침묵 속에 꽃핀 우정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조용한 위로
캐나다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도서상 후보작
■ 줄거리
말을 잃어버린 17살 두 소녀가 있다. 알렉산드라는 자동차 사고로 유일한 친구를 잃은 후 스스로를 탓하며 말하기를 포기한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그 일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그 모든 말들이 버겁기만 하다. 조니는 타고난 병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어떤 사람도 조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지만, 조니는 대답은 물론이고 하고 싶은 질문이 산더미처럼 많다.
알렉산드라는 사회봉사 명령으로 조니가 있는 병원으로 가게 되고, 조니의 언어치료 훈련을 돕는다.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을 보고도 답답해하지 않는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과 호기심을 느끼는 둘.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말없이도 자신을 알아봐 주는 서로를 위해 마음속에 품어만 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다. 침묵에 빠진 두 소녀는 아픔을 딛고 세상에 진짜 나의 말을 할 수 있을까?
■ 출판사 리뷰
소란한 세상에서 말없이 전하는 위로와 우정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주변에서 힘을 준다고 하는 말들에 오히려 더 지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말 백 마디보다 그저 진심이 담긴 조용한 위로와 곁을 지켜 주는 존재 하나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의 두 주인공은 편견 없이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서로의 존재를 믿고 의지한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채 여섯 단어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눈빛, 행동, 존재감만으로 상대에게 치유와 위로를 전한다. 작가 리안 쇼는 아픔을 위로하는 데 화려한 수식어구 따위는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닌 오늘의 기쁨
사람들은 때때로 과거의 기억에 오랫동안 머문다. 오늘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이다. 두 주인공 역시 그랬다. 알렉산드라는 ‘만약 그때 이렇게 했다면’을 무기력하게 되풀이하면서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을 탓한다. 자신은 오늘을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나는 매일 밤 마음속에서 진실을 바꿔 보려고 그날 밤의 새로운 버전을 되풀이해 보았다. 장면을 모두 현실과는 다르게 찍은 이 영화들은 모두 아무도 죽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본문 128쪽
한편 조니는 몸에 덮쳐 오는 고통과 병실에 누워만 있는 지루한 시간을 잊고 싶다. 그래서 자꾸만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준 목걸이를 보며 과거의 행복한 기억 속으로만 숨어든다. 그러던 두 소녀는 조니의 언어치료 훈련을 함께 하게 되고 조니는 알렉산드라의 도움으로 난생처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렇게 한 건가? 저게 내 목소리인 건가? 내가 마음속에 있던 말을 공중으로 내보냈다. … 마법 같다.
- 본문 165쪽
알렉산드라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온 힘을 다하는 조니의 모습을 보고 어느새 스스로 말문을 연다. 침묵 속에 갇혀 있던 조니 또한 오랜 염원이었던 타인과의 대화를 하루하루 조금씩 이루어 가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오늘을 기대한다. 마침내 두 소녀는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기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말 오랜만에 여기에 있는 나와 오늘의 일만 생각했다. 바로 여기 이 병원에서 오늘 일어나는 일들. 목걸이에서 나를 멀리 과거로 데려갈 색깔을 찾고 싶지 않다. 나는 깨어 있고 싶다.
- 본문 179쪽
죽음에서 도망치지 않고 충분히 슬퍼하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 슬픔을 맞이하는 자세는 다양하지만 때로는 상실의 무게가 두려워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잊으려 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은 인물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 주면서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죽음을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간 존재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주인공 곁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알렉산드라는 친한 친구를 잃고 후회와 상실감에 주저앉았다.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말하기를 그만두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 죽는 걸 경험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완전히, 그리고 통째로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고 성장한다. 나는 왜 이걸 또다시 겪어야 할까? … 죽음은 누군가를 잃는 것이 아니다. 보통 잃는다는 건 그걸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도 있는 것이다. 죽음은 그냥 도둑이다. 누군가를 훔쳐 가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 본문 276쪽
조니는 병 때문에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일생을 죽음의 위협 아래 살면서 오히려 조니의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다.
나는 설령 죽음이라도 내 안의 깊은 곳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아낀 사람들 곁에 여전히 있지만 그저 그들이 더 이상 내 몸을 볼 수 없는 것뿐이다.
- 본문 261쪽
두려움 없이 죽음을 담담하게 대하는 조니를 보면서 알렉산드라는 죽음에 직면할 용기를 얻고, 아빠와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한다. 아빠도 아내의 죽음으로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알렉산드라. 쌓아만 왔던 감정을 터뜨리고 실컷 울며 떠나간 이들을 그리워한다. 소녀는 그렇게 죽음을 겪어 내며 한 뼘 더 성장한다.
“나 역시도 일을 달라지게 했을 수 있단다. 그랬다면 모든게 괜찮았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지금 그걸 바꿀 수는 없단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고 우리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해.”
“어떻게요? 어떻게 계속 이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요? 칼리가 죽었는데?”
“왜냐하면 너에겐 선택권이 없으니까. 그리고 칼리라면 네가 그러길 바랄 테니까.”
“어떻게 아세요?”
“나는 몰라. 하지만 너는 알잖니. 칼리가 네가 이렇게 방 안에 숨어 있기를 원할까? 그 애는 언제나 너를 이 방에서 끌어내 온갖 일을 벌이곤 했지.”
- 본문 282쪽
■ 본문 중에서
나는 아직 숨을 쉬고 먹고 자며 여기에 있다. 공간만 차지하면서. 칼리는 주위의 모든 이에게 활기를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의 공간을 가득 채웠었다. 이제 그녀는 갔고, 모든 것이 침묵하고 있다. 침묵은 어둡고 무겁다. 나는 나를 짓누르는 거대한 바위 같은 그 침묵을 가지고 다닌다. 땅에 묻혀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고 생각한다. 땅에 묻혀야 했던 건 나다.
- 본문 130쪽
내가 배우고 싶은 말은 대답보다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어쩌다가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내가 직접 세상에 묻고 답을 얻고 싶다.
- 본문 233쪽
친구라는 것은 되어 달라고 물어봐야 할까? 책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친구라고 했다. 친구는 서로의 문제를 도와주고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상대와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한다.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누군가를 직접 선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한 사람은 정말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안녕.”
내 뒤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너무 놀라서 몸이 펄쩍 뛰어올라 경직되는 게 느껴졌다. 한동안은 그 애를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이곳에 왔다. 오늘은 와야 하는 날도 아닌데 나와 시간을 보내겠다고 스스로 마음먹고서. 그 애가 그냥 내게 오고 싶어서 와 준 것이다.
- 본문 223~225쪽
캐나다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 도서상 후보작
■ 줄거리
말을 잃어버린 17살 두 소녀가 있다. 알렉산드라는 자동차 사고로 유일한 친구를 잃은 후 스스로를 탓하며 말하기를 포기한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 그 일에서 벗어나라고 하지만 그 모든 말들이 버겁기만 하다. 조니는 타고난 병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다. 어떤 사람도 조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지만, 조니는 대답은 물론이고 하고 싶은 질문이 산더미처럼 많다.
알렉산드라는 사회봉사 명령으로 조니가 있는 병원으로 가게 되고, 조니의 언어치료 훈련을 돕는다.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을 보고도 답답해하지 않는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과 호기심을 느끼는 둘.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말없이도 자신을 알아봐 주는 서로를 위해 마음속에 품어만 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다. 침묵에 빠진 두 소녀는 아픔을 딛고 세상에 진짜 나의 말을 할 수 있을까?
■ 출판사 리뷰
소란한 세상에서 말없이 전하는 위로와 우정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는 주변에서 힘을 준다고 하는 말들에 오히려 더 지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말 백 마디보다 그저 진심이 담긴 조용한 위로와 곁을 지켜 주는 존재 하나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의 두 주인공은 편견 없이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서로의 존재를 믿고 의지한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채 여섯 단어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눈빛, 행동, 존재감만으로 상대에게 치유와 위로를 전한다. 작가 리안 쇼는 아픔을 위로하는 데 화려한 수식어구 따위는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닌 오늘의 기쁨
사람들은 때때로 과거의 기억에 오랫동안 머문다. 오늘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이다. 두 주인공 역시 그랬다. 알렉산드라는 ‘만약 그때 이렇게 했다면’을 무기력하게 되풀이하면서 끊임없이 과거의 자신을 탓한다. 자신은 오늘을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일 이후 나는 매일 밤 마음속에서 진실을 바꿔 보려고 그날 밤의 새로운 버전을 되풀이해 보았다. 장면을 모두 현실과는 다르게 찍은 이 영화들은 모두 아무도 죽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본문 128쪽
한편 조니는 몸에 덮쳐 오는 고통과 병실에 누워만 있는 지루한 시간을 잊고 싶다. 그래서 자꾸만 얼굴도 모르는 엄마가 준 목걸이를 보며 과거의 행복한 기억 속으로만 숨어든다. 그러던 두 소녀는 조니의 언어치료 훈련을 함께 하게 되고 조니는 알렉산드라의 도움으로 난생처음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렇게 한 건가? 저게 내 목소리인 건가? 내가 마음속에 있던 말을 공중으로 내보냈다. … 마법 같다.
- 본문 165쪽
알렉산드라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온 힘을 다하는 조니의 모습을 보고 어느새 스스로 말문을 연다. 침묵 속에 갇혀 있던 조니 또한 오랜 염원이었던 타인과의 대화를 하루하루 조금씩 이루어 가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오늘을 기대한다. 마침내 두 소녀는 삶을 지속하는 힘은 어제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기쁨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말 오랜만에 여기에 있는 나와 오늘의 일만 생각했다. 바로 여기 이 병원에서 오늘 일어나는 일들. 목걸이에서 나를 멀리 과거로 데려갈 색깔을 찾고 싶지 않다. 나는 깨어 있고 싶다.
- 본문 179쪽
죽음에서 도망치지 않고 충분히 슬퍼하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한다. 그 슬픔을 맞이하는 자세는 다양하지만 때로는 상실의 무게가 두려워 죽음을 애써 외면하고 잊으려 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다정한 침묵>은 인물들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 주면서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은 죽음을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간 존재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 주인공 곁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알렉산드라는 친한 친구를 잃고 후회와 상실감에 주저앉았다.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말하기를 그만두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 죽는 걸 경험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완전히, 그리고 통째로 잃는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고 성장한다. 나는 왜 이걸 또다시 겪어야 할까? … 죽음은 누군가를 잃는 것이 아니다. 보통 잃는다는 건 그걸 다시 되찾을 수 있는 기회도 있는 것이다. 죽음은 그냥 도둑이다. 누군가를 훔쳐 가면 그냥 그대로 끝이다.
- 본문 276쪽
조니는 병 때문에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일생을 죽음의 위협 아래 살면서 오히려 조니의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다.
나는 설령 죽음이라도 내 안의 깊은 곳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아낀 사람들 곁에 여전히 있지만 그저 그들이 더 이상 내 몸을 볼 수 없는 것뿐이다.
- 본문 261쪽
두려움 없이 죽음을 담담하게 대하는 조니를 보면서 알렉산드라는 죽음에 직면할 용기를 얻고, 아빠와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한다. 아빠도 아내의 죽음으로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알렉산드라. 쌓아만 왔던 감정을 터뜨리고 실컷 울며 떠나간 이들을 그리워한다. 소녀는 그렇게 죽음을 겪어 내며 한 뼘 더 성장한다.
“나 역시도 일을 달라지게 했을 수 있단다. 그랬다면 모든게 괜찮았을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지금 그걸 바꿀 수는 없단다.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고 우리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해.”
“어떻게요? 어떻게 계속 이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어요? 칼리가 죽었는데?”
“왜냐하면 너에겐 선택권이 없으니까. 그리고 칼리라면 네가 그러길 바랄 테니까.”
“어떻게 아세요?”
“나는 몰라. 하지만 너는 알잖니. 칼리가 네가 이렇게 방 안에 숨어 있기를 원할까? 그 애는 언제나 너를 이 방에서 끌어내 온갖 일을 벌이곤 했지.”
- 본문 282쪽
■ 본문 중에서
나는 아직 숨을 쉬고 먹고 자며 여기에 있다. 공간만 차지하면서. 칼리는 주위의 모든 이에게 활기를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의 공간을 가득 채웠었다. 이제 그녀는 갔고, 모든 것이 침묵하고 있다. 침묵은 어둡고 무겁다. 나는 나를 짓누르는 거대한 바위 같은 그 침묵을 가지고 다닌다. 땅에 묻혀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고 생각한다. 땅에 묻혀야 했던 건 나다.
- 본문 130쪽
내가 배우고 싶은 말은 대답보다는 질문이다. 사람들이 어쩌다가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내가 직접 세상에 묻고 답을 얻고 싶다.
- 본문 233쪽
친구라는 것은 되어 달라고 물어봐야 할까? 책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는 걸 친구라고 했다. 친구는 서로의 문제를 도와주고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상대와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한다. 나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누군가를 직접 선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고 스스로 선택한 사람은 정말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안녕.”
내 뒤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너무 놀라서 몸이 펄쩍 뛰어올라 경직되는 게 느껴졌다. 한동안은 그 애를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이곳에 왔다. 오늘은 와야 하는 날도 아닌데 나와 시간을 보내겠다고 스스로 마음먹고서. 그 애가 그냥 내게 오고 싶어서 와 준 것이다.
- 본문 223~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