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행복교육 (학생을 살리고 시민을 깨우는 교육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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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정석원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5,000원
• 책꼴/쪽수 :
145x215, 240쪽
• 펴낸날 : 2019-08-09
• ISBN : 9788958077237
• 십진분류 : 사회과학 > 교육학 (370)
• 도서상태 : 정상
저자소개
지은이 : 정석원
공립학교와 대안학교에서 교육자로 경력을 다져 왔다. 젊은 시절 11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주입식 교육을 극복하고 재미있는 교실을 만들고자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30대 중반에는 필리핀의 재외국민 교육기관에서 교사와 수석교감으로 4년간 봉사했다. 아이들이 나라 밖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닌 채 세계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고 교육했다.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서울 목동에 있는 교회에서 4년간 중고등학생들을 지도했다. 학교생활에 힘겨워하는 그들이 꿈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위로했다. 그 후 성남 분당의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3년간 교장으로 사역했다. 그곳에서 교사와 부모들과 더불어 참교육의 길을 모색하며, 학생이 행복한 교육 현장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간의 활동을 통해 정리해 본 우리 교육에 대한 고민과 해답, 그리고 자녀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에 보낸 경험을 계기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덴마크 사회와 교육제도에 관한 연구가, 우리 교육 개혁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현재 목사로 사역 중이다.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서울 목동에 있는 교회에서 4년간 중고등학생들을 지도했다. 학교생활에 힘겨워하는 그들이 꿈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위로했다. 그 후 성남 분당의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3년간 교장으로 사역했다. 그곳에서 교사와 부모들과 더불어 참교육의 길을 모색하며, 학생이 행복한 교육 현장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간의 활동을 통해 정리해 본 우리 교육에 대한 고민과 해답, 그리고 자녀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에 보낸 경험을 계기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덴마크 사회와 교육제도에 관한 연구가, 우리 교육 개혁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현재 목사로 사역 중이다.
목차
들어가며_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chapter 1)
이토록 행복한 학교
: 덴마크의 교육체계
덴마크를 일으켜 세운 그룬트비의 사상
육아와 직장 모두 완벽하게? 슈퍼 맘은 없다!
유치원은 꿈꾸는 아이들의 놀이터다
덴마크인은 공교육을 신뢰한다 : 폴케스콜레
부모가 직접 세우는 자유학교 : 프리스콜레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 에프터스콜레
김나지움, 기술학교… 어디로든 길은 열려 있다
평생학습과 재충전의 장, 폴케호이스콜레
chapter 2)
학생이 행복한 나라, 덴마크
: 덴마크 학생들이 사는 법
원하는 대학이 있을 뿐, 대학의 서열은 없다
양극화 해소와 자아실현의 바탕, 무상교육
함께 노래하고 살아 있는 대화로 수업한다
직선적으로 이야기하며 자유롭게 토론한다
시험이 없어 일등도 꼴찌도 없이 모두가 즐겁다
사제 간의 신뢰로 싹트는 3년 고정 담임제
5퍼센트가 아닌, 95퍼센트를 위한 학교
서열 중심 말고, 사람 중심 교육으로
질문하라, 멍청한 질문은 없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자기의 시간대를 살아간다
생활에 필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운다
chapter 3)
우리의 행복한 미래 교육은 어디에
: 이 땅의 학생들을 위하여
창의융합 교육, ‘덜어 냄’에서 시작하라
집단지성,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교육과 성공의 새로운 공식, 소통과 협력
조급함은 버리고 호기심은 키워라 : 자기 주도성
꿈이 없는 세대를 꿈꾸게 하는 힘, 사회 안전망
평생학습이 개인과 국가의 자산이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찾게 하라
아이들에게 최고의 배움, 놀이를 돌려주라!
놀아야 건강하게 성장한다
일과 삶의 균형으로 가정과 사회를 지킨다
고3병, 대2병… 우리에게도 휘게 교육은 필요하다
나가며_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덴마크 사회
주석_ 참고 문헌
chapter 1)
이토록 행복한 학교
: 덴마크의 교육체계
덴마크를 일으켜 세운 그룬트비의 사상
육아와 직장 모두 완벽하게? 슈퍼 맘은 없다!
유치원은 꿈꾸는 아이들의 놀이터다
덴마크인은 공교육을 신뢰한다 : 폴케스콜레
부모가 직접 세우는 자유학교 : 프리스콜레
잠시 쉬었다 가도 괜찮아 : 에프터스콜레
김나지움, 기술학교… 어디로든 길은 열려 있다
평생학습과 재충전의 장, 폴케호이스콜레
chapter 2)
학생이 행복한 나라, 덴마크
: 덴마크 학생들이 사는 법
원하는 대학이 있을 뿐, 대학의 서열은 없다
양극화 해소와 자아실현의 바탕, 무상교육
함께 노래하고 살아 있는 대화로 수업한다
직선적으로 이야기하며 자유롭게 토론한다
시험이 없어 일등도 꼴찌도 없이 모두가 즐겁다
사제 간의 신뢰로 싹트는 3년 고정 담임제
5퍼센트가 아닌, 95퍼센트를 위한 학교
서열 중심 말고, 사람 중심 교육으로
질문하라, 멍청한 질문은 없다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자기의 시간대를 살아간다
생활에 필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운다
chapter 3)
우리의 행복한 미래 교육은 어디에
: 이 땅의 학생들을 위하여
창의융합 교육, ‘덜어 냄’에서 시작하라
집단지성,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교육과 성공의 새로운 공식, 소통과 협력
조급함은 버리고 호기심은 키워라 : 자기 주도성
꿈이 없는 세대를 꿈꾸게 하는 힘, 사회 안전망
평생학습이 개인과 국가의 자산이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찾게 하라
아이들에게 최고의 배움, 놀이를 돌려주라!
놀아야 건강하게 성장한다
일과 삶의 균형으로 가정과 사회를 지킨다
고3병, 대2병… 우리에게도 휘게 교육은 필요하다
나가며_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덴마크 사회
주석_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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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적 수준이다. 읽기, 수학, 과학 과목의 순위가 세계 10위 안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이처럼 ‘우수한’ 한국 교육에, 정작 필요한 세 가지가 실종됐다. 바로 삶과 꿈과 쉼이다. 우리 아이들에겐 자기만의 오롯한 삶과 꿈, 그리고 쉼이 없다. 그들에겐 학교와 학원에서의 삶만 있고, 부모와 교사의 꿈만 있으며, 쉼 없는 일상만이 기다린다. 결국 ‘자기 자신’이 없는 셈이다.
반면 덴마크의 학생들은 천천히 온갖 경험을 누린다. 자기 연령에 맞춰 자라나며 제 삶을 살고, 자기만의 꿈을 꾸며 진로를 찾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쉬엄쉬엄 공부해 나간다. 그들은 행복을 유예하지 않고 지금 누리며, 친구들과 그 행복을 나눈다. 그들의 학업성취도는 우리보다 ‘우수’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곳 어른들은 자기의 속도로 제 길을 찾아 나가는 아이들을 대견해하며 격려한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교육을 대하는 사회 저변의 인식에서 그 차이는 시작된다. 평등과 자율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교육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덴마크. 이 책 『덴마크 행복교육』은 그곳의 교육 문화와 사회상을 살펴보고, 그 독특한 시스템이 어떤 문화 배경에서 형성되었는지, 어떤 사회 환경에서 그 체제가 유지되고 발달해왔는지 확인한다. 또한 그것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찾고, 해묵은 난제가 산적한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아울러 살핀다.
척박한 환경, 쪼그라든 근대사…
덴마크는 어떻게 행복의 나라로 거듭났을까
덴마크는 보면 볼수록 신기한 나라다. 누구든 우울함에 빠지게 될 것만 같은 척박한 자연환경, 근대 유럽 열강들과의 싸움 속에서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국력.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러한 악조건들 속에서도 덴마크는 유럽의 강소국으로 거듭났고, 게다가 세계 행복 순위 1, 2위를 다투는 나라가 되었다. 제국주의와 산업화의 경쟁에서 탈락하여 깊은 수렁에 빠졌던 유럽의 변방 덴마크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질수록 그 사회적 그늘은 깊어진다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역설을, 덴마크는 대체 어떻게 극복하고 행복한 사회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오늘날 덴마크를 여유롭고 행복한 사회로 이끈 건 다름 아닌 교육의 힘이다. 덴마크에서 장차 새 시대를 이끌게 될 교육의 싹을 가꾼 이는, 국부(國父)로 칭송받는 교육자 그룬트비였다. 실의에 빠져 있던 덴마크인에게 활력을 북돋우는 한편,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는 민중의 자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올바른 교육의 길을 모색했다. 그룬트비는 당대의 의무교육을 ‘권력이 원하는 시민을 만드는’ 제도로 보고, 국가가 쥐고 있던 교육권을 부모에게 상당 부분 돌려주고자 했다. 교육 주체로서 자각을 갖게 하는 동시에, 의무교육의 범위를 공립학교와 자유학교로 넓혀 교육 수요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구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그는 사상가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어, 의회 의원으로도 활약하며 제도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관철해 나갔다.
행복한 부모와 아이, 그리고 사회
: 덴마크의 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덴마크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로부터 전담 간호사를 배정받는다. 간호사는 부모에게 육아 관련 정보와 의료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리고 충분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가 있어,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다. 아이가 생후 6개월만 지나면 시설과 환경이 좋은 집 근처 유아원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 직장에도 유아?유치원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덴마크 영유아의 대다수는 이처럼 사회에 마련된 시설에서 보살핌을 받는다. 유아?유치원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데도 당국에서는 원비의 75퍼센트를 지원한다.
아이가 학령기에 들어서면 부모는 공립학교(폴케스콜레)와 자유학교(프리스콜레) 중 선택하여 진학시킬 수 있다. 덴마크는 공교육과 의무교육이 일찌감치 보편화되었지만, 공교육을 강제하지 않고 대안적 교육제도를 갖춘 자유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공립학교는 학생에게 높은 성취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학생 각자의 개성과 능력에 맞추어 학습하게 하는 한편, 주어진 목표를 함께 이루어 가는 협력도 중시한다. 자유학교는 공교육 밖에 위치함에도 담당 기관은 학교 운영비의 75퍼센트를 지원한다. 자유학교는 자유로운 신념과 혁신으로 다음 세대를 가꾸어 나가는 덴마크 교육의 어엿한 기둥이다.
의무교육 후반기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진로를 모색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1~2년 과정의 에프터스콜레는 학생들이 관심사나 특기에 맞는 분야를 공부하며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는 곳이다. 학생들은 기숙생활을 하며 협력과 존중의 자세를 더욱 다진다. 이후 학생들은 김나지움에 들어가 대학 진학 준비를 하거나, 직업학교에 들어가 전문 직업인 수련을 받는 등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한다. 덴마크 사회에는 직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성인이 돼서는 언제든 평민대학(폴케호이스콜레)에 들어가 자기 성찰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성인들이 모여 자유로이 주제를 선택해 함께 토론하며 공부하는 평생학습 기관이다.
행복한 미래 교육을 위해
우리가 버리고 갖춰야 할 것들
덴마크의 이러한 교육 시스템은, 결국 학생을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적성과 관심사에 맞춰, 고유의 속도로,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는 덴마크 아이들. 그들에게 학생 시절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아니다. 그들은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학교에서 배우며 생활인으로서 기초를 다지고, 살아 있는 대화를 통해 관용과 협력, 자율과 책임의 가치를 익힌다. 서열화에 따른 차별을 받을 일이 없고, 개성과 취향을 존중받으며 그것을 살리는 교육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충분한 보육 및 교육 지원 시스템이다. 덴마크는 교육의 권리와 기회가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추구하는 가치에 의해 제약되거나 박탈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학생이 그런 것들에 상관없이 자기 진로를 택해 나아갈 수 있도록 무상교육과 각종 보조금 제도를 운영해 도전의 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 사회 양극화와 빈곤의 대물림이 날로 심화하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덴마크 행복교육』은 이처럼 우리와 상반되는 덴마크의 사회 분위기와 제도적 장치들에 주목한다.
덴마크는 사회 유동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소득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며,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와 실업급여 등 복지 혜택을 보장한다. 세금을 통한 소득의 재분배는 결국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 사회 유동성을 위한 또 하나의 축은 교육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도 붙잡기 어렵다. 교육이 일종의 ‘시장’으로 변해 경제력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고 있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학생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한 경기를 치르는 것과 같다.
지금 한국의 청년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타고 오를 사다리가 부러진 상황. 사회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청년들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다. 『덴마크 행복교육』이 덴마크의 복지와 교육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에 사회 유동성을 확보할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해서다. 잘 짜인 안전망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다시금 도전할 것이다. 자신의 길을 찾는 과감한 도전은, 실패해도 안전하게 받쳐 주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이 있을 때 가능하다.
반면 덴마크의 학생들은 천천히 온갖 경험을 누린다. 자기 연령에 맞춰 자라나며 제 삶을 살고, 자기만의 꿈을 꾸며 진로를 찾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쉬엄쉬엄 공부해 나간다. 그들은 행복을 유예하지 않고 지금 누리며, 친구들과 그 행복을 나눈다. 그들의 학업성취도는 우리보다 ‘우수’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곳 어른들은 자기의 속도로 제 길을 찾아 나가는 아이들을 대견해하며 격려한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교육을 대하는 사회 저변의 인식에서 그 차이는 시작된다. 평등과 자율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교육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덴마크. 이 책 『덴마크 행복교육』은 그곳의 교육 문화와 사회상을 살펴보고, 그 독특한 시스템이 어떤 문화 배경에서 형성되었는지, 어떤 사회 환경에서 그 체제가 유지되고 발달해왔는지 확인한다. 또한 그것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찾고, 해묵은 난제가 산적한 우리 교육 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아울러 살핀다.
척박한 환경, 쪼그라든 근대사…
덴마크는 어떻게 행복의 나라로 거듭났을까
덴마크는 보면 볼수록 신기한 나라다. 누구든 우울함에 빠지게 될 것만 같은 척박한 자연환경, 근대 유럽 열강들과의 싸움 속에서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국력.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러한 악조건들 속에서도 덴마크는 유럽의 강소국으로 거듭났고, 게다가 세계 행복 순위 1, 2위를 다투는 나라가 되었다. 제국주의와 산업화의 경쟁에서 탈락하여 깊은 수렁에 빠졌던 유럽의 변방 덴마크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질수록 그 사회적 그늘은 깊어진다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역설을, 덴마크는 대체 어떻게 극복하고 행복한 사회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오늘날 덴마크를 여유롭고 행복한 사회로 이끈 건 다름 아닌 교육의 힘이다. 덴마크에서 장차 새 시대를 이끌게 될 교육의 싹을 가꾼 이는, 국부(國父)로 칭송받는 교육자 그룬트비였다. 실의에 빠져 있던 덴마크인에게 활력을 북돋우는 한편,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는 민중의 자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올바른 교육의 길을 모색했다. 그룬트비는 당대의 의무교육을 ‘권력이 원하는 시민을 만드는’ 제도로 보고, 국가가 쥐고 있던 교육권을 부모에게 상당 부분 돌려주고자 했다. 교육 주체로서 자각을 갖게 하는 동시에, 의무교육의 범위를 공립학교와 자유학교로 넓혀 교육 수요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구상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그는 사상가로서의 역할을 뛰어넘어, 의회 의원으로도 활약하며 제도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관철해 나갔다.
행복한 부모와 아이, 그리고 사회
: 덴마크의 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덴마크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로부터 전담 간호사를 배정받는다. 간호사는 부모에게 육아 관련 정보와 의료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리고 충분하고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가 있어,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에 전념할 수 있다. 아이가 생후 6개월만 지나면 시설과 환경이 좋은 집 근처 유아원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 직장에도 유아?유치원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덴마크 영유아의 대다수는 이처럼 사회에 마련된 시설에서 보살핌을 받는다. 유아?유치원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데도 당국에서는 원비의 75퍼센트를 지원한다.
아이가 학령기에 들어서면 부모는 공립학교(폴케스콜레)와 자유학교(프리스콜레) 중 선택하여 진학시킬 수 있다. 덴마크는 공교육과 의무교육이 일찌감치 보편화되었지만, 공교육을 강제하지 않고 대안적 교육제도를 갖춘 자유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공립학교는 학생에게 높은 성취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학생 각자의 개성과 능력에 맞추어 학습하게 하는 한편, 주어진 목표를 함께 이루어 가는 협력도 중시한다. 자유학교는 공교육 밖에 위치함에도 담당 기관은 학교 운영비의 75퍼센트를 지원한다. 자유학교는 자유로운 신념과 혁신으로 다음 세대를 가꾸어 나가는 덴마크 교육의 어엿한 기둥이다.
의무교육 후반기에 이르면 본격적으로 진로를 모색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1~2년 과정의 에프터스콜레는 학생들이 관심사나 특기에 맞는 분야를 공부하며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는 곳이다. 학생들은 기숙생활을 하며 협력과 존중의 자세를 더욱 다진다. 이후 학생들은 김나지움에 들어가 대학 진학 준비를 하거나, 직업학교에 들어가 전문 직업인 수련을 받는 등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한다. 덴마크 사회에는 직업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성인이 돼서는 언제든 평민대학(폴케호이스콜레)에 들어가 자기 성찰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의 성인들이 모여 자유로이 주제를 선택해 함께 토론하며 공부하는 평생학습 기관이다.
행복한 미래 교육을 위해
우리가 버리고 갖춰야 할 것들
덴마크의 이러한 교육 시스템은, 결국 학생을 주체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적성과 관심사에 맞춰, 고유의 속도로,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천천히 나아가는 덴마크 아이들. 그들에게 학생 시절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아니다. 그들은 삶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학교에서 배우며 생활인으로서 기초를 다지고, 살아 있는 대화를 통해 관용과 협력, 자율과 책임의 가치를 익힌다. 서열화에 따른 차별을 받을 일이 없고, 개성과 취향을 존중받으며 그것을 살리는 교육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충분한 보육 및 교육 지원 시스템이다. 덴마크는 교육의 권리와 기회가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추구하는 가치에 의해 제약되거나 박탈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학생이 그런 것들에 상관없이 자기 진로를 택해 나아갈 수 있도록 무상교육과 각종 보조금 제도를 운영해 도전의 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 사회 양극화와 빈곤의 대물림이 날로 심화하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덴마크 행복교육』은 이처럼 우리와 상반되는 덴마크의 사회 분위기와 제도적 장치들에 주목한다.
덴마크는 사회 유동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소득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며, 전 국민에게 무상의료와 실업급여 등 복지 혜택을 보장한다. 세금을 통한 소득의 재분배는 결국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밑바탕이 된다. 사회 유동성을 위한 또 하나의 축은 교육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는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도 붙잡기 어렵다. 교육이 일종의 ‘시장’으로 변해 경제력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고 있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학생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한 경기를 치르는 것과 같다.
지금 한국의 청년들은 꿈을 꾸지 않는다. 타고 오를 사다리가 부러진 상황. 사회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청년들은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다. 『덴마크 행복교육』이 덴마크의 복지와 교육에 주목하는 것은 한국에 사회 유동성을 확보할 새로운 물꼬를 트기 위해서다. 잘 짜인 안전망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다시금 도전할 것이다. 자신의 길을 찾는 과감한 도전은, 실패해도 안전하게 받쳐 주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이 있을 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