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구 여행기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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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문경연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8,800원
• 책꼴/쪽수 :
138×210, 272쪽
• 펴낸날 : 2020-01-17
• ISBN : 9788958077466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정상
• 추천기관 :
세종도서 문학나눔 수필 분야 선정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문경연
문구 여행을 다닐 정도로 문구를 좋아합니다. 여행에서 만난 문구와 문방구가 온 삶을 흔들었습니다.
찬란한 순간을 간직하는 문구의 힘을 믿습니다.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 키퍼’를 운영하며 문구를 연구하고, 만들고, 사용하고, 소개합니다.
찬란한 순간을 간직하는 문구의 힘을 믿습니다. 문구 브랜드 ‘아날로그 키퍼’를 운영하며 문구를 연구하고, 만들고, 사용하고, 소개합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의 문구 여행기
‘아날로그 키퍼’ 문경연의 문구 여행기
목차
문구를 좋아하시나요?
prologue_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1부 : 나를 찾는 여행
0. 여행의 시작
1. 파리. 문구 여행 워밍업
2. 베를린, 기록광을 위한 도시
3. 바르셀로나, 평화
4. 런던, 행복과 불안의 변덕
5. 뉴욕, 나의 취향을 정의하다
* 아날로그 키퍼의 시작
2부 : 문구 여행은 계속됩니다
0. 문구 여행의 기술
1. 도쿄, 취미는 문구입니다
2. 상하이, 문구란 무엇인가
epilogue_문구 여행을 떠나는 당신께
소개된 문방구 목록
prologue_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1부 : 나를 찾는 여행
0. 여행의 시작
1. 파리. 문구 여행 워밍업
2. 베를린, 기록광을 위한 도시
3. 바르셀로나, 평화
4. 런던, 행복과 불안의 변덕
5. 뉴욕, 나의 취향을 정의하다
* 아날로그 키퍼의 시작
2부 : 문구 여행은 계속됩니다
0. 문구 여행의 기술
1. 도쿄, 취미는 문구입니다
2. 상하이, 문구란 무엇인가
epilogue_문구 여행을 떠나는 당신께
소개된 문방구 목록
편집자 추천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요즘,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를 내어 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나의 문구 여행기』는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진로 고민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옮긴 것이다. 그녀가 이 여행을 다녀온 뒤 시작한 ‘아날로그 키퍼’는 문구인들이 이른바 ‘덕질’한다는 문구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인생을 흔든 문구 여행기는 물론, ‘아날로그 키퍼’가 탄생하던 순간, 문방구 주인이 된 이후에 떠난 한층 더 무르익은 문구 탐구의 기록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흔해빠진 성공기도, 낭만적인 여행기도 아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현실적인 여행기이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자기와의 대화가 가득한 에세이다. 작가는 여행 내내 끊임없이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린다.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은 친구들을 보는 마음, 취업을 앞두고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 자신에 대한 불확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 고뇌한 기록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할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뗀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가는 이 여행을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찬란한 순간을 간직하는 문구의 매력
작가는 문구를 이렇게 표현한다. ”제 몸보다 큰 무엇인가를 붙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스티커, 몸을 깎아 나의 실수를 지워줄 지우개, 나와 다른 이의 약속이 되어줄 영수증 책과 모두에게 공평한 자….” 작가의 문구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를 기록하고, 책상 위의 모든 순간을 찬란한 순간으로 간직하는 문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책 곳곳에는 여행에서 만난 문구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새롭게 담은 사진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문구인들에게는 문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문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이들에게는 문구 사랑의 시작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구 여행 중에 쓴 일기와 메모 등 작가의 손 글씨로 가득한 기록도 책 속에 그대로 실었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눌러쓴 기록을 보며 독자들은 문구를 통해 무언가를 기록하고 간직하는 힘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아날로그 키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브랜드 탄생 비화와 앞으로의 방향성 등 아날로그 키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여행 에세이의 탄생, 문구 여행의 기술 대방출!
이 책에는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7개 도시의 27개 문방구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가 펼쳐진다. 각 도시의 개성을 오롯이 품은 문방구, 그곳에서 만난 온갖 문구들을 탐미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문구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라도 문구를 보러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정도다. 또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명 문방구와 동네 문방구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작가가 방문한 문방구들은 위치와 홈페이지 정보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행을 하며 각 도시를 상징하는 마그넷을 모으는 사람이 있듯이, 이 책은 여행을 하는 새로운 매개체로 ‘문구’를 제안한다. 이런 점에서 『나의 문구 여행기』는 새로운 여행 에세이의 탄생을 알리는 책이기도 하다.
문구 덕후이자 문방구 주인이 떠난 여행인 만큼 여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문구 정보도 가득하다. 문구 여행에 필요한 문구는 무엇인지, 그 문구들을 어떻게 들고 가서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지 다양한 팁들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문구 여행을 떠나본 여행자들만이 알 수 있는 문구 여행의 기술도 전수한다. 이를테면 해외에서 문방구 찾는 법, 그 나라나 도시에서만 찾을 수 있는 문구 브랜드 탐색법, 구매한 문구들을 안전하게 가지고 오는 법, 문구를 활용해 나만의 여행 기록을 남기는 팁까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문구 여행을 떠나보자. 작가의 말처럼, 간판에서 ‘문구’ '종이‘ ’사무용품‘ 단어를 발견했을 때, 그곳의 문을 여는 것만으로 문구 여행은 시작된다.
■ 책 속으로
나는 문방구를 나올 때면 매번 한국에 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쓸 편지를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내내 곱씹은 첫 문장을 따끈따끈한 편지지에 풀어놓을 때면 문구 여행의 의미가 바로 선다. 그리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본. 내가 직접 쓴 편지. 단 한 문장만 적더라도 그 편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장의 원본이기에, 그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_p.73
오래된 카드기를 꾹꾹 누르며 계산하는 문방구 주인의 주변을 살피니 만년필, 양장 다이어리, 문진 등 소중히 여기는 문구가 가득하다. 주인이 매일 문구에 둘러싸여 자신의 보물섬으로 놀러온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볼 것을 상상하니 내가 꿈꾸는 문방구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_p.76
필요한 문구가 생기면 바로 달려올 수 있는 곳, 떠오르는 영감을 표현할 새로운 재료와 문구에 주저 없이 도전하고, 모르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곳. 무엇보다도 모듈러는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곳이다. 여행 중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보자.
_p.84
“그냥 이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야.”
그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다. 좋아하는 것을 당연하게 행동으로 옮기고 이야기하는 당당한 모습. 작은 행동과 문장에서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문구 여행을 하는 나에게는 없는 태도다.
문구를 좋아해서 여행까지 떠나온 나지만 애인을 제외하고 단한 번도 이 여행을 ‘문구 여행’이라고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긴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 문구 여행이라고 쉽게 말했을지 몰라도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문구 여행’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문방구 주인이 꿈이라는 말도, 문구를 너무 좋아해서 월급의 절반을 다 써버린다는 말도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하지 않았고 신나는 감정을 억눌렀다.
_p.95~97
베를린에서 얻은 것은 ‘나’를 ‘나’로서 말하는 법이다. 무엇을 입고 먹고 사는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좋아하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흐릿하고 긴가민가했던 ‘문방구 주인’이라는 꿈이 조금 더 선명해졌기에 그 자체로 충만했던 시간이다.
_p.120
나는 조금 수고롭게 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호들갑을 떨 수 있어야 문방구 문을 나섰을 때 100점짜리 행복을 느낀다. 먼지를 후후 불어 찾아낸 문구와 종이 위에서 오래도록 뛰어노는 것이 내가 문구를 사용하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뉴욕에서 가장 기대한 문방구이기에 99점짜리 행복이 아쉽기는 했지만, 비로소 내가 나의 취향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가 어떤 문구를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조금 더 단단해졌다.
_p.163~164
역시 문구의 세계는 끝이 없다. 봉투와 엽서 하나로도 이렇게 오래, 그리고 마음 깊이 놀 수 있다니. 행복하다.
_p.172
솔직히 말하자면 문구 여행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다. 문방구에 찾아가고, 사진 찍는 게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했다. ? 그렇지만 배배 꼬인 마음을 이겨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잔뜩 흡수했다. 마음껏 호들갑을 떨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는 경험이 즐거웠고, 그 공간을 꾸며나가는 주인과 직원들을 직접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꿈이 선명해졌다.
_p.180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요즘,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를 내어 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나의 문구 여행기』는 여느 20대들과 마찬가지로 취업, 학자금 대출, 아르바이트, 진로 고민 등으로 치열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보러 불쑥 떠난 ‘문구 여행’의 기록을 옮긴 것이다. 그녀가 이 여행을 다녀온 뒤 시작한 ‘아날로그 키퍼’는 문구인들이 이른바 ‘덕질’한다는 문구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 책에는 작가의 인생을 흔든 문구 여행기는 물론, ‘아날로그 키퍼’가 탄생하던 순간, 문방구 주인이 된 이후에 떠난 한층 더 무르익은 문구 탐구의 기록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흔해빠진 성공기도, 낭만적인 여행기도 아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현실적인 여행기이자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자기와의 대화가 가득한 에세이다. 작가는 여행 내내 끊임없이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린다.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은 친구들을 보는 마음, 취업을 앞두고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난 자신에 대한 불확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 고뇌한 기록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작가는 문구 여행을 하면서 문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자신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할 용기를 낸다. 그리고 한때는 부끄럽고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뗀다.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용기를 낸 것이다. 작가는 이 여행을 ‘좋아하는 것을 어디까지 좋아할 수 있는지 실험한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찬란한 순간을 간직하는 문구의 매력
작가는 문구를 이렇게 표현한다. ”제 몸보다 큰 무엇인가를 붙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스티커, 몸을 깎아 나의 실수를 지워줄 지우개, 나와 다른 이의 약속이 되어줄 영수증 책과 모두에게 공평한 자….” 작가의 문구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를 기록하고, 책상 위의 모든 순간을 찬란한 순간으로 간직하는 문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책 곳곳에는 여행에서 만난 문구들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새롭게 담은 사진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문구인들에게는 문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문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이들에게는 문구 사랑의 시작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문구 여행 중에 쓴 일기와 메모 등 작가의 손 글씨로 가득한 기록도 책 속에 그대로 실었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눌러쓴 기록을 보며 독자들은 문구를 통해 무언가를 기록하고 간직하는 힘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아날로그 키퍼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브랜드 탄생 비화와 앞으로의 방향성 등 아날로그 키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새로운 여행 에세이의 탄생, 문구 여행의 기술 대방출!
이 책에는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7개 도시의 27개 문방구에 대한 아름다운 묘사가 펼쳐진다. 각 도시의 개성을 오롯이 품은 문방구, 그곳에서 만난 온갖 문구들을 탐미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문구에 관심이 없던 이들이라도 문구를 보러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정도다. 또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명 문방구와 동네 문방구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작가가 방문한 문방구들은 위치와 홈페이지 정보 등이 수록되어 있다. 여행을 하며 각 도시를 상징하는 마그넷을 모으는 사람이 있듯이, 이 책은 여행을 하는 새로운 매개체로 ‘문구’를 제안한다. 이런 점에서 『나의 문구 여행기』는 새로운 여행 에세이의 탄생을 알리는 책이기도 하다.
문구 덕후이자 문방구 주인이 떠난 여행인 만큼 여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문구 정보도 가득하다. 문구 여행에 필요한 문구는 무엇인지, 그 문구들을 어떻게 들고 가서 어디에 활용하면 좋을지 다양한 팁들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문구 여행을 떠나본 여행자들만이 알 수 있는 문구 여행의 기술도 전수한다. 이를테면 해외에서 문방구 찾는 법, 그 나라나 도시에서만 찾을 수 있는 문구 브랜드 탐색법, 구매한 문구들을 안전하게 가지고 오는 법, 문구를 활용해 나만의 여행 기록을 남기는 팁까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문구 여행을 떠나보자. 작가의 말처럼, 간판에서 ‘문구’ '종이‘ ’사무용품‘ 단어를 발견했을 때, 그곳의 문을 여는 것만으로 문구 여행은 시작된다.
■ 책 속으로
나는 문방구를 나올 때면 매번 한국에 있는 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쓸 편지를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내내 곱씹은 첫 문장을 따끈따끈한 편지지에 풀어놓을 때면 문구 여행의 의미가 바로 선다. 그리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원본. 내가 직접 쓴 편지. 단 한 문장만 적더라도 그 편지는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장의 원본이기에, 그자체로 충분히 훌륭하다.
_p.73
오래된 카드기를 꾹꾹 누르며 계산하는 문방구 주인의 주변을 살피니 만년필, 양장 다이어리, 문진 등 소중히 여기는 문구가 가득하다. 주인이 매일 문구에 둘러싸여 자신의 보물섬으로 놀러온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볼 것을 상상하니 내가 꿈꾸는 문방구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_p.76
필요한 문구가 생기면 바로 달려올 수 있는 곳, 떠오르는 영감을 표현할 새로운 재료와 문구에 주저 없이 도전하고, 모르는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곳. 무엇보다도 모듈러는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곳이다. 여행 중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보자.
_p.84
“그냥 이게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야.”
그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다. 좋아하는 것을 당연하게 행동으로 옮기고 이야기하는 당당한 모습. 작은 행동과 문장에서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문구 여행을 하는 나에게는 없는 태도다.
문구를 좋아해서 여행까지 떠나온 나지만 애인을 제외하고 단한 번도 이 여행을 ‘문구 여행’이라고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긴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 문구 여행이라고 쉽게 말했을지 몰라도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문구 여행’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문방구 주인이 꿈이라는 말도, 문구를 너무 좋아해서 월급의 절반을 다 써버린다는 말도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하지 않았고 신나는 감정을 억눌렀다.
_p.95~97
베를린에서 얻은 것은 ‘나’를 ‘나’로서 말하는 법이다. 무엇을 입고 먹고 사는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싶고 좋아하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흐릿하고 긴가민가했던 ‘문방구 주인’이라는 꿈이 조금 더 선명해졌기에 그 자체로 충만했던 시간이다.
_p.120
나는 조금 수고롭게 사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호들갑을 떨 수 있어야 문방구 문을 나섰을 때 100점짜리 행복을 느낀다. 먼지를 후후 불어 찾아낸 문구와 종이 위에서 오래도록 뛰어노는 것이 내가 문구를 사용하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뉴욕에서 가장 기대한 문방구이기에 99점짜리 행복이 아쉽기는 했지만, 비로소 내가 나의 취향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내가 어떤 문구를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조금 더 단단해졌다.
_p.163~164
역시 문구의 세계는 끝이 없다. 봉투와 엽서 하나로도 이렇게 오래, 그리고 마음 깊이 놀 수 있다니. 행복하다.
_p.172
솔직히 말하자면 문구 여행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다. 문방구에 찾아가고, 사진 찍는 게 부끄럽고 창피하기도 했다. ? 그렇지만 배배 꼬인 마음을 이겨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잔뜩 흡수했다. 마음껏 호들갑을 떨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는 경험이 즐거웠고, 그 공간을 꾸며나가는 주인과 직원들을 직접 만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꿈이 선명해졌다.
_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