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렘브란트의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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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린 컬렌
• 옮긴이 : 유혜경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1,000원
• 책꼴/쪽수 :
148x210, 296쪽
• 펴낸날 : 2008-07-15
• ISBN : 9788958072324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저자소개
지은이 : 린 컬렌
여행에 욕심 많고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답게 린 컬렌은 8년에 걸친 자료 수집과 여행 끝에 첫 번째 장편소설 『나는… 렘브란트의 딸이다』를 선보였다. 2007년 반즈앤노블이 선정한 ‘걸출한 신인 작가’에 뽑히기도 한 저자는 주로 아동 그림책을 집필해 왔으며, 1999년 『가장 강한 마음』(The Mightiest Heart)으로 조지아 작가상을 수상했다. 애틀랜타에서 남편 마이클과 세 딸과 함께 살고 있으며, 뒷마당에서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새 작품을 구상중이다.
옮긴이 : 유혜경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한서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통역번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제회의 통역사 및 번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너만의 명작을 그려라』, 『침대 밑 악어』, 『21세기 걸리버 여행기』, 『광기』,『차가운 피부』 등 다수가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한물간 대 화가 렘브란트와 하녀 사이에서 태어난 코르넬리아는 역병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이복 오빠 티튀스, 까다로운 아버지와 함께 살아간다. 시대에 맞는 그림을 그려주지 않는다는 것과 문란한 사생활이 문제가 되어 사람들은 더 이상 렘브란트의 그림을 사지 않았고, 먹고사는 문제에 무심한 아버지 대신 코르넬리아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가난과 평생 따라다닐 출생에 대한 수치감에 시달리면서도 상류층 생활을 꿈꾸던 코르넬리아는 티튀스의 결혼식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줄 만한 소년 카렐을 만난다. 카렐은 그림 중개인인 헤릿 판 아윌렌뷔르흐의 집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화가 볼 페르디난트에게 그림을 배우고 있는 부유하고 잘생긴 소년이다. 렘브란트와 함께 헤릿에게 그림을 보여주러 간 코르넬리아는 카렐에게 무례하게 군 아버지를 더욱 미워하게 된다.
이처럼 코르넬리아에게 있어 렘브란트는 자신과 어머니를 평생 창피와 수치 가운데 살게 한 야속한 사람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은 두 딸의 이름을 그대로 자신에게 물려준 한심하고도 무심한 사람이다.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하나님과 절친한 척 하는 정신병자다.
코르넬리아는 그런 아버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르는 유일한 제자 닐도 이해할 수 없다. 닐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코르넬리아의 관심은 자신과 카렐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인 그림을 카렐이 집안 사업을 물려받는다는 이유로 그만두지 않게 할 방도를 찾는 데 온통 쏠려 있다.
한편, 역병이 다시 돈다는 소문은 사람들을 불안감으로 몰고 가고, 그 불안감은 적중한다. 아내의 임신 소식에 기뻐하던 티튀스가 역병에 걸린 것이다. 이미 역병으로 아내와 엄마를 잃은 렘브란트와 코르넬리아는 티튀스를 살릴 방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코르넬리아는 어머니의 유품인 빨간 진주 목걸이가 액운을 면하게 한다는 말을 믿고 티튀스의 침대에 목걸이를 놓아둔다. 하지만 그 목걸이를 발견한 아버지는 코르넬리아에게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사실 그 목걸이는 헨드리키에가 다른 남자에게 받은 것이었다), 아버지의 야단에 화가 나고 티튀스의 죽음이 두려운 코르넬리아는 미친 듯이 뛰어나가 카렐에게로 뛰어간다. 하지만 수년 전 어머니를 역병으로 잃은 카렐은 두려움에 가득 차 코르넬리아를 문전박대한다. 절망에 휘청거리던 코르넬리아는 카렐의 삼촌에게 이끌려 그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가 바로 어릴 적 자신의 집 주위를 지나가곤 하던 노란 콧수염의 아저씨이며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류하는 친아버지를 뿌리치고 티튀스의 곁으로 돌아온 코르넬리아는, 남의 아이를 낳은 여인을 존중한 아버지, 역병 환자들을 간호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아픈 추억을 뒤로하고 끝까지 자신들의 곁에 남아 준 닐의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티튀스를 묻고 돌아온 날, 코르넬리아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닐의 모습을 보면서 렘브란트는 신의 손에 이끌려 명화 <유대인 신부>(작중 <더없이 위대한 사랑>)를 완성한다.
가난과 평생 따라다닐 출생에 대한 수치감에 시달리면서도 상류층 생활을 꿈꾸던 코르넬리아는 티튀스의 결혼식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줄 만한 소년 카렐을 만난다. 카렐은 그림 중개인인 헤릿 판 아윌렌뷔르흐의 집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화가 볼 페르디난트에게 그림을 배우고 있는 부유하고 잘생긴 소년이다. 렘브란트와 함께 헤릿에게 그림을 보여주러 간 코르넬리아는 카렐에게 무례하게 군 아버지를 더욱 미워하게 된다.
이처럼 코르넬리아에게 있어 렘브란트는 자신과 어머니를 평생 창피와 수치 가운데 살게 한 야속한 사람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은 두 딸의 이름을 그대로 자신에게 물려준 한심하고도 무심한 사람이다.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하나님과 절친한 척 하는 정신병자다.
코르넬리아는 그런 아버지를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르는 유일한 제자 닐도 이해할 수 없다. 닐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코르넬리아의 관심은 자신과 카렐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인 그림을 카렐이 집안 사업을 물려받는다는 이유로 그만두지 않게 할 방도를 찾는 데 온통 쏠려 있다.
한편, 역병이 다시 돈다는 소문은 사람들을 불안감으로 몰고 가고, 그 불안감은 적중한다. 아내의 임신 소식에 기뻐하던 티튀스가 역병에 걸린 것이다. 이미 역병으로 아내와 엄마를 잃은 렘브란트와 코르넬리아는 티튀스를 살릴 방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코르넬리아는 어머니의 유품인 빨간 진주 목걸이가 액운을 면하게 한다는 말을 믿고 티튀스의 침대에 목걸이를 놓아둔다. 하지만 그 목걸이를 발견한 아버지는 코르넬리아에게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고(사실 그 목걸이는 헨드리키에가 다른 남자에게 받은 것이었다), 아버지의 야단에 화가 나고 티튀스의 죽음이 두려운 코르넬리아는 미친 듯이 뛰어나가 카렐에게로 뛰어간다. 하지만 수년 전 어머니를 역병으로 잃은 카렐은 두려움에 가득 차 코르넬리아를 문전박대한다. 절망에 휘청거리던 코르넬리아는 카렐의 삼촌에게 이끌려 그의 집으로 가게 되고 그가 바로 어릴 적 자신의 집 주위를 지나가곤 하던 노란 콧수염의 아저씨이며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류하는 친아버지를 뿌리치고 티튀스의 곁으로 돌아온 코르넬리아는, 남의 아이를 낳은 여인을 존중한 아버지, 역병 환자들을 간호하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아픈 추억을 뒤로하고 끝까지 자신들의 곁에 남아 준 닐의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티튀스를 묻고 돌아온 날, 코르넬리아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닐의 모습을 보면서 렘브란트는 신의 손에 이끌려 명화 <유대인 신부>(작중 <더없이 위대한 사랑>)를 완성한다.
편집자 추천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함께 17세기 유럽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렘브란트
그의 그림자 속에서 자아를 찾고자 분투했던 한 소녀의 아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훌륭하게 그려낸 렘브란트의 진면목을 만난다
반즈앤노블이 꼽은 ‘걸출한 신인 작가’ 린 컬렌이 8년 동안 연구한 끝에 펴낸 감성 팩션 소설!
렘브란트 작품에 드러난 거친 질감과 과감한 명암 기법은 굴곡진 그의 삶으로 그려낸 것이었다
“마른 빵만 먹어도 좋으니 2주일간 계속 그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내 수명에서 10년이라도 내어줄 텐데.”
<유대인 신부>를 감상하던 반 고흐로부터 이러한 찬사를 받은 렘브란트지만, 사실 그는 명성에 비해 작품이나 삶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다. 자화상을 많이 남긴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천재 화가 정도로만 알려진 렘브란트가 그의 작품과 황금시대의 암스테르담을 연구하던 린 컬렌에 의해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은 그래서 반가운 일이다.
책 제목 그대로, 작가는 렘브란트의 딸 코르넬리아의 성장담을 통해 대 화가 렘브란트와 그의 작품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렘브란트의 성공과 몰락, 몰락한 가운데서도 뜨겁게 피어오른 예술혼 등 표면적으로 관찰 가능한 것보다는 렘브란트가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 두 가지 이유, 즉 문란한 사생활과 당시의 화풍에 편승하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실존했던 인물들과 배경을 소재로만 차용했던 기존의 스릴러?미스터리 팩션 소설과는 달리, 『나는… 렘브란트의 딸이다』에는 8년 동안의 자료 수집이 무색하지 않게 렘브란트의 가족사와 작품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농도 짙게 녹아 있다. 특히 열한 점이나 되는 작품에 대한 상상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기존의 팩션 소설에 싫증난 독자라면 이 책을 주목해 볼 만하다.
독특한 구성의 묘미
1. 잘 짜인 한 편의 영화를 보듯
1670년 암스테르담. 갓 결혼한 코르넬리아는 새로운 땅을 향해 떠날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 렘브란트의 그림을 팔려 한다. 그림을 사러 온 사람들은 한때 왕자들이 비싼 값에 주고 사가던 렘브란트의 그림에 터무니없는 값을 제시한다. 그림을 파는 것에 흥미를 잃은 코르넬리아는 그중 한 점의 그림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지난날들을 떠올린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코르넬리아가 마지막 장에서 그림을 안 팔기로 하고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현재의 시점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회상의 시간을 유영한다. 17세기,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 그리던 평면적 구성의 화풍에 한계를 느끼고 인물을 과감히 배치하여 그림에 입체성을 부여한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일까. 작가 린 컬렌은 그 회상의 공간마저도 시간의 흐름 순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코르넬리아의 꼬마 시절과 소녀 시절을 넘나들며, 렘브란트에 대한 헨드리키에의 헌신적 사랑, 렘브란트가 품었던 인간애,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내밀한 감정이 표현된 그의 작품 이야기를 입체적이고도 유려하게 펼쳐나간다.
2. 한 점의 그림을 감상하듯
작가는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베드로>, <두 흑인>, <포목 상인 조합의 대표들>, <클라우디우스 시빌리스와 바타비아족의 공모>, <데이만 박사의 해부학 강의>, <주노>, <플로라로 변신한 사스키아>, <밧세바>, <열린 문 앞의 헨드리키에>, <헨드리키에>, <목욕하는 여인> 등 렘브란트의 작품 열한 점을 모티브 삼아 렘브란트의 가족사와 그림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렘브란트가 단 몇 번의 붓질만으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듯이, 린 컬렌은 팩트와 픽션 사이의 부자연스러운 경계를 설득력 있는 상상력으로 자연스레 터치함으로써 팩션 소설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도슨트에게 듣는 해설보다 더 재밌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이야기는 8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소설적 재미를 극대화한 탄탄한 구성
1. 갈등과 극적인 화해
어머니를 역병으로 여읜 코르넬리아는 태생에 대한 수치감과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려가야 하는 고된 생활 속에서도 언젠가 찾아올 멋진 왕자님을 꿈꾸는 전형적인 십대 소녀다. 남루한 부엌에 친구라고는 늙은 고양이 타이거 하나밖에 없는 초라한 현실이지만 『처녀의 미덕』 등을 빌려 읽으며 상류 생활을 독학(?)한다.
사실 코르넬리아가 아버지를 미워하는 이유는 어머니 헨드리키에와 자신을 불행하게 했다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도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그림을 가르쳐 주지 않는 아버지, 고양이 타이거는 모델로 쓸지언정 자신을 그리지는 않는 아버지, 어려서 죽은 두 딸의 이름을 고대로 물려준 아버지 등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을 나누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이다.
총체적인 불행을 안겨 준 아버지를 늙은 수탉, 늙은 여우, 촛불이나 낭비하는 미치광이 늙은이로 표현하면서도 아버지와 그의 그림이 폄하당하는 것을 못 견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코르넬리아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코르넬리아가 친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일대 전환을 맞는다. 코르넬리아는 남의 아이를 낳은 여인을 존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애정으로 대한 렘브란트의 인격과 그림과 신앙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품게 된다.
작가는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정도로만 활용함으로써 재미와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2. 인간사의 영원한 화두, 사랑과 배신
오랜 세월 동안 가난과 출생에 대한 수치감을 달고 살았던 코르넬리아는,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자신이 ‘못생긴 고집쟁이’, ‘막돼먹은 화가의 딸’인 줄만 알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화가의 눈을 가진 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 한 남자가 나타난다. 부유하고 잘생긴 카렐. 카렐로 인해 코르넬리아는 두근거림, 인연이 떠나갈 것만 같은 초조함, 내일에 대한 기대 등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을 경험하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배운다.
이런 코르넬리아에게 아버지 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충성스러운 제자 닐의 섬세한 배려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했던가. 코르넬리아는 사랑하는 오빠 티튀스를 역병으로 보내야 하는 가슴 아픈 상황에서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된다.
3. 황금시대를 구가한 17세기 암스테르담의 풍취
17세기 네덜란드는 해상강국답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고, 당시 세계 최대의 해항이었던 암스테르담은 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다.
동인도회사에서 들여온 물건을 쇼핑하고, 하인을 대동하고 다니며, 초콜릿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대표되는 상류층 사람들, 운하를 사이에 두고 상류층 반대쪽에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 네 명 중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무서운 흑사병이 창궐하던 당시의 사회모습 등 황금시대를 구가하던 네덜란드의 밝고 어두운 면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가난한 집조차 그림을 걸어둘 만큼 풍요로운 문화를 누렸던 암스테르담의 분위기와 운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느껴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걸출한 신인 작가’ 린 컬렌의 8년 노력 끝에 다시 태어난 렘브란트
도덕적으로 엄격한 당시 암스테르담에서 스무 살이나 차이 나는 하녀와 결혼도 하지 않고 살면서 아이까지 낳은 렘브란트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루아침에 명성과 부귀를 잃은 렘브란트는 불행했을까? 그의 몰락은 흔히 말하듯 예술가 특유의 광기 때문이었을까, 도덕적 문란함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는 정말 몰락한 걸까?
렘브란트가 자신의 생각을 적은 편지나 문서들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알 길이 없지만, 린 컬렌은 긴 시간 자료를 수집하면서 렘브란트를 붓이 아닌 삶으로 그림을 그린 화가로 새롭게 복원시켰다. 한때 국내외 왕자들도 즐겨 찾던 렘브란트는 당시 화풍이었던 평면적 구성에서 벗어나 빛과 어둠을 대담하게 사용하면서부터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당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위대한 예술세계가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유명세가 떠나면서부터다. 복잡다단한 인간의 감정과 종교적 정감을 깊이 있게 표현한 걸로 극찬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그 특유의 명암법 덕이기 때문이다. 4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인정받고 있는 명암법은 어쩌면 영욕을 삶으로 겪어내면서 터득한 기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한 천재 화가 렘브란트처럼, 코르넬리아와 렘브란트의 갈등, 렘브란트의 몰락 배경, 그의 그림 속에 담겨진 가치를 린 컬렌은 인물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냈다.
렘브란트의 생애
렘브란트 반 라인은 1606년 7월 15일, 물방앗간 집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인 렘브란트는 당시의 거장 라스트만에게 그림을 배웠는데, 6개월 만에 스승을 앞지를 만큼 훌륭한 실력에 그의 집은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귀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렘브란트는 명성에 힘입어 명문가의 사스키아와 결혼하고 저택을 구입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하지만 렘브란트는 이내 대중적인 취향에 구속된 자신의 처지를 갑갑하게 여긴다. 그는 단체 초상화와 역사적인 그림에서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놓는 대신,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배치하여 극적인 이야기를 표현하려고 했다. 또 명암법을 이용해 빛의 효과를 연출했다. 구도와 빛에 대한 실험 결과 탄생한 것이 그의 대표작 <야경(The Night Watch)>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그림은 그를 가난으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몰락 원인을 문란한 사생활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렘브란트가 <야경>을 그리고 있을 때 사스키아는 아들 티튀스를 남긴 채 죽고 말았다. 처음에는 티튀스의 유모와 로맨틱한 연애를 시작했던 그는 그녀가 떠난 후 젊은 가정부 헨드리키에와 염문을 뿌리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1654년 10월 그녀가 낳은 아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아이가 코르넬리아다.
헨드리키에는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교회 장로들 앞에서 질책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렘브란트의 부유한 친구들과 후원자들은 그와 절교했고, 그의 작품도 사지 않았다. 렘브란트는 젊은 시절의 인기를 끝끝내 되찾지 못했다. 그는 파산하여 저택을 빼앗기고 노동자들이 사는 뉴 메이즈 공원 건너편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고 또 하나의 걸작 <유대인 신부>(작중 <더없이 다정한 사랑>)를 완성했다. 이 작품을 보던 빈센트 반 고흐는, “마른 빵만 먹어도 좋으니 2주일간 계속 이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내 수명에서 10년이라도 내어줄 텐데”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렘브란트는 1669년 아들 티튀스가 죽은 지 일 년 뒤에 예순세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렘브란트가 죽고 2주일 뒤에 티튀스의 아내인 막달레나도 역병으로 쓰러졌다. 그들의 딸, 티티아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46세까지 암스테르담에서 살았다.
코르넬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렘브란트가 죽은 지 일 년 뒤 코르넬리스(작중 닐)와 결혼해 네덜란드령 동인도 제도(현재의 인도네시아-역주)의 바타비아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코르넬리스는 교도관으로 일하면서 화가로서의 부족한 수입을 보충했다. 그들 부부의 첫아들인 렘브란트가 태어난 것은 1673년이었다. 그리고 1678년 둘째 아들인 헨드릭이 태어난 뒤, 코르넬리아와 그녀의 가족은 역사의 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다만 이 소설의 페이지 속에서만 살아 있을 뿐이다.
그의 그림자 속에서 자아를 찾고자 분투했던 한 소녀의 아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훌륭하게 그려낸 렘브란트의 진면목을 만난다
반즈앤노블이 꼽은 ‘걸출한 신인 작가’ 린 컬렌이 8년 동안 연구한 끝에 펴낸 감성 팩션 소설!
렘브란트 작품에 드러난 거친 질감과 과감한 명암 기법은 굴곡진 그의 삶으로 그려낸 것이었다
“마른 빵만 먹어도 좋으니 2주일간 계속 그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내 수명에서 10년이라도 내어줄 텐데.”
<유대인 신부>를 감상하던 반 고흐로부터 이러한 찬사를 받은 렘브란트지만, 사실 그는 명성에 비해 작품이나 삶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다. 자화상을 많이 남긴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천재 화가 정도로만 알려진 렘브란트가 그의 작품과 황금시대의 암스테르담을 연구하던 린 컬렌에 의해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은 그래서 반가운 일이다.
책 제목 그대로, 작가는 렘브란트의 딸 코르넬리아의 성장담을 통해 대 화가 렘브란트와 그의 작품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렘브란트의 성공과 몰락, 몰락한 가운데서도 뜨겁게 피어오른 예술혼 등 표면적으로 관찰 가능한 것보다는 렘브란트가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 두 가지 이유, 즉 문란한 사생활과 당시의 화풍에 편승하지 않은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실존했던 인물들과 배경을 소재로만 차용했던 기존의 스릴러?미스터리 팩션 소설과는 달리, 『나는… 렘브란트의 딸이다』에는 8년 동안의 자료 수집이 무색하지 않게 렘브란트의 가족사와 작품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농도 짙게 녹아 있다. 특히 열한 점이나 되는 작품에 대한 상상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기존의 팩션 소설에 싫증난 독자라면 이 책을 주목해 볼 만하다.
독특한 구성의 묘미
1. 잘 짜인 한 편의 영화를 보듯
1670년 암스테르담. 갓 결혼한 코르넬리아는 새로운 땅을 향해 떠날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 렘브란트의 그림을 팔려 한다. 그림을 사러 온 사람들은 한때 왕자들이 비싼 값에 주고 사가던 렘브란트의 그림에 터무니없는 값을 제시한다. 그림을 파는 것에 흥미를 잃은 코르넬리아는 그중 한 점의 그림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지난날들을 떠올린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야기는 코르넬리아가 마지막 장에서 그림을 안 팔기로 하고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현재의 시점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회상의 시간을 유영한다. 17세기,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 그리던 평면적 구성의 화풍에 한계를 느끼고 인물을 과감히 배치하여 그림에 입체성을 부여한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일까. 작가 린 컬렌은 그 회상의 공간마저도 시간의 흐름 순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코르넬리아의 꼬마 시절과 소녀 시절을 넘나들며, 렘브란트에 대한 헨드리키에의 헌신적 사랑, 렘브란트가 품었던 인간애,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내밀한 감정이 표현된 그의 작품 이야기를 입체적이고도 유려하게 펼쳐나간다.
2. 한 점의 그림을 감상하듯
작가는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베드로>, <두 흑인>, <포목 상인 조합의 대표들>, <클라우디우스 시빌리스와 바타비아족의 공모>, <데이만 박사의 해부학 강의>, <주노>, <플로라로 변신한 사스키아>, <밧세바>, <열린 문 앞의 헨드리키에>, <헨드리키에>, <목욕하는 여인> 등 렘브란트의 작품 열한 점을 모티브 삼아 렘브란트의 가족사와 그림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렘브란트가 단 몇 번의 붓질만으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듯이, 린 컬렌은 팩트와 픽션 사이의 부자연스러운 경계를 설득력 있는 상상력으로 자연스레 터치함으로써 팩션 소설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도슨트에게 듣는 해설보다 더 재밌고 사실적으로 묘사된 이야기는 8년에 걸친 자료 조사와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소설적 재미를 극대화한 탄탄한 구성
1. 갈등과 극적인 화해
어머니를 역병으로 여읜 코르넬리아는 태생에 대한 수치감과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려가야 하는 고된 생활 속에서도 언젠가 찾아올 멋진 왕자님을 꿈꾸는 전형적인 십대 소녀다. 남루한 부엌에 친구라고는 늙은 고양이 타이거 하나밖에 없는 초라한 현실이지만 『처녀의 미덕』 등을 빌려 읽으며 상류 생활을 독학(?)한다.
사실 코르넬리아가 아버지를 미워하는 이유는 어머니 헨드리키에와 자신을 불행하게 했다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도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자신에게는 그림을 가르쳐 주지 않는 아버지, 고양이 타이거는 모델로 쓸지언정 자신을 그리지는 않는 아버지, 어려서 죽은 두 딸의 이름을 고대로 물려준 아버지 등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을 나누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이다.
총체적인 불행을 안겨 준 아버지를 늙은 수탉, 늙은 여우, 촛불이나 낭비하는 미치광이 늙은이로 표현하면서도 아버지와 그의 그림이 폄하당하는 것을 못 견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코르넬리아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코르넬리아가 친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일대 전환을 맞는다. 코르넬리아는 남의 아이를 낳은 여인을 존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애정으로 대한 렘브란트의 인격과 그림과 신앙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품게 된다.
작가는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정도로만 활용함으로써 재미와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2. 인간사의 영원한 화두, 사랑과 배신
오랜 세월 동안 가난과 출생에 대한 수치감을 달고 살았던 코르넬리아는,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자신이 ‘못생긴 고집쟁이’, ‘막돼먹은 화가의 딸’인 줄만 알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화가의 눈을 가진 아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 한 남자가 나타난다. 부유하고 잘생긴 카렐. 카렐로 인해 코르넬리아는 두근거림, 인연이 떠나갈 것만 같은 초조함, 내일에 대한 기대 등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감정을 경험하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배운다.
이런 코르넬리아에게 아버지 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충성스러운 제자 닐의 섬세한 배려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했던가. 코르넬리아는 사랑하는 오빠 티튀스를 역병으로 보내야 하는 가슴 아픈 상황에서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된다.
3. 황금시대를 구가한 17세기 암스테르담의 풍취
17세기 네덜란드는 해상강국답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고, 당시 세계 최대의 해항이었던 암스테르담은 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다.
동인도회사에서 들여온 물건을 쇼핑하고, 하인을 대동하고 다니며, 초콜릿을 즐겨 마시는 것으로 대표되는 상류층 사람들, 운하를 사이에 두고 상류층 반대쪽에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 네 명 중 한 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무서운 흑사병이 창궐하던 당시의 사회모습 등 황금시대를 구가하던 네덜란드의 밝고 어두운 면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가난한 집조차 그림을 걸어둘 만큼 풍요로운 문화를 누렸던 암스테르담의 분위기와 운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느껴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걸출한 신인 작가’ 린 컬렌의 8년 노력 끝에 다시 태어난 렘브란트
도덕적으로 엄격한 당시 암스테르담에서 스무 살이나 차이 나는 하녀와 결혼도 하지 않고 살면서 아이까지 낳은 렘브란트는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루아침에 명성과 부귀를 잃은 렘브란트는 불행했을까? 그의 몰락은 흔히 말하듯 예술가 특유의 광기 때문이었을까, 도덕적 문란함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는 정말 몰락한 걸까?
렘브란트가 자신의 생각을 적은 편지나 문서들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알 길이 없지만, 린 컬렌은 긴 시간 자료를 수집하면서 렘브란트를 붓이 아닌 삶으로 그림을 그린 화가로 새롭게 복원시켰다. 한때 국내외 왕자들도 즐겨 찾던 렘브란트는 당시 화풍이었던 평면적 구성에서 벗어나 빛과 어둠을 대담하게 사용하면서부터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당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위대한 예술세계가 전개되기 시작한 것은 유명세가 떠나면서부터다. 복잡다단한 인간의 감정과 종교적 정감을 깊이 있게 표현한 걸로 극찬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그 특유의 명암법 덕이기 때문이다. 4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인정받고 있는 명암법은 어쩌면 영욕을 삶으로 겪어내면서 터득한 기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내밀한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한 천재 화가 렘브란트처럼, 코르넬리아와 렘브란트의 갈등, 렘브란트의 몰락 배경, 그의 그림 속에 담겨진 가치를 린 컬렌은 인물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냈다.
렘브란트의 생애
렘브란트 반 라인은 1606년 7월 15일, 물방앗간 집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인 렘브란트는 당시의 거장 라스트만에게 그림을 배웠는데, 6개월 만에 스승을 앞지를 만큼 훌륭한 실력에 그의 집은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귀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렘브란트는 명성에 힘입어 명문가의 사스키아와 결혼하고 저택을 구입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하지만 렘브란트는 이내 대중적인 취향에 구속된 자신의 처지를 갑갑하게 여긴다. 그는 단체 초상화와 역사적인 그림에서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놓는 대신,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배치하여 극적인 이야기를 표현하려고 했다. 또 명암법을 이용해 빛의 효과를 연출했다. 구도와 빛에 대한 실험 결과 탄생한 것이 그의 대표작 <야경(The Night Watch)>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그림은 그를 가난으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몰락 원인을 문란한 사생활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다.
렘브란트가 <야경>을 그리고 있을 때 사스키아는 아들 티튀스를 남긴 채 죽고 말았다. 처음에는 티튀스의 유모와 로맨틱한 연애를 시작했던 그는 그녀가 떠난 후 젊은 가정부 헨드리키에와 염문을 뿌리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1654년 10월 그녀가 낳은 아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아이가 코르넬리아다.
헨드리키에는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교회 장로들 앞에서 질책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 렘브란트의 부유한 친구들과 후원자들은 그와 절교했고, 그의 작품도 사지 않았다. 렘브란트는 젊은 시절의 인기를 끝끝내 되찾지 못했다. 그는 파산하여 저택을 빼앗기고 노동자들이 사는 뉴 메이즈 공원 건너편으로 이사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고 또 하나의 걸작 <유대인 신부>(작중 <더없이 다정한 사랑>)를 완성했다. 이 작품을 보던 빈센트 반 고흐는, “마른 빵만 먹어도 좋으니 2주일간 계속 이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내 수명에서 10년이라도 내어줄 텐데”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렘브란트는 1669년 아들 티튀스가 죽은 지 일 년 뒤에 예순세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렘브란트가 죽고 2주일 뒤에 티튀스의 아내인 막달레나도 역병으로 쓰러졌다. 그들의 딸, 티티아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 46세까지 암스테르담에서 살았다.
코르넬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렘브란트가 죽은 지 일 년 뒤 코르넬리스(작중 닐)와 결혼해 네덜란드령 동인도 제도(현재의 인도네시아-역주)의 바타비아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코르넬리스는 교도관으로 일하면서 화가로서의 부족한 수입을 보충했다. 그들 부부의 첫아들인 렘브란트가 태어난 것은 1673년이었다. 그리고 1678년 둘째 아들인 헨드릭이 태어난 뒤, 코르넬리아와 그녀의 가족은 역사의 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다만 이 소설의 페이지 속에서만 살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