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 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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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김경주
• 그린이 : 수경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2,000원
• 책꼴/쪽수 :
153x204, 216쪽
• 펴낸날 : 2008-10-28
• ISBN : 9788958072447
• 십진분류 : 문학 > 한국문학 (810)
• 도서상태 : 절판
저자소개
지은이 : 김경주
2003년 현재《서울신문》인《대한매일》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등단 2년 만인 2005년에는 대산창작기금을 받을 당시, 주최측에서는 상금 천만 원보다도 더 귀중하고 무서운,
그린이 : 수경
목차
타자기 ◆ 봉봉 ◆ 원고지 ◆ 아코디언 ◆ 병아리 ◆ 뽑기 ◆ 좌약 ◆ 추잉껌 ◆ 고양이 ◆ 펜팔북 ◆ 자물쇠 ◆ 일기장 ◆ 밍크담요 ◆ 크레파스 ◆ 물약 ◆ 이발소 그림 ◆ 쥐덫 ◆ 다락방 ◆ 종이인형 ◆ 어항 ◆ 똥차와 소독차 ◆ 하모니카 ◆ 통조림 ◆ 비키니 옷장 ◆ 누드화 ◆ 종이학 ◆ 야광시계 ◆ 트렌지스터 라디오 ◆ 불량식품 ◆ 알전구 소켓 ◆ 텐트 ◆ 술빵 ◆ 민들레 ◆ 꼬막 ◆ 목폴라 ◆ 모빌
편집자 추천글
상상마당에서 펼친 즐거운 思物놀이
― 팩션 에세이, 『펄프 키드』
기형도 시집 이후 가장 많은 쇄를 찍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와 산문집 『패스포트』로 잘 알려진 김경주의 신작 『펄프 키드』는 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KT&G <상상마당> 웹진을 통해 연재되던 글을 수정 ? 보완하여 한데 모은 것이다. 연재 당시부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이 글은 작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내세운 ????꽁치????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사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형사반장이었던 아버지가 사용하던 타자기, 첫키스의 상대와 함께 덮고 있었던 밍크 담요, 쥐의 발가락만 남겨져 있는 쥐덫, 피하기 바빴던 똥차와 반가웠던 소독차, 애리조나 걸과 소년이었던 꽁치를 연결해 준 펜팔북 등등.
작가는 이 사물들을 매개로 해서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서른이 살짝 넘은 지금도????펄프 키드????이자 문화계의 악동인 그에게 추억보다 더 소중한 것은 상상력이다. 하여 그에게 단순히 ????지나간 일???? 정도의 추억은 소중하지도, 필요치도 않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처럼 상상이 뿌려지지 않은 추억은 심심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펄프 키드』의 글들은 100%의 팩트도, 100%의 픽션도 아니다.『펄프 키드』를 ????팩션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발랑 까진 펄프 키드의 성장기(成長記)
펄프 픽션. 우리에게는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하지만 펄프 픽션은 본래 1920년대부터 1950년대 사이에 값싼 펄프 종이에 인쇄되어 간행되던 통속소설을 가리킨다. 펄프 픽션은 고상할 필요가 없다. 펄프 픽션의 세례를 받은 펄프 키드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잡놈????쯤으로 해석될 펄프 키드, 즉 꽁치는 제멋대로 思物놀이를 할 수 있다. 꽁치가 갖고 노는 것들은 꽁치의 기억〔思〕에 묶여 있는 타자기, 트랜지스터 라디오, 이발소 그림, 병아리, 물약, 좌약, 똥차와 소독차, 불량식품, 아코디언, 민들레, 펜팔북, 봉봉 따위의 물건〔物〕들이다. 이렇게 세상의 온갖 물건들을 상상력까지 동원해서 가지고 노는 꽁치야말로 통속과 비주류로 대표되는 ????펄프????의 적자라고 할 수 있다. 일찌감치 세상과 통한(통속), 혹은 그러기 위해 주변부를 맴도는(비주류), 발랑 까진 아이였던 시인의 이야기가 『펄프 키드』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형사반장이었다. 아버지께서 설마 자신의 조서를 쓸 날이 올 거라고 꽁치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쪽팔려 하면서도 냉정하고 비장하게 꽁치 앞에서 타자기를 두들겨 댔다. 꽁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었고, 아버지도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않았다. 꽁치와 친구들은 술이 깬 다음, 다시는 길바닥에서 깍두기를 만나도 뒤집어 놓지 말자고 다짐했다. 꽁치는 며칠간의 구류 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합의를 보았다. 합의란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기분이 상당히 불편한 것이구나, 라고 꽁치는 생각했다. 꽁치는 자신이 달려온 생의 속도를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미안해했다.(「타자기」, p.19)
한편, 소설가이자 아마추어 마술사 그리고 어쩌면 또 한 명의 펄프 키드였을지도 모를 김중혁은 『펄프 키드』를 마술 교과서로 활용한다.『펄프 키드』의 통조림에서는 황도나 꽁치뿐 아니라 국민은행이나 국화꽃이 나올 수도 있고, 비키니 옷장에서 송어낚시를 하거나 종이학이 사람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갑내기 영화감독 윤성호는『펄프 키드』의 에피소드를 모아 scene을 만든다. 누구든, 어떤 방식으로든 다양한 思物놀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일단 한번 놀아 보자.
한마디로 '뿅' 간다.(「봉봉」, p.22)
절망적인 삶의 이력으로 점철된 유년과 청춘, 그러나……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인 김수이는 ≪문화과학≫ 2007년 겨울호에서 김경주의 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김경주의 시는 상실과 상처에 관한 시다. 그의 시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상실과 상처가 직간접적으로 인화되어 있다. 가난, 이별, 단절, 전락, 정신적?내면적 자살 등 그의 유년과 청춘은 절망적인 삶의 이력으로 점철되어 왔기 때문이다.
김경주는 『펄프 키드』에 자신의 시에 녹아 있던 바로 그 가난과 이별, 단절과 전락들을 시보다 조금 더 긴 호흡의 글로 풀어 놓았다.
꽁치는 그해 가을 드디어 아카시아 아가씨에게 달려가 아끼던 <아카시아> 껌 한 통을 손에 쥐어 주고 달아났다. 꽁치는 그것 말고는 이빨에 낀 껌 찌꺼기처럼 아무것도 보여 줄 것도 더 줄 것도 없었다.(「추잉껌」, p.56)
꽁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둘째 누이의 손을 꼭 잡고 다시 우산을 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아주머니의 얼굴을 기억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크면 그 사람을 죽여 버리겠다고 다짐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종이인형」, p.115)
나는 서른이 넘었고 그녀는 아직 열여덟입니다.(「자물쇠 일기장」, p.76)
엄마 난 물약이 싫어요. 엄마도 아빠가 속상하게 할 때 우리 몰래 물약을 마시고 피를 토하고 옥상에 누워 있었잖아요.(「물약」, p.91)
그러나 가난했고, 이별해야 했고, 숱한 단절과 전락을 경험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도 헛되지 않았음을 김경주의 思物놀이 『펄프 키드』는 보여 주고 있다. 지금은 중동지역에서나 인기가 높은 ????밍크 담요????, 세상을 알기도 전에 눈부터 돌아가게 만들던 ????모빌????, 한 달을 못 넘기고 땅에 묻혔던 학교 앞 ????병아리????들이 있었음으로 하여 우리와 당신의 유년이 빛났던 것처럼 말이다.
추천의 글
정신을 놓자! 세상의 모든 사물이, 마술처럼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뛰어난 마술 교과서다. 마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마술사 김경주의 마술은 우리가 익히 알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기존의 마술은 또 다른 것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손수건을 비둘기로 바꾸고, 컵을 꽃병으로 바꾸고, 냅킨을 장미꽃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김경주는 다르다. 그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선택한 후 그 사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 준다. 사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랄까. 통조리, 고양이, 하모니카, 아코디언을 가지고 마술을 부린다. 마술이 끝나고 나면 사물이 변해 있다. 다르게 보인다. 통조림은 여전히 통조림이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던 통조림이 아니다.
우리도 김경주를 따라해 보자. 김경주 마술의 핵심을 단계별로 요약해 보았다. ① 아무것이나 주위에 있는 사물 하나를 정한다. ② 사물을 자세히 관찰한다. ③ 정신을 놓는다. ④ 사물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때까지 멍하게 바라본다. ⑤ 정신을 차린다. ⑥ 사물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3번이다. 정신을 놓는다는 건 쉽게 닿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정신을 완전히 놓고 이 책을 읽어 보자. 세상의 모든 것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마술처럼 보일 것이다.
-김중혁(소설가, 아마추어 마술사)
― 팩션 에세이, 『펄프 키드』
기형도 시집 이후 가장 많은 쇄를 찍은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와 산문집 『패스포트』로 잘 알려진 김경주의 신작 『펄프 키드』는 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KT&G <상상마당> 웹진을 통해 연재되던 글을 수정 ? 보완하여 한데 모은 것이다. 연재 당시부터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이 글은 작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내세운 ????꽁치????의 어린 시절을 함께했던 사물들에 관한 이야기다. 형사반장이었던 아버지가 사용하던 타자기, 첫키스의 상대와 함께 덮고 있었던 밍크 담요, 쥐의 발가락만 남겨져 있는 쥐덫, 피하기 바빴던 똥차와 반가웠던 소독차, 애리조나 걸과 소년이었던 꽁치를 연결해 준 펜팔북 등등.
작가는 이 사물들을 매개로 해서 자신의 화려했던(?) 과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서른이 살짝 넘은 지금도????펄프 키드????이자 문화계의 악동인 그에게 추억보다 더 소중한 것은 상상력이다. 하여 그에게 단순히 ????지나간 일???? 정도의 추억은 소중하지도, 필요치도 않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처럼 상상이 뿌려지지 않은 추억은 심심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펄프 키드』의 글들은 100%의 팩트도, 100%의 픽션도 아니다.『펄프 키드』를 ????팩션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발랑 까진 펄프 키드의 성장기(成長記)
펄프 픽션. 우리에게는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하지만 펄프 픽션은 본래 1920년대부터 1950년대 사이에 값싼 펄프 종이에 인쇄되어 간행되던 통속소설을 가리킨다. 펄프 픽션은 고상할 필요가 없다. 펄프 픽션의 세례를 받은 펄프 키드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잡놈????쯤으로 해석될 펄프 키드, 즉 꽁치는 제멋대로 思物놀이를 할 수 있다. 꽁치가 갖고 노는 것들은 꽁치의 기억〔思〕에 묶여 있는 타자기, 트랜지스터 라디오, 이발소 그림, 병아리, 물약, 좌약, 똥차와 소독차, 불량식품, 아코디언, 민들레, 펜팔북, 봉봉 따위의 물건〔物〕들이다. 이렇게 세상의 온갖 물건들을 상상력까지 동원해서 가지고 노는 꽁치야말로 통속과 비주류로 대표되는 ????펄프????의 적자라고 할 수 있다. 일찌감치 세상과 통한(통속), 혹은 그러기 위해 주변부를 맴도는(비주류), 발랑 까진 아이였던 시인의 이야기가 『펄프 키드』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형사반장이었다. 아버지께서 설마 자신의 조서를 쓸 날이 올 거라고 꽁치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쪽팔려 하면서도 냉정하고 비장하게 꽁치 앞에서 타자기를 두들겨 댔다. 꽁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없었고, 아버지도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않았다. 꽁치와 친구들은 술이 깬 다음, 다시는 길바닥에서 깍두기를 만나도 뒤집어 놓지 말자고 다짐했다. 꽁치는 며칠간의 구류 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식적인 합의를 보았다. 합의란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기분이 상당히 불편한 것이구나, 라고 꽁치는 생각했다. 꽁치는 자신이 달려온 생의 속도를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미안해했다.(「타자기」, p.19)
한편, 소설가이자 아마추어 마술사 그리고 어쩌면 또 한 명의 펄프 키드였을지도 모를 김중혁은 『펄프 키드』를 마술 교과서로 활용한다.『펄프 키드』의 통조림에서는 황도나 꽁치뿐 아니라 국민은행이나 국화꽃이 나올 수도 있고, 비키니 옷장에서 송어낚시를 하거나 종이학이 사람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갑내기 영화감독 윤성호는『펄프 키드』의 에피소드를 모아 scene을 만든다. 누구든, 어떤 방식으로든 다양한 思物놀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일단 한번 놀아 보자.
한마디로 '뿅' 간다.(「봉봉」, p.22)
절망적인 삶의 이력으로 점철된 유년과 청춘, 그러나……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인 김수이는 ≪문화과학≫ 2007년 겨울호에서 김경주의 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김경주의 시는 상실과 상처에 관한 시다. 그의 시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상실과 상처가 직간접적으로 인화되어 있다. 가난, 이별, 단절, 전락, 정신적?내면적 자살 등 그의 유년과 청춘은 절망적인 삶의 이력으로 점철되어 왔기 때문이다.
김경주는 『펄프 키드』에 자신의 시에 녹아 있던 바로 그 가난과 이별, 단절과 전락들을 시보다 조금 더 긴 호흡의 글로 풀어 놓았다.
꽁치는 그해 가을 드디어 아카시아 아가씨에게 달려가 아끼던 <아카시아> 껌 한 통을 손에 쥐어 주고 달아났다. 꽁치는 그것 말고는 이빨에 낀 껌 찌꺼기처럼 아무것도 보여 줄 것도 더 줄 것도 없었다.(「추잉껌」, p.56)
꽁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둘째 누이의 손을 꼭 잡고 다시 우산을 폈습니다. 뒤를 돌아보면 아주머니의 얼굴을 기억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크면 그 사람을 죽여 버리겠다고 다짐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종이인형」, p.115)
나는 서른이 넘었고 그녀는 아직 열여덟입니다.(「자물쇠 일기장」, p.76)
엄마 난 물약이 싫어요. 엄마도 아빠가 속상하게 할 때 우리 몰래 물약을 마시고 피를 토하고 옥상에 누워 있었잖아요.(「물약」, p.91)
그러나 가난했고, 이별해야 했고, 숱한 단절과 전락을 경험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도 헛되지 않았음을 김경주의 思物놀이 『펄프 키드』는 보여 주고 있다. 지금은 중동지역에서나 인기가 높은 ????밍크 담요????, 세상을 알기도 전에 눈부터 돌아가게 만들던 ????모빌????, 한 달을 못 넘기고 땅에 묻혔던 학교 앞 ????병아리????들이 있었음으로 하여 우리와 당신의 유년이 빛났던 것처럼 말이다.
추천의 글
정신을 놓자! 세상의 모든 사물이, 마술처럼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뛰어난 마술 교과서다. 마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책이다.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마술사 김경주의 마술은 우리가 익히 알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기존의 마술은 또 다른 것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손수건을 비둘기로 바꾸고, 컵을 꽃병으로 바꾸고, 냅킨을 장미꽃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김경주는 다르다. 그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선택한 후 그 사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 준다. 사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랄까. 통조리, 고양이, 하모니카, 아코디언을 가지고 마술을 부린다. 마술이 끝나고 나면 사물이 변해 있다. 다르게 보인다. 통조림은 여전히 통조림이지만 그동안 우리가 알던 통조림이 아니다.
우리도 김경주를 따라해 보자. 김경주 마술의 핵심을 단계별로 요약해 보았다. ① 아무것이나 주위에 있는 사물 하나를 정한다. ② 사물을 자세히 관찰한다. ③ 정신을 놓는다. ④ 사물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때까지 멍하게 바라본다. ⑤ 정신을 차린다. ⑥ 사물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아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3번이다. 정신을 놓는다는 건 쉽게 닿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정신을 완전히 놓고 이 책을 읽어 보자. 세상의 모든 것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마술처럼 보일 것이다.
-김중혁(소설가, 아마추어 마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