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그가 구한 것은 동물원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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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로렌스 앤서니
• 옮긴이 : 고상숙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3,000원
• 책꼴/쪽수 :
152x225, 352쪽
• 펴낸날 : 2009-03-20
• ISBN : 9788958072546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2009년]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올해의 청소년도서
[2009년] 인디고서원 선정 청소년 추천도서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책 추천도서
UN선정 ‘지구의 날 메달’ 수상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도서
[2009년] 인디고서원 선정 청소년 추천도서
한국출판인회의 이달의책 추천도서
UN선정 ‘지구의 날 메달’ 수상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도서
저자소개
지은이 : 로렌스 앤서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났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자연환경과 동물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일을 그만두고 야생동물 보호구역 ‘툴라툴라’를 조성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바그다드에 있는 동물들이 위험에 처했으리란 사실을 직감하고 이라크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언제 죽음이 닥쳐올지 모르는 전장을 반년 동안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구조하고 동물원을 복구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앤서니의 활동은 CNN, CBS, BBC 등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UN으로부터 ‘지구의 날 메달’ ‘지구 트러스티 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2월 코뿔소 밀렵 실태를 알리는 행사를 준비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죽음 직후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살던 코끼리들이 찾아와 이틀간 그의 집을 둘러싸고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전에 설립한 국제 환경단체 ‘어스 오거나이제이션(The Earth Organization)'이 그의 뜻을 이어받아 자연환경 보존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바그다드에 있는 동물들이 위험에 처했으리란 사실을 직감하고 이라크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언제 죽음이 닥쳐올지 모르는 전장을 반년 동안 돌아다니며 동물들을 구조하고 동물원을 복구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앤서니의 활동은 CNN, CBS, BBC 등의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UN으로부터 ‘지구의 날 메달’ ‘지구 트러스티 상’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2월 코뿔소 밀렵 실태를 알리는 행사를 준비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죽음 직후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살던 코끼리들이 찾아와 이틀간 그의 집을 둘러싸고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전에 설립한 국제 환경단체 ‘어스 오거나이제이션(The Earth Organization)'이 그의 뜻을 이어받아 자연환경 보존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옮긴이 : 고상숙
연세대학교 영문과, 한국외대통역대학원 한영과를 졸업했다. KBS에서 외신 번역과 통역을 담당하다가 현재는 프리랜서 통?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레드 세일즈 북』『아이를 바꾸는 교육의 절대 원칙 11』『희망과 함께 가라』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이라크전쟁 속으로 뛰어든, 세상에서 가장 무모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의 감동 실화
2003년 봄, 이라크전쟁. 남아프리카의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는 텔레비전에서 이라크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동물원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던 사자 ‘마르잔’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바그다드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라크 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짱과 용기만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신분으로 한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땅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앤서니는 사비를 털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이라크로 향한다.
천신만고 끝에 바그다드 동물원에 도착한 앤서니는 지옥 같은 동물원의 상황에 절망하여 차라리 남아 있는 동물들을 모두 쏘아 죽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둑한 배짱과 뚝심, 무모하리만치 뜨거운 열정으로 그를 돕는 이들과 함께 숱한 역경과 난관을 헤치며 동물들을 구해나간다.
미군에게 자살특공대로 오인되어 사살될 뻔한 타조들,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비좁은 암시장의 우리 안에 갇혀 어딘가로 팔려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기린들, 일곱 가족이 모두 굶어죽은 뒤 홀로 살아남은 새끼 원숭이,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도 개들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지켜준 사자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리 목숨으로도 여기지 않던 바그다드 동물원의 살아남은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생명까지도 걸었던 한 남자의 진정한 용기와 휴머니즘에 관한 기록이다.
2003년 봄, 이라크전쟁. 남아프리카의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는 텔레비전에서 이라크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동물원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던 사자 ‘마르잔’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바그다드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라크 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짱과 용기만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신분으로 한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땅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앤서니는 사비를 털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이라크로 향한다.
천신만고 끝에 바그다드 동물원에 도착한 앤서니는 지옥 같은 동물원의 상황에 절망하여 차라리 남아 있는 동물들을 모두 쏘아 죽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둑한 배짱과 뚝심, 무모하리만치 뜨거운 열정으로 그를 돕는 이들과 함께 숱한 역경과 난관을 헤치며 동물들을 구해나간다.
미군에게 자살특공대로 오인되어 사살될 뻔한 타조들,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비좁은 암시장의 우리 안에 갇혀 어딘가로 팔려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기린들, 일곱 가족이 모두 굶어죽은 뒤 홀로 살아남은 새끼 원숭이,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도 개들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지켜준 사자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리 목숨으로도 여기지 않던 바그다드 동물원의 살아남은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생명까지도 걸었던 한 남자의 진정한 용기와 휴머니즘에 관한 기록이다.
목차
1. 이라크 사람들이 나를 죽일 거야
2.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출근할 겁니다!”
3. 알라시드 호텔에서의 첫날밤
4. 내게 맨 처음 마음의 문을 연 눈먼 갈색곰 새디아
5. 약탈꾼들
6. 독재자 사담과 우다이의 사자들
7. “당신, 미국사람?”
8. 동물우리 청소하기
9. 지구상 최악의 동물원 루나 공원 구하기
10. 기독교인 이라크 수의사 파라의 시련
11. 세계 최고의 혈통을 가진 사담의 종마(種馬) 구출대작전
12. 바그다드 동물원에 쏟아진 구호의 손길과 후샴에게 닥친 재난
13. “헤더와 제나는 발톱이 뽑혔어. 어떻게 사냥하라는 거야!”
14. 사자 이송 문제를 둘러싼 아델 박사와 바버라의 갈등
15. “사자가 더 무섭죠. 이제 사담은 사라졌잖아요!”
16. 아직 끝나지 않은 ‘지구를 위한 투쟁’
감사의 글
지구기구(Earth Organization)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
2.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출근할 겁니다!”
3. 알라시드 호텔에서의 첫날밤
4. 내게 맨 처음 마음의 문을 연 눈먼 갈색곰 새디아
5. 약탈꾼들
6. 독재자 사담과 우다이의 사자들
7. “당신, 미국사람?”
8. 동물우리 청소하기
9. 지구상 최악의 동물원 루나 공원 구하기
10. 기독교인 이라크 수의사 파라의 시련
11. 세계 최고의 혈통을 가진 사담의 종마(種馬) 구출대작전
12. 바그다드 동물원에 쏟아진 구호의 손길과 후샴에게 닥친 재난
13. “헤더와 제나는 발톱이 뽑혔어. 어떻게 사냥하라는 거야!”
14. 사자 이송 문제를 둘러싼 아델 박사와 바버라의 갈등
15. “사자가 더 무섭죠. 이제 사담은 사라졌잖아요!”
16. 아직 끝나지 않은 ‘지구를 위한 투쟁’
감사의 글
지구기구(Earth Organization)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
편집자 추천글
“이젠 우리가 널 지켜줄게. 다시는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도록 할게!”
내게 맨 처음 가까이 온 것은 눈먼 갈색 곰 새디아였다. 녀석은 두려움에 떨며 태아 같은 모습으로 웅크렸던 자세를 떨쳐버리고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눈은 우유처럼 희뿌옇지만 나는 새디아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고 느꼈다.
“곧 다 괜찮아질 거야.”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우리가 널 지켜줄게. 너를 위해 먹이를 가져왔단다. 마실 물도 있어.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시원하게 샤워도 하게 해줄게. 다시는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도록 할게!”
이 책에 대한 서평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2003년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포위 상태에 놓여 있던 도시의 혼란과 위험,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 버려진 바그다드 동물원을 구하기 위해 헌신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바그다드 동물원을 재건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용기와 헌신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바그다드 동물원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한 앤서니의 위대한 실천을 통해 같은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지구 위에 사는 다른 생명체에게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도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 제이 코펠만, 베스트셀러 『From Baghdad with Love』의 저자
이라크전쟁이 일어났을 때, 환경보호운동가인 로렌스 앤서니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그다드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끔찍한 포화 한 가운데서 꼼짝달싹 못하게 된 바그다드 동물원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곧바로 짐을 싸 이라크로 떠난 그는 전면전과 약탈 행위로 인해 동물원의 많은 동물들이 목숨을 잃은 기막힌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동물원의 동물들이 모두 비참한 죽임을 당하도록 버려진 것은 아니었다. 전쟁의 열기가 뜨거운 와중에도 동물원 직원들은 포화를 뚫고 일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앤서니와 함께 살아남은 동물들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끔찍한 상태에 놓여 있던 동물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평화로운 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앤서니와 그 일행이 동물원의 동물들이 건강을 되찾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을 겪어야 했는지 소개한다. 앤서니는 우다이 후세인 궁에 방치된 사자들을 구하기 위해, 끔찍한 암시장에 팔려간 동물원을 구하기 위해, 아부 그라이브의 음침한 마구간에 숨겨놓은 사담 후세인의 혈통 좋은 아라비아 종마를 구하기 위해 헤쳐 나가야 했던, 머리털이 곤두서는 순간들을 털어놓는다.
― 커커스 리뷰(Kirkius Reviews)
인간이 동물들과 지구별을 공유하는 근사한 방법!
― C. 에디(웹서점 아마존닷컴)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는 지구처럼 ‘넓은 가슴’과 동물원만큼 ‘거대한 간’을 가지고 있다!
― J. 아캔드(웹서점 아마존닷컴)
본문 속으로
그 병사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자기들은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는 판인데, 이 미친놈은 겨우 짐승들을 살리겠다고 전선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고? 그는 내게 무슨 일이냐고 다시 한 번 물었다. 방금 내가 한 말이 도무지 말 같지 않았던 모양이다.나는 좀 더 세게 허가증을 흔들며 말했다.
“여기 연합군본부에서 받은 인증도 들어 있습니다.”
미군은 종이를 샅샅이 살펴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빙긋 웃었다.
“남아공이라, 참 멀리서도 오셨네요.”
그는 무선으로 상황을 알리며 지시를 요청했고 내게 차를 탱크 옆에 세워놓고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에이브람스 탱크 그늘에 주차하고는 호기심에 가득 차 나를 쳐다보는 병사들에게 알은체를 했다. 탱크는 엄청나게 큰 괴물처럼 보였는데 무척 더러웠고 닳아 있었다. 첫 번째 바리케이드의 극도로 긴장된 병사들과 달리 이쪽 젊은이들은 비교적 우호적이었고, 두세 명은 탱크에서 뛰어내려 악수를 청하기까지 했다. 그들에게서는 몇 달간 비누 구경을 못해 본 듯한 냄새가 진동했다.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요? 동물원은 바로 이 뒤에 있습니다. 담장을 가로질러 가면 보여요. 그쪽에서 총탄이 날아온 적도 있었죠.”
한 병사가 동물원에 대해 아는 체를 했다.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고요?”
또 다른 병사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정신이 아니시네요. 나라면 당장 되돌아서서 애인한테 달려갈 텐데……. 이곳은 시궁창이에요. 싸워서 뺏을 가치도 없는 곳이라고요.”
그런 말을 들으려고 거기까지 간 건 아니었다. 그때 AK-47(세계 3대 돌격소총이라는 평가를 받는 구소련 산 자동소총이다. AK-47이라는 이름은 자동식 칼라슈니코프(Automat Kalashnikov)의 머리글자와 총기 개발연도의 조합이다―옮긴이) 소총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지나갔다. 나는 그 병사가 탱크 옆에 차를 세워두라고 했던 이유를 그제야 눈치 챘다. 그 거리에서는 탱크만이 유일한 방어막이었다. _ 22-23p.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카불동물원의 끔찍한 모습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서 벗어났을 때 미군은 더러운 우리 안에 혼자 남아 있던 사자 마르잔을 발견했다. 갈증과 허기로 지친 마르잔의 목과 턱에는 유산탄(榴散彈) 파편이 박혀 있었고, 수류탄 공격으로 눈은 거의 실명했으며, 온몸에는 이와 옴이 들끓고 있었다. 목숨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한때의 용맹스러움을 뒤로한 채 지치고 피폐해진 마르잔이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는 영상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전해졌다. 그로 인해 마르잔은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고통 받는 동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CNN이 이라크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줄 때마다 나는 마르잔의 한 맺힌 듯한 표정이 떠올라 마음이 스산했다. 바그다드의 야생동물에게도 똑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불을 보듯 뻔했다. 나는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뭔가 해야만 했다. 바그다드의 동물 역시 끔찍한 운명을 겪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도와줄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만 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새벽에 자식을 데려와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코끼리들을 바라보며 나는 이제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 없다고 결심했다. 설사 실패를 할지라도 일단 나서서 뭔가 해야 했다. 동물들을 구해내지 못한다 해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인간의 양심에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믿었다. _ 26-27p.
직원들이 주변에서 그릇처럼 생긴 것을 모조리 챙겨 물을 길러 간 사이, 나는 살아남은 동물이 있는 우리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날 이후 매일 나 혼자 치르는 의식이 돼버렸다. 사자든 호랑이든, 아니면 수줍은 오소리든 동물들을 하나씩 살피러 갔다. 동물들이 철창 가까이 오면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안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내게 맨 처음으로 가까이 온 것은 눈먼 갈색 곰 새디아였다. 녀석은 두려움에 떨며 태아 같은 모습으로 웅크렸던 자세를 떨쳐버리고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눈은 우유처럼 희뿌옇지만 나는 새디아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고 느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널 지켜주마. 너를 위해 먹이를 가져왔단다. 마실 물도 있어.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시원하게 샤워도 하게 해줄게. 다시는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도록 할게!”
새디아는 머리를 곧추 세웠다. 나는 새디아가 내 말을 알아듣고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은근한 표정이나 작은 몸짓으로 감사의 표시를 주고받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나는 그 다음 우리로 차례차례 다가가 동물들이 약간이라도 알은척을 할 때까지 인사했다. _ 80-81p.
마지막으로 나는 개와 새끼 사자들을 같이 살게 해주었다. 처음에는 사자와 개를 같이 두는 것이 위험해 보여 격리시켰다. 그런데 서로를 그리워하는 게 분명해 보다 못한 우리가 인도적인 판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개와 사자들의 상봉 장면은 감격 이상이었다. 개들은 정신없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고 사자새끼들은 허둥지둥 뛰어나와 개들을 반겼다. 아무리 냉혈한이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개들은 행여 새끼사자들이 어떻게 될까 봐 안달이었고 사자들은 우리가 개들에게 가까이 가기라도 하면 개들을 보호해 주려고 쏜살같이 달려왔다. 개와 사자의 눈물겨운 우정에 관한 소문은 금세 병사들 사이에 퍼졌다. 병사들은 그 사자와 개들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왔다. 사자와 개들은 외부 세상에 우리 동물원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랑이나 사자를 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개와 함께 살게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새로 태어난 사자나 호랑이 새끼를 개와 함께 살게 하면 새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개가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게 된다. 그러면 개가 사람을 믿는 것처럼 그들도 사람을 믿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개가 사자나 호랑이의 밥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사자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친구들을 잡아먹기보다 차라리 굶는 쪽을 택한 사실은 설명하기 힘들어 보인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연민이라는 감정이 맹수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일 것이다. _ 146-147p.
브렌던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뭐라고?”
“미군 자식들 몇 명이 술에 취해 호랑이우리 근처를 돌아다녔던 모양이야. 그중에 떡이 되게 취한 놈 하나가 호랑이우리에 손을 집어넣었대. 그러니까 말루가 그놈 손가락이랑 팔을 물어뜯었겠지. 그래서 옆에 있던 녀석이 총으로 말루를 쐈대. 밤새 피를 흘렸나봐. 우리도 아침에서야 현장을 보고 알았어.”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브렌던이 수화기 저쪽에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호랑이는 우리 안에 갇혀 있었는데 말이야. 어디 도망도 못 간다고. 도망칠 데가 있어야지. 그런데 그 망할 놈들이 말루를 죽여 버렸어.”
풍채 좋은 벵골호랑이의 모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동물이었다.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마다 그 벵골호랑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함께 있어 준 그 호랑이에게 큰 위안을 받곤 했다. 말루는 내가 바그다드에 도착했을 때 가죽과 갈비뼈밖에 없을 정도로 고초를 겪은 놈이었다. 우리는 그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었다. 바그다드 거리를 뒤져 당나귀 고기를 먹이고 수로에서 물을 길어 와 마른 목을 적셔 주었다. 말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공했었는데 바로 그 호랑이가 죽었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그것도 야생동물우리에 손을 집어넣은 정신 나간 놈들의 손에 말이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지구를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_ 330-331p.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이라크전쟁 속으로 뛰어든, 세상에서 가장 무모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의 감동 실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는 어느 날 CNN 뉴스에서 수류탄 파편을 맞아 두 눈을 거의 실명한 사자 ‘마르잔’을 보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전쟁 이후 폐허가 된 카불 동물원. 더러운 우리 안에 혼자 남아 있던 마르잔은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서 벗어났을 때 미군에게 발견되었다. 갈증과 허기로 지친 마르잔의 목과 턱에는 유산탄(榴霰彈) 파편이 박혀 있었고, 수류탄 공격으로 두 눈은 거의 실명했으며, 온몸에는 이와 옴이 들끓고 있었다. 목숨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처참한 몰골의 마르잔이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는 영상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전해졌다. 그로 인해 마르잔은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고통당하는 동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2003년 봄, 이라크전쟁. 앤서니는 텔레비전에서 이라크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카불 동물원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던 마르잔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바그다드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라크 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짱과 용기만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신분으로 한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땅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앤서니는 사비를 털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이라크로 향한다.
천신만고 끝에 바그다드 동물원에 도착한 앤서니는 지옥 같은 동물원의 상황에 절망하여 차라리 남아 있는 동물들을 모두 쏘아 죽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둑한 배짱과 뚝심, 무모하리만치 뜨거운 열정으로 그를 돕는 이들과 함께 숱한 역경과 난관을 헤치며 동물들을 구해나간다.
그가 구한 것은 동물원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The Earth였다!
미군에게 자살특공대로 오인되어 사살될 뻔한 타조들,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비좁은 암시장의 우리 안에 갇혀 어딘가로 팔려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기린들, 일곱 가족이 모두 굶어죽은 뒤 홀로 살아남은 새끼 원숭이,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도 개들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지켜준 사자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리 목숨으로도 여기지 않던 바그다드 동물원의 살아남은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생명까지도 걸었던 한 남자의 진정한 용기와 휴머니즘에 관한 기록이다.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요? 제정신이 아니시네요. 나라면 당장 되돌아가서 애인한테 달려갈 텐데……. 이곳은 시궁창이에요. 싸워서 뺏을 가치도 없는 곳이라고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국경을 통과할 때 그곳을 지키던 미군병사가 앤서니에게 한 말이다. 미군병사의 말대로 이라크는 시궁창 같은 곳이었다.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1초라도 빨리 그곳을 탈출하고 싶어할 만한 곳이었다. 그런 지옥 같은 곳을 그는 기를 쓰고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파리 목숨만도 못한 동물원에 살아남은 동물들의 목숨이 인간의 생명, 심지어 자신의 생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궁창보다 못한 바그다드 동물원이 그에게는 하나의 작은 세계(The Earth)이자 모든 것이었던 까닭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렌스 앤서니에게는 그 일이 단지 죽어가는 동물 몇 마리를 살리고 폐허가 된 동물원을 복구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를 구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었던 것이다.
수상 내역 및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영화화 진행 소식 소개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는 바그다드에서의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남아공인으로는 처음으로 ‘지구의 날 메달(The Earth Day Medal)’을 수상했는데, 역대 수상자로는 앨 고어와 국제적인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있다. 그밖에도 앤서니는 수십 년간 실천해온 환경보호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상을 수상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6년 영국에서 ‘IAS 자유메달(IAS Freedom Medal)’을 수상했으며, 1998년에는 남아공 ‘리빙 레이크’ 국제 컨퍼런스에서 자연보존과 환경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글로벌 네이처 펀드가 수여하는 ‘최고의 자연보존 실행상(Best Conservation Practice award)’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시 바그다드 동물원 구출 노력과 용기를 인정받아 미국의 제3보병사단으로부터 ‘연대메달(Regimental Medal)’을 수상했고, 2004년 유엔에서 수여하는 ‘지구의 날 메달(The Earth Day Medal)’을 수상했다. 또한 2004년에는 유엔에서 ‘지구 트러스티상(Earth Trustee award)’을 수상했으며, 2005년 지역사회에 대한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아 ‘믈라투치 시장상(Mhlatuzi Mayoral award)’을 수상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 바그다드 동물원 구조 실화는 영화 로 제5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테일러 헥포드(2007년 제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1984년 제37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1995년 48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2006년 제63회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헬렌 미렌의 남편)의 지휘 아래 현재 <앤서니 아저씨에게 희망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로렌스 앤서니의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와 관련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http://www.lawrenceanthony.co.za에서 볼 수 있다.
지구기구(Earth Organization)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공식 서한
존경하는 사무총장님께
교전지대의 야생동물과 유엔결의안에 대해 지구기구를 대표해서 서신을 드립니다.
역사적으로 무장 갈등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늘 간과되어 온 것이 바로 환경파괴 문제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혹은 이와 연관된 이유로 수많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력 충돌 상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여러 문헌이나 국제법이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무력 충돌로 인해 환경이 보존되기는커녕 인류가 겪는 고통이나 수난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인간이 자연환경과 그 환경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를 적절히 보호해야 할 윤리적 의무를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리 무력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최소한 동물원과 야생동물, 수생동물, 그밖에 관련 의료시설과 연구시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미 이러한 시설은 세상의 생물 다양성을 인식, 보존, 연구하고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되었거나 혹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영구적이며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나오기까지는 이러한 시설이 노아의 방주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의 전략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이를 통해 최소한 노아의 방주가 가라앉지 않게 하거나, 나아가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기제가 마련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1.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동물원이나 야생동물 보호구역, 해양 보호구역, 또는 이와 연관된 연구시설 및 동물병원 사용금지
2.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상기 시설을 목표로 공격하는 행위 금지
3. 무력 충돌이 일어난 국가에 상기 시설을 보호할 의무 부여
4. 야생동물 관련 인력에 대한 인증과 국제법을 통한 보호
5.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국경지역의 야생동물 서식지와 해양공원을 보호할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교전 당사국의 의무를 제3자에게 이전
6. 휴전협상과 모니터링, 실행에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 및 환경 전문가 포함
7. 방치할 경우 종의 멸종이나 자연서식 보호구역의 비가역적 파괴가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안보리의 무력 개입과 배치
8. 의도적 환경파괴나 잔인한 동물 상살 행위를 전범으로 인정
이러한 결의안은 현실적으로 꼭 필요하며 실행 가능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이미 오래 전에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지구기구는 교전지역에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습니다. 우리는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해 교전하는 동안 바그다드에서 야생동물을 구출하기 위한 활동을 했고, 반군이 야생 동물 서식지와 금렵구역에 작전기지를 두고 있는 우간다 내전에도 개입했습니다.
지구기구의 우간다 내전 개입으로 반군과 지구기구 간에 체결된 협정이 남부 수단의 주바에서 열린 유엔 평화회담에 상정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간다 반군은 공식적으로 북부 우간다, 남부 수단, 콩고공화국에 이르는 작전지역 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나아가 우간다 정부와의 휴전에 자연과 야생동물 보호주의자(conservationists)도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합의안이 유엔평화회담에 포함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좋은 선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자연·야생동물 보호주의자와 국제법 학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유엔이 최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앤서니 로렌스(지구기구 설립자)
내게 맨 처음 가까이 온 것은 눈먼 갈색 곰 새디아였다. 녀석은 두려움에 떨며 태아 같은 모습으로 웅크렸던 자세를 떨쳐버리고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눈은 우유처럼 희뿌옇지만 나는 새디아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고 느꼈다.
“곧 다 괜찮아질 거야.”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젠 우리가 널 지켜줄게. 너를 위해 먹이를 가져왔단다. 마실 물도 있어.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시원하게 샤워도 하게 해줄게. 다시는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도록 할게!”
이 책에 대한 서평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2003년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포위 상태에 놓여 있던 도시의 혼란과 위험,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 버려진 바그다드 동물원을 구하기 위해 헌신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바그다드 동물원을 재건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용기와 헌신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바그다드 동물원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한 앤서니의 위대한 실천을 통해 같은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지구 위에 사는 다른 생명체에게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도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 제이 코펠만, 베스트셀러 『From Baghdad with Love』의 저자
이라크전쟁이 일어났을 때, 환경보호운동가인 로렌스 앤서니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그다드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끔찍한 포화 한 가운데서 꼼짝달싹 못하게 된 바그다드 동물원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곧바로 짐을 싸 이라크로 떠난 그는 전면전과 약탈 행위로 인해 동물원의 많은 동물들이 목숨을 잃은 기막힌 현실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동물원의 동물들이 모두 비참한 죽임을 당하도록 버려진 것은 아니었다. 전쟁의 열기가 뜨거운 와중에도 동물원 직원들은 포화를 뚫고 일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앤서니와 함께 살아남은 동물들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인간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끔찍한 상태에 놓여 있던 동물원이 어떤 과정을 거쳐 평화로운 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앤서니와 그 일행이 동물원의 동물들이 건강을 되찾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을 겪어야 했는지 소개한다. 앤서니는 우다이 후세인 궁에 방치된 사자들을 구하기 위해, 끔찍한 암시장에 팔려간 동물원을 구하기 위해, 아부 그라이브의 음침한 마구간에 숨겨놓은 사담 후세인의 혈통 좋은 아라비아 종마를 구하기 위해 헤쳐 나가야 했던, 머리털이 곤두서는 순간들을 털어놓는다.
― 커커스 리뷰(Kirkius Reviews)
인간이 동물들과 지구별을 공유하는 근사한 방법!
― C. 에디(웹서점 아마존닷컴)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는 지구처럼 ‘넓은 가슴’과 동물원만큼 ‘거대한 간’을 가지고 있다!
― J. 아캔드(웹서점 아마존닷컴)
본문 속으로
그 병사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자기들은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는 판인데, 이 미친놈은 겨우 짐승들을 살리겠다고 전선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고? 그는 내게 무슨 일이냐고 다시 한 번 물었다. 방금 내가 한 말이 도무지 말 같지 않았던 모양이다.나는 좀 더 세게 허가증을 흔들며 말했다.
“여기 연합군본부에서 받은 인증도 들어 있습니다.”
미군은 종이를 샅샅이 살펴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빙긋 웃었다.
“남아공이라, 참 멀리서도 오셨네요.”
그는 무선으로 상황을 알리며 지시를 요청했고 내게 차를 탱크 옆에 세워놓고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에이브람스 탱크 그늘에 주차하고는 호기심에 가득 차 나를 쳐다보는 병사들에게 알은체를 했다. 탱크는 엄청나게 큰 괴물처럼 보였는데 무척 더러웠고 닳아 있었다. 첫 번째 바리케이드의 극도로 긴장된 병사들과 달리 이쪽 젊은이들은 비교적 우호적이었고, 두세 명은 탱크에서 뛰어내려 악수를 청하기까지 했다. 그들에게서는 몇 달간 비누 구경을 못해 본 듯한 냄새가 진동했다.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요? 동물원은 바로 이 뒤에 있습니다. 담장을 가로질러 가면 보여요. 그쪽에서 총탄이 날아온 적도 있었죠.”
한 병사가 동물원에 대해 아는 체를 했다.
“일부러 여기까지 왔다고요?”
또 다른 병사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정신이 아니시네요. 나라면 당장 되돌아서서 애인한테 달려갈 텐데……. 이곳은 시궁창이에요. 싸워서 뺏을 가치도 없는 곳이라고요.”
그런 말을 들으려고 거기까지 간 건 아니었다. 그때 AK-47(세계 3대 돌격소총이라는 평가를 받는 구소련 산 자동소총이다. AK-47이라는 이름은 자동식 칼라슈니코프(Automat Kalashnikov)의 머리글자와 총기 개발연도의 조합이다―옮긴이) 소총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지나갔다. 나는 그 병사가 탱크 옆에 차를 세워두라고 했던 이유를 그제야 눈치 챘다. 그 거리에서는 탱크만이 유일한 방어막이었다. _ 22-23p.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카불동물원의 끔찍한 모습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서 벗어났을 때 미군은 더러운 우리 안에 혼자 남아 있던 사자 마르잔을 발견했다. 갈증과 허기로 지친 마르잔의 목과 턱에는 유산탄(榴散彈) 파편이 박혀 있었고, 수류탄 공격으로 눈은 거의 실명했으며, 온몸에는 이와 옴이 들끓고 있었다. 목숨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한때의 용맹스러움을 뒤로한 채 지치고 피폐해진 마르잔이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는 영상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전해졌다. 그로 인해 마르잔은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고통 받는 동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CNN이 이라크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줄 때마다 나는 마르잔의 한 맺힌 듯한 표정이 떠올라 마음이 스산했다. 바그다드의 야생동물에게도 똑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불을 보듯 뻔했다. 나는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뭔가 해야만 했다. 바그다드의 동물 역시 끔찍한 운명을 겪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도와줄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만 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새벽에 자식을 데려와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코끼리들을 바라보며 나는 이제 방관자로 남아 있을 수 없다고 결심했다. 설사 실패를 할지라도 일단 나서서 뭔가 해야 했다. 동물들을 구해내지 못한다 해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인간의 양심에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믿었다. _ 26-27p.
직원들이 주변에서 그릇처럼 생긴 것을 모조리 챙겨 물을 길러 간 사이, 나는 살아남은 동물이 있는 우리를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날 이후 매일 나 혼자 치르는 의식이 돼버렸다. 사자든 호랑이든, 아니면 수줍은 오소리든 동물들을 하나씩 살피러 갔다. 동물들이 철창 가까이 오면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안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내게 맨 처음으로 가까이 온 것은 눈먼 갈색 곰 새디아였다. 녀석은 두려움에 떨며 태아 같은 모습으로 웅크렸던 자세를 떨쳐버리고 철창 가까이 다가왔다. 눈은 우유처럼 희뿌옇지만 나는 새디아가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릴 수 있다고 느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거야.”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널 지켜주마. 너를 위해 먹이를 가져왔단다. 마실 물도 있어.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시원하게 샤워도 하게 해줄게. 다시는 폭탄이 떨어지는 일도 없도록 할게!”
새디아는 머리를 곧추 세웠다. 나는 새디아가 내 말을 알아듣고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은근한 표정이나 작은 몸짓으로 감사의 표시를 주고받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나는 그 다음 우리로 차례차례 다가가 동물들이 약간이라도 알은척을 할 때까지 인사했다. _ 80-81p.
마지막으로 나는 개와 새끼 사자들을 같이 살게 해주었다. 처음에는 사자와 개를 같이 두는 것이 위험해 보여 격리시켰다. 그런데 서로를 그리워하는 게 분명해 보다 못한 우리가 인도적인 판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개와 사자들의 상봉 장면은 감격 이상이었다. 개들은 정신없이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고 사자새끼들은 허둥지둥 뛰어나와 개들을 반겼다. 아무리 냉혈한이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개들은 행여 새끼사자들이 어떻게 될까 봐 안달이었고 사자들은 우리가 개들에게 가까이 가기라도 하면 개들을 보호해 주려고 쏜살같이 달려왔다. 개와 사자의 눈물겨운 우정에 관한 소문은 금세 병사들 사이에 퍼졌다. 병사들은 그 사자와 개들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왔다. 사자와 개들은 외부 세상에 우리 동물원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호랑이나 사자를 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개와 함께 살게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새로 태어난 사자나 호랑이 새끼를 개와 함께 살게 하면 새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개가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게 된다. 그러면 개가 사람을 믿는 것처럼 그들도 사람을 믿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개가 사자나 호랑이의 밥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사자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친구들을 잡아먹기보다 차라리 굶는 쪽을 택한 사실은 설명하기 힘들어 보인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연민이라는 감정이 맹수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일 것이다. _ 146-147p.
브렌던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뭐라고?”
“미군 자식들 몇 명이 술에 취해 호랑이우리 근처를 돌아다녔던 모양이야. 그중에 떡이 되게 취한 놈 하나가 호랑이우리에 손을 집어넣었대. 그러니까 말루가 그놈 손가락이랑 팔을 물어뜯었겠지. 그래서 옆에 있던 녀석이 총으로 말루를 쐈대. 밤새 피를 흘렸나봐. 우리도 아침에서야 현장을 보고 알았어.”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브렌던이 수화기 저쪽에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호랑이는 우리 안에 갇혀 있었는데 말이야. 어디 도망도 못 간다고. 도망칠 데가 있어야지. 그런데 그 망할 놈들이 말루를 죽여 버렸어.”
풍채 좋은 벵골호랑이의 모습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동물이었다.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마다 그 벵골호랑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함께 있어 준 그 호랑이에게 큰 위안을 받곤 했다. 말루는 내가 바그다드에 도착했을 때 가죽과 갈비뼈밖에 없을 정도로 고초를 겪은 놈이었다. 우리는 그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었다. 바그다드 거리를 뒤져 당나귀 고기를 먹이고 수로에서 물을 길어 와 마른 목을 적셔 주었다. 말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성공했었는데 바로 그 호랑이가 죽었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그것도 야생동물우리에 손을 집어넣은 정신 나간 놈들의 손에 말이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지구를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_ 330-331p.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이라크전쟁 속으로 뛰어든, 세상에서 가장 무모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의 감동 실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는 어느 날 CNN 뉴스에서 수류탄 파편을 맞아 두 눈을 거의 실명한 사자 ‘마르잔’을 보게 된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전쟁 이후 폐허가 된 카불 동물원. 더러운 우리 안에 혼자 남아 있던 마르잔은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서 벗어났을 때 미군에게 발견되었다. 갈증과 허기로 지친 마르잔의 목과 턱에는 유산탄(榴霰彈) 파편이 박혀 있었고, 수류탄 공격으로 두 눈은 거의 실명했으며, 온몸에는 이와 옴이 들끓고 있었다. 목숨을 구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처참한 몰골의 마르잔이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는 영상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전해졌다. 그로 인해 마르잔은 인간이 저지른 행위로 고통당하는 동물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2003년 봄, 이라크전쟁. 앤서니는 텔레비전에서 이라크에 관한 뉴스를 보다가 카불 동물원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던 마르잔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바그다드 동물원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이라크 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배짱과 용기만 있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의 신분으로 한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땅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앤서니는 사비를 털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이라크로 향한다.
천신만고 끝에 바그다드 동물원에 도착한 앤서니는 지옥 같은 동물원의 상황에 절망하여 차라리 남아 있는 동물들을 모두 쏘아 죽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결국 두둑한 배짱과 뚝심, 무모하리만치 뜨거운 열정으로 그를 돕는 이들과 함께 숱한 역경과 난관을 헤치며 동물들을 구해나간다.
그가 구한 것은 동물원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The Earth였다!
미군에게 자살특공대로 오인되어 사살될 뻔한 타조들,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비좁은 암시장의 우리 안에 갇혀 어딘가로 팔려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기린들, 일곱 가족이 모두 굶어죽은 뒤 홀로 살아남은 새끼 원숭이, 아사 직전의 상황에서도 개들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지켜준 사자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리 목숨으로도 여기지 않던 바그다드 동물원의 살아남은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생명까지도 걸었던 한 남자의 진정한 용기와 휴머니즘에 관한 기록이다.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요? 제정신이 아니시네요. 나라면 당장 되돌아가서 애인한테 달려갈 텐데……. 이곳은 시궁창이에요. 싸워서 뺏을 가치도 없는 곳이라고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국경을 통과할 때 그곳을 지키던 미군병사가 앤서니에게 한 말이다. 미군병사의 말대로 이라크는 시궁창 같은 곳이었다.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1초라도 빨리 그곳을 탈출하고 싶어할 만한 곳이었다. 그런 지옥 같은 곳을 그는 기를 쓰고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파리 목숨만도 못한 동물원에 살아남은 동물들의 목숨이 인간의 생명, 심지어 자신의 생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궁창보다 못한 바그다드 동물원이 그에게는 하나의 작은 세계(The Earth)이자 모든 것이었던 까닭이다. 다시 말하자면, 로렌스 앤서니에게는 그 일이 단지 죽어가는 동물 몇 마리를 살리고 폐허가 된 동물원을 복구하는 차원을 넘어 ‘세계를 구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었던 것이다.
수상 내역 및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영화화 진행 소식 소개
이 책의 저자 로렌스 앤서니는 바그다드에서의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남아공인으로는 처음으로 ‘지구의 날 메달(The Earth Day Medal)’을 수상했는데, 역대 수상자로는 앨 고어와 국제적인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있다. 그밖에도 앤서니는 수십 년간 실천해온 환경보호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상을 수상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6년 영국에서 ‘IAS 자유메달(IAS Freedom Medal)’을 수상했으며, 1998년에는 남아공 ‘리빙 레이크’ 국제 컨퍼런스에서 자연보존과 환경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글로벌 네이처 펀드가 수여하는 ‘최고의 자연보존 실행상(Best Conservation Practice award)’을 수상했다. 2003년에는,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시 바그다드 동물원 구출 노력과 용기를 인정받아 미국의 제3보병사단으로부터 ‘연대메달(Regimental Medal)’을 수상했고, 2004년 유엔에서 수여하는 ‘지구의 날 메달(The Earth Day Medal)’을 수상했다. 또한 2004년에는 유엔에서 ‘지구 트러스티상(Earth Trustee award)’을 수상했으며, 2005년 지역사회에 대한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아 ‘믈라투치 시장상(Mhlatuzi Mayoral award)’을 수상했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 바그다드 동물원 구조 실화는 영화 로 제5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테일러 헥포드(2007년 제7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1984년 제37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1995년 48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2006년 제63회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헬렌 미렌의 남편)의 지휘 아래 현재 <앤서니 아저씨에게 희망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로렌스 앤서니의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와 관련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http://www.lawrenceanthony.co.za에서 볼 수 있다.
지구기구(Earth Organization)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공식 서한
존경하는 사무총장님께
교전지대의 야생동물과 유엔결의안에 대해 지구기구를 대표해서 서신을 드립니다.
역사적으로 무장 갈등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늘 간과되어 온 것이 바로 환경파괴 문제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혹은 이와 연관된 이유로 수많은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력 충돌 상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여러 문헌이나 국제법이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무력 충돌로 인해 환경이 보존되기는커녕 인류가 겪는 고통이나 수난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인간이 자연환경과 그 환경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를 적절히 보호해야 할 윤리적 의무를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리 무력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최소한 동물원과 야생동물, 수생동물, 그밖에 관련 의료시설과 연구시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미 이러한 시설은 세상의 생물 다양성을 인식, 보존, 연구하고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되었거나 혹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영구적이며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나오기까지는 이러한 시설이 노아의 방주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가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의 전략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이를 통해 최소한 노아의 방주가 가라앉지 않게 하거나, 나아가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기제가 마련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1.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동물원이나 야생동물 보호구역, 해양 보호구역, 또는 이와 연관된 연구시설 및 동물병원 사용금지
2.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상기 시설을 목표로 공격하는 행위 금지
3. 무력 충돌이 일어난 국가에 상기 시설을 보호할 의무 부여
4. 야생동물 관련 인력에 대한 인증과 국제법을 통한 보호
5.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국경지역의 야생동물 서식지와 해양공원을 보호할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교전 당사국의 의무를 제3자에게 이전
6. 휴전협상과 모니터링, 실행에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 및 환경 전문가 포함
7. 방치할 경우 종의 멸종이나 자연서식 보호구역의 비가역적 파괴가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안보리의 무력 개입과 배치
8. 의도적 환경파괴나 잔인한 동물 상살 행위를 전범으로 인정
이러한 결의안은 현실적으로 꼭 필요하며 실행 가능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이미 오래 전에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지구기구는 교전지역에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습니다. 우리는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해 교전하는 동안 바그다드에서 야생동물을 구출하기 위한 활동을 했고, 반군이 야생 동물 서식지와 금렵구역에 작전기지를 두고 있는 우간다 내전에도 개입했습니다.
지구기구의 우간다 내전 개입으로 반군과 지구기구 간에 체결된 협정이 남부 수단의 주바에서 열린 유엔 평화회담에 상정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간다 반군은 공식적으로 북부 우간다, 남부 수단, 콩고공화국에 이르는 작전지역 내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나아가 우간다 정부와의 휴전에 자연과 야생동물 보호주의자(conservationists)도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합의안이 유엔평화회담에 포함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좋은 선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자연·야생동물 보호주의자와 국제법 학자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유엔이 최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앤서니 로렌스(지구기구 설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