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라기 노리코의 한글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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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이바라기 노리코
• 옮긴이 : 박선영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1,000원
• 책꼴/쪽수 :
140x200, 232쪽
• 펴낸날 : 2010-10-05
• ISBN : 9788958073222
• 십진분류 : 문학 > 일본문학 및 기타 아시아문학 (83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학교도서관저널 - 청소년 추천도서 인문
저자소개
지은이 : 이바라기 노리코
오사카 출신으로 제국여자약전(현 토호東邦대학의 전신) 약학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제국 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보고 극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 희곡 , 동화 등을 쓰면서 문단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결혼 후, 잡지 등에 시를 투고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했다. 전후 일본인들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담아낸 「내가 가장 예뻤을 때」란 시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으며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국내에선 공선옥 소설의 표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윤동주 시인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한국 문학의 번역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90년에는 ‘한국현대시선’이란 이름으로 한국의 명시들을 일본에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관동대지진 때의 한국인 살해사건을 다룬 「장 폴 사르트르에게」, 고대 일본 이주민들의 차별대우를 고발한 「칠석」등 한국을 소재로 한 시를 여럿 발표했다. 대표시집으로는 『자기의 감수성 정도는』『보이지 않는 배달부』『진혼가』등이 있으며, 전후 여성 시인 중에서 가장 폭넓은 사회의식과 건전한 비평 정신을 보여 준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시인으로 한국의 문학뿐만 아니라 문화와 풍속, 역사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체에 기고 활동을 했다. 여기에 엮인 글은 아사히신문에 연재되었던 칼럼들을 모은 것이다.
옮긴이 : 박선영
홍익대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출판 기획 및 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즐거운 색연필 스케치북』『최강 공부법』『최강 속독법』『최강 집중법』『엄마와 아기를 위한 필라테스』등이 있다
목차
1. 한글과의 행복한 씨름
왜 하필 한국어냐고요?
‘조선이냐 한국이냐’, 나라 명칭에 대한 인식 차이
내 인생 최고의 스승, 김유홍 선생님
한국어 학당의 1세대 개척자들
한국어를 배우는 ‘유별난’ 일본인
2. 일본어와 한글 사이
한글의 독특한 매력과 저력
한국어는 일본어에 비해 억양이 단조롭다?
삼국 삼색, 한자 독음의 삼국지
‘밥’과 ‘진지’의 차이
일본어는 명사의 천국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의 천국
일본 사투리와의 묘한 앙상블
‘이모’, 연인의 다른 이름
‘당신’일까 ‘선생님’일까
3. 일상 속 한국어 염탐기
“북두칠성이 앵돌아졌다?”
깜찍하고 기발한 생활 속 일상어들
가을날의 언어 축제, 한글날
4. 여행길에 마주친 풍경
대전에서 만난 한 군
부여의 참새
“지금 몇 시예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남녀유별!
식사는 ‘푸짐하게, 절도 있게, 신명나게’!
마늘과 김치, 잡채의 비밀
5. 역사에 깃든 한국문화의 표상들
그칠 줄 모르는 스테미나의 꽃, ‘무궁화’
칠석의 전설, ‘까치’
생활에 스민 미학 정신, ‘멋’
8.15와 6.25
한국의 흙이 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비운의 청년 시인, 윤동주
왜 하필 한국어냐고요?
‘조선이냐 한국이냐’, 나라 명칭에 대한 인식 차이
내 인생 최고의 스승, 김유홍 선생님
한국어 학당의 1세대 개척자들
한국어를 배우는 ‘유별난’ 일본인
2. 일본어와 한글 사이
한글의 독특한 매력과 저력
한국어는 일본어에 비해 억양이 단조롭다?
삼국 삼색, 한자 독음의 삼국지
‘밥’과 ‘진지’의 차이
일본어는 명사의 천국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의 천국
일본 사투리와의 묘한 앙상블
‘이모’, 연인의 다른 이름
‘당신’일까 ‘선생님’일까
3. 일상 속 한국어 염탐기
“북두칠성이 앵돌아졌다?”
깜찍하고 기발한 생활 속 일상어들
가을날의 언어 축제, 한글날
4. 여행길에 마주친 풍경
대전에서 만난 한 군
부여의 참새
“지금 몇 시예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남녀유별!
식사는 ‘푸짐하게, 절도 있게, 신명나게’!
마늘과 김치, 잡채의 비밀
5. 역사에 깃든 한국문화의 표상들
그칠 줄 모르는 스테미나의 꽃, ‘무궁화’
칠석의 전설, ‘까치’
생활에 스민 미학 정신, ‘멋’
8.15와 6.25
한국의 흙이 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비운의 청년 시인, 윤동주
편집자 추천글
“영어도 불어도 아니고 왜, 하필 한글이야?”
잘 나가던 그녀가 한국어에 탐닉하게 된 이유는?
전후 일본 시단을 대표했던 최고의 여성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
이바라기 노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후 세대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노래한「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일본의 여성 시인이다. 세계 각국의 문학 교과서에도 수록된 이 시는 2년 전 국내에서 공선옥 소설의 표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바라기 노리코는 전후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몇 안 되는 여성 시인으로, 살아생전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시인으로도 유명했다. 남편과 사별 한 뒤, 자기 치유의 일환으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한국문학과 민중예술,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1995년, 윤동주 시인에 관한 그녀의 에세이(본문 214p)가 일본의 국정 교과서(국어 과목)에 실리게 되고, 이를 소재로 한 <윤동주 특집> 프로그램이 NHK TV를 통해 연이어 방송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본래는 희곡작가로 문단에 데뷔했던 노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본격적인 시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 그녀는 일본의 동아시아 식민 지배와 일본 본토에서 일어난 관동대지진 등 각종 비인간적 사건들을 몸소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각인하고 지나친 우경화를 경계하는 민주시인으로서 체제 반성적 시들을 치열하게 쏟아냈다. 특히, 63세가 되던 1999년에 출간한 시집『기대지 말고倚りかからず』는 일본 사회의 반민주적인 현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강렬하게 환기시키며 기록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체제 반성적 지식인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한국문학의 소개와 번역에도 힘을 쏟아 1970년대부터 김지하와 안우식, 홍윤숙 시인 등 한국 문단의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1995년에는 『한국현대시선』이란 이름으로 한국의 명시들을 번역 소개했는데, 이 공로로 요리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이바라기 노리코의 한글로의 여행』은‘한글’을 소재로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그녀의 칼럼을 모은 것으로, 1986년 최초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그녀가 들려주는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인 이야기
이 책은 그녀가 한글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시인으로서 감응하게 된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에세이다. 언어를 다루는 시인으로서 느끼게 된 한글의 매력과 그 저변에 깔린 한국인의 정서와 습속, 풍토들을 감수성 넘치는 필체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어를 다루는 장인답게‘딸기코’와‘치맛바람’,‘바람둥이’등등 신선한 상상력과 재기가 넘치는 한국의 일상어들을 수집해 가며 그 매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단어의 뜻에 담긴 문화적인 맥락들을 더듬어 보며 일본의 사례와 견주어 보기도 한다(본문 107~119p). 그렇게 한국어에 탐닉하던 시인의 욕심은 어느 순간 취향을 넘어 전문적인 분야에까지 나아간다. 무심코 흘려들었던 일본 사투리에서 한국어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쓰임새를 메모해 고서를 뒤적이기도 한다(본문 90~94p).
언어에 탐닉하던 시인의 욕심은 한국 본토 여행을 통해 한국의 문화 전반으로 보폭을 넓혀 들어간다. 단어를 매만지던 섬세한 시선은 일상 곳곳에까지 스며들어가고, 한국인의 눈에는 별반 특별할 것 없는 일상 풍경도 시인의 눈에는 하나의 문화적 기호로 포착된다. 자기 그릇이 아닌 스테인리스 식기가 유행하는 한국의 식당 풍경에서 외세의 침략에 빈번히 시달렸던 한반도의 역사를 읽어내고(본문 156~157p), 할머니들이 모여 앉은 고즈넉한 농촌 풍경에서 경어체 사용에 관한 사회적 배경과 관습을 읽어내는 식이다(본문 78~81p).
한국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탓일까. 다소 감상적인 느낌도 없지 않지만, 타자의 눈에 비친 한국문화의 일상 풍경을 훑어보는 맛이 쏠쏠하다. 시인이 묘사하는 한국인들은 뜨거움과 호방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일본인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정열적인 모습, 이를테면 박력 있으면서도 붙임성 좋은 한국의 사내들을 한껏 추켜세우거나, 노랫소리 그득한 가정집의 저녁 만찬을 묘사하며 그 독특한 호기로움을 예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이 지닌 한국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일본에서 온 이방인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매번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한국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일본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계심과 거부감, 선입견을 맞닥뜨리고 섭섭해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섭섭함을 스스로 희석시켜 가는 과정에서 일본 일방의 역사적 과오를 복기한다. 저자의 이런 반성적 사유는 전후 한국문학의 지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한국과 한국문화, 한국인에 대한 통찰력 있는 관찰로 연이어진다. 독자들은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된 시인의 한국어 배우기가 역사적인 디테일을 섭렵해 가며 한층 더 공적인 차원으로 그 결을 확대해 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나가던 그녀가 한국어에 탐닉하게 된 이유는?
전후 일본 시단을 대표했던 최고의 여성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
이바라기 노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후 세대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노래한「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일본의 여성 시인이다. 세계 각국의 문학 교과서에도 수록된 이 시는 2년 전 국내에서 공선옥 소설의 표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바라기 노리코는 전후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몇 안 되는 여성 시인으로, 살아생전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시인으로도 유명했다. 남편과 사별 한 뒤, 자기 치유의 일환으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한국문학과 민중예술,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1995년, 윤동주 시인에 관한 그녀의 에세이(본문 214p)가 일본의 국정 교과서(국어 과목)에 실리게 되고, 이를 소재로 한 <윤동주 특집> 프로그램이 NHK TV를 통해 연이어 방송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본래는 희곡작가로 문단에 데뷔했던 노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본격적인 시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 그녀는 일본의 동아시아 식민 지배와 일본 본토에서 일어난 관동대지진 등 각종 비인간적 사건들을 몸소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각인하고 지나친 우경화를 경계하는 민주시인으로서 체제 반성적 시들을 치열하게 쏟아냈다. 특히, 63세가 되던 1999년에 출간한 시집『기대지 말고倚りかからず』는 일본 사회의 반민주적인 현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강렬하게 환기시키며 기록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체제 반성적 지식인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한국문학의 소개와 번역에도 힘을 쏟아 1970년대부터 김지하와 안우식, 홍윤숙 시인 등 한국 문단의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1995년에는 『한국현대시선』이란 이름으로 한국의 명시들을 번역 소개했는데, 이 공로로 요리우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이바라기 노리코의 한글로의 여행』은‘한글’을 소재로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그녀의 칼럼을 모은 것으로, 1986년 최초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그녀가 들려주는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인 이야기
이 책은 그녀가 한글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시인으로서 감응하게 된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에세이다. 언어를 다루는 시인으로서 느끼게 된 한글의 매력과 그 저변에 깔린 한국인의 정서와 습속, 풍토들을 감수성 넘치는 필체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언어를 다루는 장인답게‘딸기코’와‘치맛바람’,‘바람둥이’등등 신선한 상상력과 재기가 넘치는 한국의 일상어들을 수집해 가며 그 매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단어의 뜻에 담긴 문화적인 맥락들을 더듬어 보며 일본의 사례와 견주어 보기도 한다(본문 107~119p). 그렇게 한국어에 탐닉하던 시인의 욕심은 어느 순간 취향을 넘어 전문적인 분야에까지 나아간다. 무심코 흘려들었던 일본 사투리에서 한국어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 쓰임새를 메모해 고서를 뒤적이기도 한다(본문 90~94p).
언어에 탐닉하던 시인의 욕심은 한국 본토 여행을 통해 한국의 문화 전반으로 보폭을 넓혀 들어간다. 단어를 매만지던 섬세한 시선은 일상 곳곳에까지 스며들어가고, 한국인의 눈에는 별반 특별할 것 없는 일상 풍경도 시인의 눈에는 하나의 문화적 기호로 포착된다. 자기 그릇이 아닌 스테인리스 식기가 유행하는 한국의 식당 풍경에서 외세의 침략에 빈번히 시달렸던 한반도의 역사를 읽어내고(본문 156~157p), 할머니들이 모여 앉은 고즈넉한 농촌 풍경에서 경어체 사용에 관한 사회적 배경과 관습을 읽어내는 식이다(본문 78~81p).
한국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탓일까. 다소 감상적인 느낌도 없지 않지만, 타자의 눈에 비친 한국문화의 일상 풍경을 훑어보는 맛이 쏠쏠하다. 시인이 묘사하는 한국인들은 뜨거움과 호방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일본인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정열적인 모습, 이를테면 박력 있으면서도 붙임성 좋은 한국의 사내들을 한껏 추켜세우거나, 노랫소리 그득한 가정집의 저녁 만찬을 묘사하며 그 독특한 호기로움을 예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인이 지닌 한국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일본에서 온 이방인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매번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저자는 한국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이따금 일본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계심과 거부감, 선입견을 맞닥뜨리고 섭섭해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섭섭함을 스스로 희석시켜 가는 과정에서 일본 일방의 역사적 과오를 복기한다. 저자의 이런 반성적 사유는 전후 한국문학의 지형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한국과 한국문화, 한국인에 대한 통찰력 있는 관찰로 연이어진다. 독자들은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시작된 시인의 한국어 배우기가 역사적인 디테일을 섭렵해 가며 한층 더 공적인 차원으로 그 결을 확대해 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