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언제나 옳다 (VIVAVIVO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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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가와바타 히로토
• 옮긴이 : 이소담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3,000원
• 책꼴/쪽수 :
152x210, 360쪽
• 펴낸날 : 2012-12-19
• ISBN : 9788958074113
• 십진분류 : 문학 > 일본문학 및 기타 아시아문학 (830)
• 도서상태 : 절판
• 추천기관 :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도서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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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가와바타 히로토
1964년 일본 효고 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했다. 요미우리신문사 계열인 니혼 TV에 입사하여 과학기술청과 기상청 담당기자로 일한 뒤, 1997년 컬럼비아대학교 저널리즘스쿨을 졸업했다. 1998년 『여름의 로켓』으로 제15회 산토리 미스터리대상 우수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글의 소재로 자주 선택해『펭귄, 일본인과 만나다』, 『동물원에서 할 수 있는 일』 등 자연 논픽션을 썼다. 국내에 소개된 책은 미스터리 소설 『리스크 테이커』와 동화 『한밤중에 학교에서』가 있다.
옮긴이 : 이소담
동국대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일본어의 매력에 빠졌다. 읽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책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옮기는 것이 꿈이고 목표이다. 지은 책으로 『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최애, 타오르다』를 비롯해 『양과 강철의 숲』 『같이 걸어도 나 혼자』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십 년 가게』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호기심 많은 소년 4인방은 자기들이 사는 지역에 흐르는 강을 여름방학 자유연구 과제로 선택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과제, 그러나 소년들은 강에서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존재를 만난다. 그리고 그 존재를 보호하기 위한 기막힌 모험이 시작되는데….
이 책은 ‘강’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함께 소년들의 모험과 성장담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한다. 또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곳,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나 자신에게 맞춰져 있던 삶의 초점이 나를 둘러싼 가족, 이웃, 자연에게까지 넓어진다.
이 책은 ‘강’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함께 소년들의 모험과 성장담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한다. 또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곳,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나 자신에게 맞춰져 있던 삶의 초점이 나를 둘러싼 가족, 이웃, 자연에게까지 넓어진다.
편집자 추천글
호기심 많은 소년 4인방은 자기들이 사는 지역에 흐르는 강을 여름방학 자유연구 과제로 선택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과제, 그러나 소년들은 강에서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존재를 만난다. 그리고 그 존재를 보호하기 위한 기막힌 모험이 시작되는데….
이 책은 ‘강’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함께 소년들의 모험과 성장담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한다. 또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곳,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나 자신에게 맞춰져 있던 삶의 초점이 나를 둘러싼 가족, 이웃, 자연에게까지 넓어진다.
자연과 사람을 잇는 다리 같은 소설
오래전, 사람들의 삶은 강과 매우 가까웠다. 사람들은 강에서 놀고, 강에서 배우고, 강에서 나는 것을 먹고, 강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강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주소였다. 하지만 21세기의 강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은 몇 만 년 동안 힘겹게 만들어진 강둑을 아무렇지 않게 깎아 내고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관광단지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 강은 사람의 욕심에 의해 망가지고 부서져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 그와 더불어 우리가 있는 곳을 알려 주던 강의 주소 또한 희미해지고 있다.
『강은 언제나 옳다』는 소년들의 입을 통해 콘크리트 아래에 묻힌 발밑의 자연, 우리가 서 있는 곳을 명확하게 보여 준다. 소중한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아는 게 먼저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이 만든 주소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 안에서 찾을 때 의미가 있다.
이 소설은, 소년들이 버려진 강에 찾아온 귀여운 생명체를 관찰하고 구조하는 사건들을 통해 강을 새롭게 해석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자연과 사람을 이어 준다.
강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소년들의 예측불허 모험기
주인공인 슈는 초등학교 5학년, 전학 와서 처음으로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참이다. 슈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어머니에게는 재혼할 상대가 있었고 슈는 아버지와 살기로 결정한다. 아버지는 자연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다. 세계를 무대로 여행을 다니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저학년 때는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다. 귀국해서도 몇 번이나 전학을 하며 한 곳에 진득하게 있어 본 적이 없다.
얼마 전까지는 그런 생활이 나름 즐거웠던 슈. 하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달라졌다. 무작정 떠돌아다닐 게 아니라 자기가 머무를 곳, 있을 곳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에는 외국 촬영을 떠나는 아버지와 동행하지 않고, 고모와 둘이 있기로 한다.
1학기 종업식 날, 선생님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슈는 학교 근처에 흐르는 사쿠라 강에서 기묘한 생명체의 움직임을 발견한다. 곧바로 사라졌지만 사쿠라 강에는 수수께끼의 생명체가 있는 게 분명하다.
슈의 친구들인 고무마루와 갓파에 따르면 그 생명체는 괴수이거나 요괴다. 친구들은 여름방학 자유연구로 그 생명체를 찾아 내 관찰하자고 슈를 꼬신다. 슈와 친구들은 그 생명체의 둥지를 발견하고 관찰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생명체의 존재는 곧 세상에 알려진다.
이 미스터리한 생명체를 쫓아다니며 시청률을 올리느라 정신없는 방송국, 보호를 핑계로 무자비하게 포획하려는 자연보호단체, 태풍으로 물이 급격히 불어난 사쿠라 강, 이러한 사면초가의 어려움 앞에서 생명체를 지켜내려는 슈와 친구들의 분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탁월한 심리묘사, 개성 넘치는 캐릭터, 흡인력 있는 전개
저자 가와바타 히로토는 심리 묘사에 탁월한 감각이 있다. 그중에서도 소년들의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이 예사롭지 않다. 자칫 단순하게 뭉뚱그릴 수 있는 심리를 또박또박 짚어가면서 사춘기의 속마음을 제대로 보여 준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알래스카에서 캐서린을 엄마라고 부르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 … 남자처럼 큰 체구인 캐서린은 몸집이 작은 슈의 진짜 엄마와 비교하자면 제멋대로인 사람이다. 하지만 캐서린에게 나쁜 점이 있어서 싫은 것은 아니다. 아빠가 재혼을 해 버리면 슈가 있을 곳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싫을 뿐이다.
고무마루와 갓파에게 상처를 주고 그대로 내버려 둔 일로도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느낌이다. 봉황 연못에 가는 김에 들른 척을 하며 갓파에게 사과를 하고, 고무마루의 뒤를 쫓아가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야 하는데.”
-263쪽
『강은 언제나 옳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호기심과 무모할 정도의 용기, 문제 해결 능력들을 소유한 비범한 모습도 보여 준다.
주인공 슈는 사진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온 세계를 여행한 덕에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또래들보다 성격이 유들유들하고 생각도 자유롭다. 하지만 어릴 때 부모님의 이혼을 겪으며 가슴 깊은 곳에 상처를 간직한 마음 여린 소년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이제는 자기가 있을 곳이 필요하다는 철든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사쿠라 강을 배경으로 하는 모험에 뛰어든다.
고무마루는 엉뚱하고 무모한 성격의 소유자. 지렁이에게 감정이 있는지를 실험하려고 지렁이가 보는 앞에서 지렁이 여러 마리를 토막 냈다. 그러나 지렁이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겁쟁이이기도 하다. 정서장애를 앓고 있는 여동생 모에를 극진히 돌보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년이다.
갓파는 깡마르고 비실비실하지만 연못 식물들을 줄줄이 꿰고 있는 똑똑한 친구다. 그러나 말이 많지 않고 늘 신중한 성격. 한 팔을 잘 쓰지 못하는 장애를 앓고 있어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지만 사쿠라 강을 탐색하면서 자신 안에 숨은 재능과 가능성을 발견한다.
데지마는 슈 일행과 같은 반의 우등생. 운동신경이 남다르고 승부욕이 강하다. 오랫동안 외국으로 여행을 다니며 많은 것들을 경험해 온 슈에게 강한 질투를 느낀다.
운동장에 갑자기 나타나 나팔을 불어 대는 이상한 사람인 나팔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소년들에게 ‘강을 사랑하고 강에 나와서 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팔할아버지의 메시지는 이 소설의 핵심이다.
이런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저자의 필력과 맞물려 흡인력 있게 전개된다. 소년들이 버려진 강에 나타난 기괴한 생명체의 정체를 찾아나서는 장면들은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유치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퍼즐을 맞추듯 근거를 그러모아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그 정체가 밝혀진 후로는 그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아이들의 고군분투와 어른들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책들은 대부분 무겁지만 『강은 언제나 옳다』는 가벼운 터치로 접근하면서도 주제 의식을 놓치지 않는다. 또한 성장의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소년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드러내 현실감 있는 성장소설 혹은 성장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을 준다. 강을 둘러싼 모험과 더불어 부모의 이혼과 재혼, 경쟁적인 입시사회, 친구관계, 부모와 엇갈리는 소년들의 꿈들은 사춘기 십대들이 맞닥뜨려야 할 작은 세상을 보여 준다. 이런 세상에서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부딪혀 한 뼘 더 성장해나가는 소년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적 주제의식을 담아내는 테마 세계 문학 《비바비보》 시리즈
비바비보는 뜨인돌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로, ‘깨어 있는 삶’이라는 뜻의 에스페란토 어다. 탄탄한 이야기에 사회적 주제의식을 담아냄으로써, 청소년들이 ‘더불어 사는 삶’에 촉수를 대고 늘 깨어 살아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기획되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16권『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 뼛속까지 도시 소년인 주인공이 시골에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알아 가는 이야기.
15권『메모리 보이』: 열여섯 살 소년이 전해 주는 불안한 지구 위에서 살아남는 법.
14권『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종족인 중학생의 속내를 시원하게 보여 주는 소설로 십대들에게 공감과 성장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13권 『열아홉의 프리킥』: 세계 최고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레아가 아빠의 암 선고 소식을 접하고 겪는 갈등과 성장기를 다룬다. 책따세 권장도서로 선정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2권『프랜신의 학교 습격 사건』: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 용기 없고 겁 많은 소녀 프랜신의 당당하고 솔직한 자아 찾기 프로젝트.
11권 『그래도 언제나 캡틴』: 양아버지의 비열한 모습을 통해 현실의 이면을 알게 되는 한 소년의 이야기. 열다섯 소년의 가슴 시린 성장통은 발 딛고 살아가는 ‘진짜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한다.
10권 『우리 옆집에 요정이 산다』: 또래와 하나가 되고 싶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풍자하면서 편견 없이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
9권 『바람에게 부탁했어』: 제2차 세계대전 중 홀려 남겨진 아홉 살 소녀의 생존 분투기를 그린 소설. 인간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바라보는 아이의 순수한 시선이 당시의 참상을 오롯이 보여 준다.
8권 『굿바이, 찰리』: 다른 세계와 충돌하면서 자라나는 십대들의 이야기. 용기 없는 한 친구가 대단히 포용력 있고 용감한 친구를 만나면서 그리는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가 가슴 벅차다.
7권 『기관차 선생님』: 말을 못하는 선생님이 전하는, 또렷하고 울림 있는 가르침. 말을 하지 못하는 섬마을 교사를 통해 부드러움의 힘과 말보다 중요한 것은 말을 증명해 내는 것임을 전해 준다.
6권 『트레버』: 12살 소년의 세상을 바꾼 제안. 주인공 트레버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세 사람 도와주기를 실천해 보기로 한다. 이 책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출범한 PIFF(Pay it Forward Foundation)은 지금도 실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5권 『사막으로 사라진 아이들』: 어린이 노동착취를 고발하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 아동학대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아이들의 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4권 『태양이 없는 땅』: 위기에 처한 생태계를 새로운 접근으로 담아낸 SF 소설. 온난화로 인해 육지마저 잃은 세상을 그려내면서 극한 상황 속에서 엇갈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다.
3권 『황허에 떨어진 꽃잎』: 독일로 입양된 중국 소녀의 정체성과 용서의 문제를 다룬다. 그 과정을 통해 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이해와 용서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2권 『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 해』: 어른이 멸종되고 아이들만 남게 된다면 어떻게 될 까.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도 있게 그린다.
1권 『티모시의 유산』: 백인 소년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벗고 흑인 노예 티모시와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인종차별과 편견이 난무하고,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 진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책 속으로
저녁밥을 먹은 후, 돋보기로 자세히 관찰했다. 깃대의 뿌리 부분은 말랑말랑한 솜털이지만 끝으로 갈수록 직선으로 곧게 뻗으며 평범한 털이 늘어난다. 아주 신기한 형태다. 그리고 그 커다란 발자국, 백로 중에서 제일 큰 왜가리의 발자국도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
불가사의한 깃털을 제처 놓고 생각한다면 백조나 학일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신수이 공원에 그런 ‘엄청난 새’가 나타났다면 벌써 유명해졌을 거다. 슈나 갓파 말고도 목격자가 더 많아야 하고. 따라서 아주 경계심이 많은 미지의 동물일 가능성은 남는다. -37쪽
“강 소년아, 돌아온 거로구나?” 하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나팔 할아버지가 서 있었다. 강 소년이 말 그대로 강에서 노는 아이들임을 데지마는 금방 알아챘다.
“여기에서 뭘 보고 있었지?” 나팔 할아버지의 지룸ㄴ에 데지마는 자기 생각을 그대로 설명했다. 나팔 할아버지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좋지. 강을 보는 건 아주 좋아. 하지만 멀리 나간 자는 종종 자신의 발밑을 잊어버린다. 지금은 흘러내려갈 때가 아니야. 어릴 때 흘러가 버리면 오히려 불행해진다. 나처럼. 그러니까 너는 먼저 발밑을 보거라.”
-190쪽
갓파는 운동화를 벗고 양발을 연못 안에 담그고 있었다. 발 주변에 자그맣게 새파란 불빛이 이는 것처럼 보여서 슈는 몇 번이나 눈을 깜박였다. 물론 슈가 잘 알고 있는 갓파지만 왠지 달라 보였다. 연못물이 쑤욱 위로 솟구쳐 사람의 모습을 한 것처럼 신비롭도록 투명했다. 방해하면 안 될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다. 빗소리에 섞여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자 갓파가 수면에 말을 걸고 있었다.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물 표면에 닿아 쓰윽 하고 통과해 들어가는 것 같아서 슈의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방해하면 안 될 정도로 아름답다, 이 말은 바꿔 보면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소리다.
-2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