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 제이크맨 (VIVAVIVO 18 | 원제 Jak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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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데보라 엘리스(Deborah Ellis)
• 옮긴이 : 이승숙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0,000원
• 책꼴/쪽수 :
152x210, 200쪽
• 펴낸날 : 2013-02-15
• ISBN : 9788958074168
• 십진분류 : 문학 > 영미문학 (840)
• 도서상태 : 절판
저자소개
지은이 : 데보라 엘리스(Deborah Ellis)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는 캐나다 작가로 인권 활동가이자 평화 운동가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난과 전쟁 그리고 질병으로 사회에서 소외를 당하는 어린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왔다. 그녀가 쓴 많은 어린이 책들은 캐나다 총독상, 제인 애덤스 아동문학상, 미국도서관협회 주목할 만한 도서 등에 선정되었다. 작품으로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시리즈, 『행복한 바보들』, 『하늘나라 가게』 등이 있다.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 주 심코에 살고 있다. * 제인 애덤스 :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사회운동가
옮긴이 : 이승숙
좋은 어린이 책과 청소년 책을 찾아 소개하는 기획자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사막으로 사라진 아이들』,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을 묻던 날』, 『후트』,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등이 있다.
책정보 및 내용요약
5월의 둘째 주말 밤, 뉴욕의 어느 거리에 아이들이 모여 있다. 어머니날을 맞이해 교도소로 엄마와 친척을 면회 가려고 온 아이들로, 대부분이 흑인과 라틴아메리카계이다. 제이크는 장래 희망이 만화가이다. 힘겨울 때나 시간이 날 때면 제이크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그 누구보다도 강인한 가시철사 보이 제이크맨을 그린다. 제이크의 마음속에는 바로 이 제이크맨이 늘 함께한다. 힘들거나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제이크맨의 피부 속에서 가시철사가 튀어나와 제이크에게 상처를 준 이를 아프게 한다. 제이크는 엄마가 교도소에 갇힌 뒤부터 3년 동안 석방을 탄원하는 편지를 주지사에게 보냈다. 하지만 주지사는 제이크가 보낸 편지에 미친 아이이므로 차단시키라고 쓴다.
제이크의 누나인 쇼쇼나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다. 학교 성적도 좋으며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에게 줄 물건들을 마련한다. 남매의 엄마는 남자친구의 죄를 뒤집어쓰고 수감됐다. 교도관들의 실수로 엄마가 돌아가신 할런, 일 년 만에 엄마를 만나러 가는 데이턴 남매, 가수를 꿈꾸며 엄마들을 위해 교도소에서 공연할 노래와 춤을 연습해 온 세 여자아이 등이 함께 길을 나선다.
하지만 아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다. 막무가내 운전사와 범죄자 취급 하는 교도관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단정 짓는 사회복지사 등 분통 터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 아이들은 부당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주지사를 만나러 가자고 합심하는데….
제이크의 누나인 쇼쇼나는 오페라 가수가 꿈이다. 학교 성적도 좋으며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에게 줄 물건들을 마련한다. 남매의 엄마는 남자친구의 죄를 뒤집어쓰고 수감됐다. 교도관들의 실수로 엄마가 돌아가신 할런, 일 년 만에 엄마를 만나러 가는 데이턴 남매, 가수를 꿈꾸며 엄마들을 위해 교도소에서 공연할 노래와 춤을 연습해 온 세 여자아이 등이 함께 길을 나선다.
하지만 아이들의 여정은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다. 막무가내 운전사와 범죄자 취급 하는 교도관들,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단정 짓는 사회복지사 등 분통 터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 아이들은 부당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주지사를 만나러 가자고 합심하는데….
편집자 추천글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제이크맨!”
화려하고 풍요로운 대도시 뉴욕. 5월 어느 날 밤.
아이들이 거리에 몰려 있다. 어머니날을 맞이해 교도소에 있는 엄마와 친척을 면회 가려고 온 아이들로, 대부분이 흑인과 라틴아메리카계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사흘길 여정을 통해 재소자 자녀들의 불편한 진실과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난과 전쟁과 질병으로 소외당하는 어린이들을 만나고 그들을 대변해 온 작가는 이번엔 재소자 자녀들을 독자들의 눈앞으로 불러낸다. 외면하고 싶은 그들의 실체를 보게 하고, 우리의 마음속에 작은 파장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단연코 재미에 있다. 작가의 의도를 전면에 내세우는 대신 ‘불우한 현실 → 위기 봉착 → 문제 해결’이라는 영웅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소설의 미덕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영웅소설은 통쾌하다
제이크는 오늘 엄마를 만나러 간다. 정확히 말하면 면회를 간다.
지금 엄마는 마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투옥 중이다.
남자친구의 죄를 뒤집어쓴 것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검사, 심지어 담당 변호사까지 진실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
위탁 가정에서 살고 있는 제이크와 누나 쇼쇼나는 다른 재소자 자녀들과 함께 엄마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순탄치가 않다. 그냥 엄마를 만나러 가는 것뿐인데, 자신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운전사, 곁에 오는 것조차 몸서리치는 거리 사람들, 예비 범죄자라고 대놓고 말하는 교도관들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삼 확인한다.
억울하고 속이 터질 때마다 열한 살 소년 제이크가 할 수 있는 일은 상상 속 슈퍼 영웅 제이크맨을 호출하는 것뿐이다. 제이크는 ‘내가 만약 제이크맨이라면?’ 하고 생각하며 상상 속에서 용기를 내어 불의를, 부조리를, 나쁜 사람들을 한방에 제압한다.
홍길동이든 슈퍼맨이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영웅물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통쾌함 때문이다.
잘못을 하고도 권력과 힘을 앞세워 유전무죄를 입증하며 살아가는 악당들이 무너지고, 세상에 정의가 서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엄마를 풀어 달라는 탄원 편지를 3년 동안이나 받고도 모른 척한 주지사, 그러면서도 착한 이미지를 내세우던 그의 진짜 얼굴이 세상에 폭로된다. 이 일은 제이크맨을 마음에 품어 온 제이크가 진짜 영웅 역할을 해내면서 가능해진다.
주인공들이 처한 현실에 함께 분통 터져 하다가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결미에서는 속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 영웅 소설이 주는 이러한 재미를 『나의 영웅 제이크맨』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문학은 사회를 싣고
다른 사람에게 무시당하고 부정적인 낙인이 찍히면 결국 나쁘게 되는 현상을 ‘낙인효과’라고 한다. 사람들이 누군가를 규범에서 일탈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범죄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세상에 찍힌’ 아이들이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대놓고 홀대하지만 당당하게 맞서지 못한다. 목소리 내는 법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남들이 말하는 대로, 손가락질하는 대로 그렇게 살게 될까 봐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을 떨쳐 내려는 듯 거칠게 행동한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전적으로 불우한 환경과 개인의 박약한 의지 때문일까, 혹시 우리의 책임은 없을까?’ ‘악당이 멸망하는 걸 환호하면서도 정작 다른 사람들을 쉽게 단죄하는 나는 과연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인권활동가이자 평화운동가인 데보라 엘리스는 문학을 통해 세상에 이러한 물음을 토해 낸다.
영웅이 나타나 세상을 바로잡아 주길 바랄 만큼 뒤죽박죽인 세상이지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이 영웅적 삶이며 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길임을 작가는 발랄하게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주제의식을 담아내는
세계문학 《비바비보》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책
비바비보는 ‘깨어 있는 삶’이라는 뜻의 에스페란토어이며, 뜨인돌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이기도 하다. 탄탄한 이야기에 사회적 주제의식을 담아냄으로써,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더불어 사는 삶’에 촉수를 대고 늘 깨어 살아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기획되었다. 2007년 첫 권을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의 영웅 제이크맨』은 비바비보의 열여덟 번째 책이다.
17권 『강은 언제나 옳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곳,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을 둘러싼 소년들의 모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16권 『모든 일의 발단은, 고양이』: 인간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담았다.
15권 『메모리 보이』: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재난소설. 불안한 지구 위에서 살아남는 특별한 방법을 말한다.
14권『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괴로운 종족인 중학생의 속내를 시원하게 보여 주는 소설로 십대들에게 공감과 성장의 스토리를 들려준다.
13권 『열아홉의 프리킥』: 세계 최고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레아가 아빠의 암 선고 소식을 접하고 겪는 갈등과 성장기를 다룬다. 책따세 권장도서로 선정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2권『프랜신의 학교 습격 사건』: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일까? 용기 없고 겁 많은 소녀 프랜신의 당당하고 솔직한 자아 찾기 프로젝트.
11권 『그래도 언제나 캡틴』: 양아버지의 비열한 모습을 통해 현실의 이면을 알게 되는 한 소년의 이야기. 열다섯 소년의 가슴 시린 성장통은 ‘진짜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한다.
10권 『우리 옆집에 요정이 산다』: 또래와 하나가 되고 싶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을 풍자하면서 편견 없이 친구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준다.
9권 『바람에게 부탁했어』: 제2차 세계대전 중 홀려 남겨진 아홉 살 소녀의 생존 분투기를 그린 소설. 인간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바라보는 아이의 순수한 시선이 당시의 참상을 오롯이 보여 준다.
8권 『굿바이, 찰리』: 다른 세계와 충돌하면서 자라나는 십대들의 이야기. 불의로 가득한 세상을 서로 다른 태도로 살아가는 두 소년의 삶을 조명한다.
7권 『기관차 선생님』: 말을 못 하는 섬마을 교사를 통해 부드러움의 힘과 말보다 중요한 것은 말을 증명해 내는 것임을 전해 준다.
6권 『트레버』: 12살 소년의 세상을 바꾼 제안. 주인공 트레버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세 사람 도와주기를 실천해 보기로 한다.
5권 『사막으로 사라진 아이들』: 어린이 노동착취를 고발하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 아동학대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아이들의 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4권 『태양이 없는 땅』: 위기에 처한 생태계를 새로운 접근으로 담아낸 소설. 온난화로 인해 육지마저 잃은 세상을 그려내면서 극한 상황 속에서 엇갈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다.
3권 『황허에 떨어진 꽃잎』: 독일로 입양된 중국 소녀를 통해 정체성과 용서의 문제를 다룬다.
2권 『내일은 도시를 하나 세울까 해』: 어른이 멸종되고 아이들만 남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의문의 바이러스로 아이들만 남은 세상에서의 생존과 권력 구조를 보여 준다.
1권 『티모시의 유산』: 백인 소년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벗고 흑인 노예 티모시와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내용 미리보기
16p
제이크가 빗속으로 목을 쑥 빼고 내다보는데, 드러그 스토어 매니저가 화를 내며 뛰어나와서는 두 팔에 불이라도 붙은 듯 마구 내저었다.
“우리 창문에서 떨어져! 경찰을 부를 테다!”
그래니트가 줄에서 빗속으로 걸어 나왔다.
“전 이 애들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예요.”
“당신 애들이 우리 직원을 괴롭히고 손님들을 방해하고 있잖소.”
제이크와 쇼쇼나와 다른 아이들이 모두 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줄 끝에 선 아 이는 문에서 적어도 3미터는 떨어져 있었다. 뭐든 막고 있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우린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요. 전에도 여기서 기다렸잖아요.”
그래니트가 말했다.
“그때마다 불평불만이 있었소.”
“누가요?”
매니저가 으르렁댔다.
“저 애들에게 당장 우리 가게에서 물러나라고 하시오. 녀석들이 손님들을 위협하고 있잖소. 당신네 버스는 인도까지 오지도 않아요. 연석 옆에서 기다려요.”
“비가 오잖아요.”
“그게 내 문제요? 당장 비켜요, 안 그러면 경찰을 부를 거요.”
177p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구나.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니? 다른 죄수가 엄말 죽였니?”
“엄마가 죽었다는 걸 안 믿는 거죠, 맞죠?”
할런이 코웃음을 쳤다.
“우리가 짐승이라고 믿고 싶겠죠. 하지만 엄마는 배가 아팠어요. 간수들에게 호소했지만 엄마가 꾀병을 부린다고 여겼어요. 엄마는 맹장염으로 돌아가셨어요. 난 엄마에게 작별 인사도 못했고, 장례식에도 못 갔어요. 제 사회복지사가 못 가게 했어요.”
주지사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은 실수를 하지…….”
주지사 어머니가 말머리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실수했어요! 우리에게요!”
할런의 마지막 말은 고함이었다.
48p
주지사님께
사람들이 면회를 기다리는 동안에 화장실에 가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주지사님께서 교도소 옆에 화장실을 지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려한 화장실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우리 학교 근처 건축 현장에는 이동 화장실 여섯 개가 있어요. 하나를 교도소로 옮겨 놓으셔도 일꾼들에게는 여전히 화장실 다섯 개가 남아요. 그렇게 하면 오줌을 참을 수 없는 작은 아이들이 교도소 벽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서 볼일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경비원들이 건물에 피해가 간다고 고함치지 않아도 되고, 면회를 취소하지 않아도 돼요.
주지사님은 이 일을 하실 수 있고 저희 어머니를 용서해 주실 수도 있어요.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
146p
주지사님께
저는 생일 때마다 선물을 받아요. 선물은 늘 꽁꽁 싸맨, 크기가 같은 상자 안에 들어 있어요. 그 안에는 주로 양말 두 짝, 사탕 한 봉지, 집 안에서 던지고 놀아도 절대로 사고를 일으키지 않을 공 하나가 들어 있어요. 처음에 저는 이 선물을 누가 주는지 몰랐어요. 위탁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위탁 부모님은 계속 바뀌었고 선물은 늘 똑같았어요. 그러고서 제가 열 살이 됐을 때, 상자에 붙은 스티커를 보았어요. 스티커에는 소년 10호라고 쓰여 있었어요. 그래서 그 선물이 저를 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것은 소년 10호에게 주는 선물이었어요.
선물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에요. 제 것이 아니라 해도 선물을 받는 일은 진짜 대단해요.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저를 아는 누군가가 주는 선물을 받게 되겠죠.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
196p
주지사님께
이 편지가 주지사님께 보내는 저의 마지막 편지가 될 거예요. (중략)
저는 쇼쇼나 누나가 버스를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잘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절대로 없고요. 아마도 이제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제 작별 인사를 하려고 해요. 저는 제이크맨이고 가시철사보다 훨씬 더 강해요. 어쩌면 언젠가 제가 주지사로 출마해서 주지사님을 밀어내게 될지도 몰라요.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
내용 미리보기
16p
제이크가 빗속으로 목을 쑥 빼고 내다보는데, 드러그 스토어 매니저가 화를 내며 뛰어나와서는 두 팔에 불이라도 붙은 듯 마구 내저었다.
“우리 창문에서 떨어져! 경찰을 부를 테다!”
그래니트가 줄에서 빗속으로 걸어 나왔다.
“전 이 애들을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예요.”
“당신 애들이 우리 직원을 괴롭히고 손님들을 방해하고 있잖소.”
제이크와 쇼쇼나와 다른 아이들이 모두 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줄 끝에 선 아 이는 문에서 적어도 3미터는 떨어져 있었다. 뭐든 막고 있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우린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요. 전에도 여기서 기다렸잖아요.”
그래니트가 말했다.
“그때마다 불평불만이 있었소.”
“누가요?”
매니저가 으르렁댔다.
“저 애들에게 당장 우리 가게에서 물러나라고 하시오. 녀석들이 손님들을 위협하고 있잖소. 당신네 버스는 인도까지 오지도 않아요. 연석 옆에서 기다려요.”
“비가 오잖아요.”
“그게 내 문제요? 당장 비켜요, 안 그러면 경찰을 부를 거요.”
177p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겠구나.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니? 다른 죄수가 엄말 죽였니?”
“엄마가 죽었다는 걸 안 믿는 거죠, 맞죠?”
할런이 코웃음을 쳤다.
“우리가 짐승이라고 믿고 싶겠죠. 하지만 엄마는 배가 아팠어요. 간수들에게 호소했지만 엄마가 꾀병을 부린다고 여겼어요. 엄마는 맹장염으로 돌아가셨어요. 난 엄마에게 작별 인사도 못했고, 장례식에도 못 갔어요. 제 사회복지사가 못 가게 했어요.”
주지사 어머니가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은 실수를 하지…….”
주지사 어머니가 말머리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실수했어요! 우리에게요!”
할런의 마지막 말은 고함이었다.
48p
주지사님께
사람들이 면회를 기다리는 동안에 화장실에 가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주지사님께서 교도소 옆에 화장실을 지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려한 화장실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우리 학교 근처 건축 현장에는 이동 화장실 여섯 개가 있어요. 하나를 교도소로 옮겨 놓으셔도 일꾼들에게는 여전히 화장실 다섯 개가 남아요. 그렇게 하면 오줌을 참을 수 없는 작은 아이들이 교도소 벽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서 볼일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경비원들이 건물에 피해가 간다고 고함치지 않아도 되고, 면회를 취소하지 않아도 돼요.
주지사님은 이 일을 하실 수 있고 저희 어머니를 용서해 주실 수도 있어요.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
146p
주지사님께
저는 생일 때마다 선물을 받아요. 선물은 늘 꽁꽁 싸맨, 크기가 같은 상자 안에 들어 있어요. 그 안에는 주로 양말 두 짝, 사탕 한 봉지, 집 안에서 던지고 놀아도 절대로 사고를 일으키지 않을 공 하나가 들어 있어요. 처음에 저는 이 선물을 누가 주는지 몰랐어요. 위탁 부모님께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위탁 부모님은 계속 바뀌었고 선물은 늘 똑같았어요. 그러고서 제가 열 살이 됐을 때, 상자에 붙은 스티커를 보았어요. 스티커에는 소년 10호라고 쓰여 있었어요. 그래서 그 선물이 저를 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것은 소년 10호에게 주는 선물이었어요.
선물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에요. 제 것이 아니라 해도 선물을 받는 일은 진짜 대단해요.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저를 아는 누군가가 주는 선물을 받게 되겠죠.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
196p
주지사님께
이 편지가 주지사님께 보내는 저의 마지막 편지가 될 거예요. (중략)
저는 쇼쇼나 누나가 버스를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잘 돌볼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절대로 없고요. 아마도 이제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제 작별 인사를 하려고 해요. 저는 제이크맨이고 가시철사보다 훨씬 더 강해요. 어쩌면 언젠가 제가 주지사로 출마해서 주지사님을 밀어내게 될지도 몰라요.
안녕히 계세요. 제이컵 타이론 드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