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투 더 문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우주과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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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마이클 콜린스(Michael Collins)
• 옮긴이 : 최상구
• 출판사 : 뜨인돌
• 가격 : 14,000원
• 책꼴/쪽수 :
135x210, 264쪽
• 펴낸날 : 2019-07-31
• ISBN : 9788958077220
• 십진분류 : 자연과학 > 천문학 (440)
• 도서상태 : 정상
• 추천기관 :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겨울방학 추천도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읽을 만한 책’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인디고서원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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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지은이 : 마이클 콜린스(Michael Collins)
맨 처음 달에 착륙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과 함께 “1970년대가 오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던 존 F. 케네디의 선언과 인류의 숙원을 이룬 숨은 공신이다. 동기생들 중에서 제일 먼저 비행 승무원에 임명, 제미니 7호의 예비 조종사에 이름을 올렸고, 제미니 10호의 조종사로 비행에 참가했다. 최초의 우주 유인선 아폴로 7호의 조종사로 발탁됐으나 건강의 이유로 하차했다가 다시 복귀한 후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로 임명되어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위업을 달성하였다. 마이클 콜린스는 이 책 『플라이 투 더 문』에서 공군 테스트 파일럿으로서의 젊은 시절, 나사에서의 훈련 과정, 인류 최초로 경험한 달 착륙 사건 등의 이야기를 풍부하고 생생하게 들려주면서, 광활한 우주의 부름에 도전하라고 독자들을 독려한다.
옮긴이 : 최상구
고려대학교에서 지구환경과학을 전공하고 교육학을 부전공했다. 현재는 언어의 벽을 넘어 소중한 가치와 정보를 전달하는 삶을 꿈꾸며 전문 번역가와 번역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004
개정판에 부쳐 _ 출항하라! 008
1969년 7월 20일 011
꿈을 향한 첫 관문, 파일럿 학교 023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037
우주인의 특별한 야외 수업 051
14명의 신참 우주인, 지금은 임무 수행 중 067
우주에서 돌발 상황이 일어난다면 085
황홀한 우주 유영을 꿈꾸며 099
우주에서의 첫날 밤 113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7호, 하늘로 날아오르다 143
달 착륙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다 159
달에 새긴 인류의 첫 발자국, 그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175
우주에 작은 마을이 생긴다면 213
알아두면 좋은 인물들 235
개정판에 부쳐 _ 출항하라! 008
1969년 7월 20일 011
꿈을 향한 첫 관문, 파일럿 학교 023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037
우주인의 특별한 야외 수업 051
14명의 신참 우주인, 지금은 임무 수행 중 067
우주에서 돌발 상황이 일어난다면 085
황홀한 우주 유영을 꿈꾸며 099
우주에서의 첫날 밤 113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7호, 하늘로 날아오르다 143
달 착륙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다 159
달에 새긴 인류의 첫 발자국, 그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175
우주에 작은 마을이 생긴다면 213
알아두면 좋은 인물들 235
편집자 추천글
“인류 달 착륙 50주년 특별판”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기록한,
달로 떠난 사람들의 생생한 분투기
1969년, 인류는 달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이 위대한 업적을 조명하면서 책과 뉴스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 달 착륙에 성공했을 때부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달에 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달로 간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1969년 7월 20일, 달 착륙선에 옮겨 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 그는 사령선에 남아 97㎞ 상공 달의 궤도를 돌고 있었다. 그는 홀로 사령선을 타고 달의 뒷면으로 돌아가 무선교신이 끊긴 상태에서 48분간 달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런 메모를 남겼다.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이 책은 달을 직접 밟지는 못했지만 사령선 조종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세 우주인 중에서 가장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써내려간 우주과학 에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우주인의 삶, 우주 비행, 그리고 이 위업을 함께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는 마이클 콜린스를 이렇게 묘사한다.
닐 암스트롱의 내향적인 성격은 꽤 유명했다. 그는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려 했고 201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버즈 올드린은 전혀 달랐는데, 그는 우주에서 경험한 일과 우주 비행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마이크는 두 사람 사이의 완벽한 균형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암스트롱보다 상냥하고 외향적이면서 올드린보다는 훨씬 침착하고 내향적이었다. 마이크는 달 표면을 걷지 않았고(그 뒤로 분명 기회가 있었지만 마이크는 다른 사람에게 그 기회를 양보했다), 우표에도 그의 사진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멋진 순간, 마이크가 수행한 역할은 닐 암스트롱이나 버즈 올드린 못지않게 중요했고 그가 사령선을 조종하지 않았다면 달 착륙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많은 달 착륙 관련 책들이 있지만 이 책만큼 우주 비행에 관해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묘사하는 책은 없다. 마이클 콜린스는 자신의 업적을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우주인의 삶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모든 교신이 끊어진 그 순간, 나는 온전히 혼자였고 자신이 태어난 행성을 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과 만족감이 차올라 기분이 좋아졌다. 창문으로 별이 보였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알고 있었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달 표면을 눈으로 분간해내긴 어려웠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우주선 창문을 통해 볼 때 별 없이 캄캄한 부분이 바로 달이 있는 곳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우주선을 타고 비행한다기보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밤바다에 홀로 떠 있는 느낌이었다. 하늘엔 별이, 아래엔 까만 어둠이 펼쳐진 그곳에.
이 책은 1976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되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류 달 착륙의 여정과 그 의미를 전달했고,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우주에서 최장기간 거주한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의 서문,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희귀 사진들을 추가했고 새로 발견된 우주과학적 지식을 적극 반영했다. 그리고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로서 밝히는 우주과학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제언까지 들을 수 있다.
우주인 선발부터 위업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세세하고 위트 있게 묘사하다
비행장 근처에 살면서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을 자주 보던 아홉 살 소년은 그 시절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조종사가 되어 푸른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었다는 것.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놀던 마이클 콜린스는 공군 파일럿이 되었다. 그리고 파일럿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빠르게 우주선을 조종하는 우주인에 대한 꿈을 품는다.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친 후 마침내 우주인으로 발탁된다.
우주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았다. 책상 앞에서 배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배워야 하는 것도 있었다. 지질학을 공부할 때는 연구실에서 암석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암석의 형성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했다. 귀환 도중 불시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처해야 했다. 정글에 들어가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사막에서는 작열하는 햇빛을 피하는 법을 배웠다. 징그럽게만 생각되던 이구아나의 맛을 알게 되고 낙하산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클 콜린스는 우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공부했던 6년간의 시간들, 그리고 최종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한다. 뿐만 아니라 덥고 답답한 우주복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 비행 멀미의 전염성, 제트기 탈출에 실패해 추락했던 사건, 하루에만 무려 850번의 버튼을 조작해야 했던 기억, 우주에서의 추락사건 등 우주인으로서의 훈련 과정과 아폴로 11호의 위업을 달성하기까지의 여정 속에 나타난 여러 이야기는 독자를 흥미진진한 우주의 세계로 인도한다.
우주과학의 생경함을 에세이 형식의 친근함으로 감싸 안다
발사체의 점화 과정, 행성과 행성 간의 거리 측정법,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 우주 개발의 역사…. 마이클 콜린스는 어렵고 딱딱한 우주과학적 지식들을 우주에서 맞는 첫날 밤, 우주에서 바라본 ‘초승지구’의 모습, 우주에서 경험한 90분간의 세계 일주 등 자신의 경험 속에 녹여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생경하기만 했던 우주가 그림을 보듯 선명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정재승 박사는 이 책을 가장 아름다운 우주과학 에세이라고 평했다. “이 책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체험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던 시간들과 우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발을 디디지는 못했지만 그 위대한 발자국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다른 두 우주인이 달 착륙이라는 과업을 이뤄낼 수 있도록 사령선 조종사라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 책에 그 모든 분투의 과정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 추천의 말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가 쓴 『20세기 소년』에는 우주 비행사 마이클 콜린스를 동정하는 대목이 나온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주위 궤도에 도착했으나, 우주선 안에서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참 안됐다’고 말이다. 달 표면을 그렇게 가까이 보면서도 그 땅을 밟지 못한 채 귀환해야 했던 콜린스는 과연 불행했을까?
이 책은 비록 역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지만 마이클 콜린스가 우주 비행을 통해 얼마나 경이로운 체험을 하고 돌아왔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에세이다. 나는 대학원에 다니던 무렵 영어 공부를 하려고 이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가 그의 낭만적인 문장 속에 빠져들어 하룻밤 만에 다 읽어버렸다.
단언컨대,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주 비행 에세이 중 하나다. 그의 글은 담백하고 명료하지만, 이 책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체험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던 시간들과 우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은 인류의 위대한 첫 발자국을 달에 새겼지만, 콜린스는 그 위대한 발자국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 정재승(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열두 발자국』 저자)
■ 책 미리보기
인류가 달에 첫 발자국을 남긴 때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8년이 지난 후였다. 내가 나사의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우주여행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배우는 데에는 6년이 걸렸다. 거기에다 최종 시험에 합격해야만 우주 비행을 할 수 있으니,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글에서 굶주림을 해결하는 법이나 벼룩을 퇴치하는 법 같은 매우 흥미로운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21쪽
우주인으로 선발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첫 번째 관문은 일주일에 걸친 신체검사였다. 나는 혹시나 그들이 나의 몸 어딘가에서 이상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테스트 자체도 달갑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그들은 1리터 정도의 혈액 비슷한 것을 가져와서는 그 차가운 액체를 귀에 집어넣어 어지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여러 가지테스트가 이어졌다.
심장 상태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는 원 모양의 장치에 들어가 내 걸음으로 그 장치를 돌려야 했다. 경사는 조금씩 가팔라졌다. 심장 박동 수가 분당 180회가 되었을 때에야 그들은 나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 테스트도 받았는데 그 후에는 심리학자와 상담도 했다. 좀 이상한 질문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당신은 게으름뱅이와 잘난 체하는 사람 중 어디에 속합니까?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고르십시오.” 나는 결코 ‘게으름뱅이’가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잘난 체한다고 대답했지만 역시나 마지못해 했던 대답이다. -33~34쪽
우주선 조종사들은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뜻하지 않은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준비를 한다. 시뮬레이터는 우주선 내부를 똑같이 모방한 것으로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다. 시뮬레이터의 조종석에 앉으면 실제 우주선을 조종하는 것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조종사가 다이얼을 조작하거나 우주선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 컴퓨터는 그에 따라 실제 우주선에서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예를 들어 산소 탱크가 새기 시작하면 산소압 계기의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어떤 부분에서 이상이 생겼는지 알 수 있는 단서를 우주인에게 제공한다. 시뮬레이터의 컴퓨터를 조작하는 교관은 우주인이 완벽하게 그 대응법을 익힐 때까지 한 가지 상황을 연출하고 곧바로 다른 문제 상황을 제시한다. -96쪽
우리가 비행하기 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자질구레한 사항은 수백 가지가 넘었다. 그중 하나가 우리 비행을 상징하는 엠블렘을 도안하고 우주선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었다. 나사는 우주선 이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머큐리 우주선 이후로 제미니 우주선부터는 단순하게 숫자를 이용해서(제미니 10호 등) 불렀지만 이번에는 아폴로 11호라고만 부를 수가 없었다. 사령선과 착륙선이 각각 비행을 하는 경우에 무선으로 아폴로 11호라고 하면 구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폴로 9호는 각각의 외형에 착안해 사령선을 검드롭호, 착륙선을 스파이더호라고 불렀다.
우리는 좀 더 품위 있으면서도 우리 비행의 중요성을 담은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엠블럼에도 우주선 자체를 나타내기보다는 우리의 달 착륙이 평화를 상징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미국의 상징은 독수리다. 어느 날 밤 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지면에 착륙하는 독수리 그림을 찾아냈다. 그림 아래쪽에 달 표면을 그리고 배경에는 지구를 조그맣게 그려 넣었다.
그런데 지구를 그릴 때 한 가지 실수를 했다. 태양이 위치하는 방향대로라면 지구의 모습은 A여야 하는데 내가 그린 지구의 모습은 B였다. 아무도 나의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고 공식 엠블럼에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170~171쪽
닐과 버즈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컬럼비아호의 조명을 켜고 보니 조종석이 상당히 아늑한 장소로 바뀌어 있었다. 그보다 더 큰 변화는 물론 우주선에 나 혼자 남겨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이며 내가 없다면 닐과 버즈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닐과 버즈의 귀환을 기다리며 달 궤도를 비행 중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자부심은 외로움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달이라는 산에 도전하는 두 명의 등반가는 컬럼비아라는 베이스캠프가 있기에 안심하고 등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지난 20여 년간의 단독 비행 경험이었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을 비행하는 순간만큼은 지금까지의 모든 비행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 모든 것과 차단된, 말 그대로 고독한 시간이다. -197쪽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기록한,
달로 떠난 사람들의 생생한 분투기
1969년, 인류는 달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도착했다. 그리고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이 위대한 업적을 조명하면서 책과 뉴스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처음 달 착륙에 성공했을 때부터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달에 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달로 간 한 사람이 더 있었다.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1969년 7월 20일, 달 착륙선에 옮겨 탄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인류의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 그는 사령선에 남아 97㎞ 상공 달의 궤도를 돌고 있었다. 그는 홀로 사령선을 타고 달의 뒷면으로 돌아가 무선교신이 끊긴 상태에서 48분간 달을 관찰했다. 그리고 이런 메모를 남겼다.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이 책은 달을 직접 밟지는 못했지만 사령선 조종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세 우주인 중에서 가장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마이클 콜린스가 직접 써내려간 우주과학 에세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우주인의 삶, 우주 비행, 그리고 이 위업을 함께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는 마이클 콜린스를 이렇게 묘사한다.
닐 암스트롱의 내향적인 성격은 꽤 유명했다. 그는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피하려 했고 201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버즈 올드린은 전혀 달랐는데, 그는 우주에서 경험한 일과 우주 비행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았다. 마이크는 두 사람 사이의 완벽한 균형점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암스트롱보다 상냥하고 외향적이면서 올드린보다는 훨씬 침착하고 내향적이었다. 마이크는 달 표면을 걷지 않았고(그 뒤로 분명 기회가 있었지만 마이크는 다른 사람에게 그 기회를 양보했다), 우표에도 그의 사진이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멋진 순간, 마이크가 수행한 역할은 닐 암스트롱이나 버즈 올드린 못지않게 중요했고 그가 사령선을 조종하지 않았다면 달 착륙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다.
수많은 달 착륙 관련 책들이 있지만 이 책만큼 우주 비행에 관해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묘사하는 책은 없다. 마이클 콜린스는 자신의 업적을 미화하거나 포장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 우주인의 삶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모든 교신이 끊어진 그 순간, 나는 온전히 혼자였고 자신이 태어난 행성을 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과 만족감이 차올라 기분이 좋아졌다. 창문으로 별이 보였다. 그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알고 있었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달 표면을 눈으로 분간해내긴 어려웠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우주선 창문을 통해 볼 때 별 없이 캄캄한 부분이 바로 달이 있는 곳이었다. 그 순간만큼은 우주선을 타고 비행한다기보다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밤바다에 홀로 떠 있는 느낌이었다. 하늘엔 별이, 아래엔 까만 어둠이 펼쳐진 그곳에.
이 책은 1976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되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인류 달 착륙의 여정과 그 의미를 전달했고,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우주에서 최장기간 거주한 우주 비행사 스콧 켈리의 서문,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희귀 사진들을 추가했고 새로 발견된 우주과학적 지식을 적극 반영했다. 그리고 아폴로 11호 사령선 조종사로서 밝히는 우주과학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제언까지 들을 수 있다.
우주인 선발부터 위업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세세하고 위트 있게 묘사하다
비행장 근처에 살면서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을 자주 보던 아홉 살 소년은 그 시절의 아이들이 대부분 그렇듯 조종사가 되어 푸른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었다는 것.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놀던 마이클 콜린스는 공군 파일럿이 되었다. 그리고 파일럿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빠르게 우주선을 조종하는 우주인에 대한 꿈을 품는다.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친 후 마침내 우주인으로 발탁된다.
우주를 비행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았다. 책상 앞에서 배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배워야 하는 것도 있었다. 지질학을 공부할 때는 연구실에서 암석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암석의 형성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했다. 귀환 도중 불시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처해야 했다. 정글에 들어가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사막에서는 작열하는 햇빛을 피하는 법을 배웠다. 징그럽게만 생각되던 이구아나의 맛을 알게 되고 낙하산으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
이처럼 마이클 콜린스는 우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하고 공부했던 6년간의 시간들, 그리고 최종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전한다. 뿐만 아니라 덥고 답답한 우주복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 비행 멀미의 전염성, 제트기 탈출에 실패해 추락했던 사건, 하루에만 무려 850번의 버튼을 조작해야 했던 기억, 우주에서의 추락사건 등 우주인으로서의 훈련 과정과 아폴로 11호의 위업을 달성하기까지의 여정 속에 나타난 여러 이야기는 독자를 흥미진진한 우주의 세계로 인도한다.
우주과학의 생경함을 에세이 형식의 친근함으로 감싸 안다
발사체의 점화 과정, 행성과 행성 간의 거리 측정법,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 우주 개발의 역사…. 마이클 콜린스는 어렵고 딱딱한 우주과학적 지식들을 우주에서 맞는 첫날 밤, 우주에서 바라본 ‘초승지구’의 모습, 우주에서 경험한 90분간의 세계 일주 등 자신의 경험 속에 녹여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생경하기만 했던 우주가 그림을 보듯 선명하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정재승 박사는 이 책을 가장 아름다운 우주과학 에세이라고 평했다. “이 책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체험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던 시간들과 우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콜린스는 달에 발을 디디지는 못했지만 그 위대한 발자국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다른 두 우주인이 달 착륙이라는 과업을 이뤄낼 수 있도록 사령선 조종사라는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이 책에 그 모든 분투의 과정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 추천의 말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가 쓴 『20세기 소년』에는 우주 비행사 마이클 콜린스를 동정하는 대목이 나온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주위 궤도에 도착했으나, 우주선 안에서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달에 착륙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참 안됐다’고 말이다. 달 표면을 그렇게 가까이 보면서도 그 땅을 밟지 못한 채 귀환해야 했던 콜린스는 과연 불행했을까?
이 책은 비록 역사는 그의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지만 마이클 콜린스가 우주 비행을 통해 얼마나 경이로운 체험을 하고 돌아왔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에세이다. 나는 대학원에 다니던 무렵 영어 공부를 하려고 이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가 그의 낭만적인 문장 속에 빠져들어 하룻밤 만에 다 읽어버렸다.
단언컨대,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주 비행 에세이 중 하나다. 그의 글은 담백하고 명료하지만, 이 책이 그토록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체험하기 위해 그가 노력했던 시간들과 우주에서 보고 느낀 모든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은 인류의 위대한 첫 발자국을 달에 새겼지만, 콜린스는 그 위대한 발자국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 정재승(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열두 발자국』 저자)
■ 책 미리보기
인류가 달에 첫 발자국을 남긴 때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유인 달 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8년이 지난 후였다. 내가 나사의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우주여행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배우는 데에는 6년이 걸렸다. 거기에다 최종 시험에 합격해야만 우주 비행을 할 수 있으니,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정글에서 굶주림을 해결하는 법이나 벼룩을 퇴치하는 법 같은 매우 흥미로운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다. -21쪽
우주인으로 선발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첫 번째 관문은 일주일에 걸친 신체검사였다. 나는 혹시나 그들이 나의 몸 어딘가에서 이상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테스트 자체도 달갑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그들은 1리터 정도의 혈액 비슷한 것을 가져와서는 그 차가운 액체를 귀에 집어넣어 어지럽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이유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여러 가지테스트가 이어졌다.
심장 상태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는 원 모양의 장치에 들어가 내 걸음으로 그 장치를 돌려야 했다. 경사는 조금씩 가팔라졌다. 심장 박동 수가 분당 180회가 되었을 때에야 그들은 나에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 테스트도 받았는데 그 후에는 심리학자와 상담도 했다. 좀 이상한 질문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당신은 게으름뱅이와 잘난 체하는 사람 중 어디에 속합니까?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고르십시오.” 나는 결코 ‘게으름뱅이’가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잘난 체한다고 대답했지만 역시나 마지못해 했던 대답이다. -33~34쪽
우주선 조종사들은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뜻하지 않은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준비를 한다. 시뮬레이터는 우주선 내부를 똑같이 모방한 것으로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다. 시뮬레이터의 조종석에 앉으면 실제 우주선을 조종하는 것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조종사가 다이얼을 조작하거나 우주선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 컴퓨터는 그에 따라 실제 우주선에서 일어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예를 들어 산소 탱크가 새기 시작하면 산소압 계기의 숫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어떤 부분에서 이상이 생겼는지 알 수 있는 단서를 우주인에게 제공한다. 시뮬레이터의 컴퓨터를 조작하는 교관은 우주인이 완벽하게 그 대응법을 익힐 때까지 한 가지 상황을 연출하고 곧바로 다른 문제 상황을 제시한다. -96쪽
우리가 비행하기 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자질구레한 사항은 수백 가지가 넘었다. 그중 하나가 우리 비행을 상징하는 엠블렘을 도안하고 우주선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이었다. 나사는 우주선 이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머큐리 우주선 이후로 제미니 우주선부터는 단순하게 숫자를 이용해서(제미니 10호 등) 불렀지만 이번에는 아폴로 11호라고만 부를 수가 없었다. 사령선과 착륙선이 각각 비행을 하는 경우에 무선으로 아폴로 11호라고 하면 구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폴로 9호는 각각의 외형에 착안해 사령선을 검드롭호, 착륙선을 스파이더호라고 불렀다.
우리는 좀 더 품위 있으면서도 우리 비행의 중요성을 담은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엠블럼에도 우주선 자체를 나타내기보다는 우리의 달 착륙이 평화를 상징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미국의 상징은 독수리다. 어느 날 밤 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지면에 착륙하는 독수리 그림을 찾아냈다. 그림 아래쪽에 달 표면을 그리고 배경에는 지구를 조그맣게 그려 넣었다.
그런데 지구를 그릴 때 한 가지 실수를 했다. 태양이 위치하는 방향대로라면 지구의 모습은 A여야 하는데 내가 그린 지구의 모습은 B였다. 아무도 나의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고 공식 엠블럼에도 그대로 사용되었다. -170~171쪽
닐과 버즈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컬럼비아호의 조명을 켜고 보니 조종석이 상당히 아늑한 장소로 바뀌어 있었다. 그보다 더 큰 변화는 물론 우주선에 나 혼자 남겨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 중이며 내가 없다면 닐과 버즈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닐과 버즈의 귀환을 기다리며 달 궤도를 비행 중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자부심은 외로움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달이라는 산에 도전하는 두 명의 등반가는 컬럼비아라는 베이스캠프가 있기에 안심하고 등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지난 20여 년간의 단독 비행 경험이었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을 비행하는 순간만큼은 지금까지의 모든 비행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 모든 것과 차단된, 말 그대로 고독한 시간이다. -197쪽